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병원매거진 787

과거를 일깨워 주는 아날로그 시대의 명반,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Brother In Arms(전우) 1985’

과거를 일깨워 주는 아날로그 시대의 명반,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Brother In Arms(전우) 1985’ 디지털 시대가 되어버린 요즘, 생활은 편리해 졌지만 왠지 모를 공허함이 가득하다. 문화적 다양성의 부재가 그 하나의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를 모두 경험한 필자의 입장에서 과거를 반추해 보면 1980년대가 대중문화의 황금기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적 활동과 함께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둔 ‘신스팝(Synthpop)’의 유행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이 팝과 록, 헤비메탈 등 각 분야 모두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시기였다. 공허함을 달래고자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당시의 앨범을 소개하고자 한다. 겉은 화려하지 않지만 들을수록 맛이 나는 음반..

스페인 카탈루냐의 진정한 보석, 지로나

활기 넘치는 바르셀로나, 휴양지로 유명한 마요르카섬, 중세 도시 톨레도, 프라도 미술관을 품은 마드리드, 강렬한 태양으로 인상적인 안달루시아의 유서 깊은 도시들……. 이 모든 곳을 품고 있는 스페인은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여행 대국 중 하나이다. 이 중에서도 최근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도시가 하나 있는데, 인구 10만 명의 작은 도시, 지로나(Girona)이다. 지로나는 2,0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탈루냐의 진정한 보석”으로 일컬어지며 바르셀로나에서 급행열차로 북동쪽 40여 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스페인어로는 ‘헤로나(Gerona)’로 불리지만, 자존심 강한 카탈루냐 사람들은 프랑스 방언에 더 가까운 카탈루냐어 ‘지로나’로 부르길 더 좋아한다. 우리에게 다소 생경한 도시이지만, 몇 년 전..

제주 4현과 5현 그리고 귤림서원

제주 4현과 5현 그리고 귤림서원 제주에서는 4현과 5현이 자주 회자된다. 5현이 짧은 기간 제주에 머문 반면 4현은 제주에 정착하여 후손을 남겼다. 청주한씨 입도조 한천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죄명(不事二君)으로 1392년 제주에 유배되어 가족과 함께 표선면 가시리에 정착했다. 이후 고려 예문관 대제학을 지낸 학자였던 한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동네가 형성되었다. 한천과 후손들이 묻힌 설오름 청주한씨 방묘(防墓)는 방형(네모)석곽묘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제주도기념물(제60-2호)로 지정되어 있다. 애월읍 과오름 곽남밭 지경(地境)*에는, 김해김씨 좌정승공파 입도조 김만희를 기리는 비문과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고려 조정에서 도첨의 좌정승을 지낸 김만희는 80이 넘은 나이인 1393년 제..

송단(松檀)의 황새, 관학(􀀁鶴) 그들이보고싶다.

황 새 Oriental Stork (Ciconia boyciana) 송단(松檀)의 황새, 관학(鸛鶴) 그들이 보고싶다. 황새는 세계적으로 3,000여 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아주 희귀한 물새다. 시베리아 동남부,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부에서 월동하며 일부는 일본, 대만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번식하던 텃새였고 일부는 철새로 찾아와 겨울을 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1960년을 전후해 황새는 거의 자취를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농약 사용으로 인한 농경지 생태 환경 변화는 먹이 감소와 서식지 축소로 이어졌으며,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과 무차별적인 밀렵 성행이 황새의 개체수를 급감하게 만들었다. 일례로 1971년 4월 충북 음성군에서 우리나..

한라산 케이블카, 소모적 논쟁 끝내자!

한라산 케이블카, 소모적 논쟁 끝내자! 찬반 논쟁에서 합리적인 합의로 강원도의 41년 숙원 사업이었던 설악산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3.3km) 설치 사업이 최근 조건부로 통과됐다. 설악산과 함께 오랜 기간 동안 케이블카 설치 추진을 준비해왔던 지리산도 재추진을 도모하고 있고, 북한산․소백산․속리산․무등산 등에서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케이블카 논란이 동시에 점화되고 있는데 제주도 또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목이 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2015년 기준으로 20개에 불과했으나 2022년 말에 이르러서는 두 배 가까이 급증한 41개로 보고되고 있다. 정부출연 외부 연구기관이나 환경부 산하 기관들은 꽤 오랜 기간 동안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부정적 의..

“기억이 중첩되고 남겨지고 보여야 도시는 재미있다”

“기억이 중첩되고 남겨지고 보여야 도시는 재미있다” [나는 제주건축가다] 도시건축연구소 문랩 문영하 [건축가 문영하]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출신인 그는 고향을 떠나 제주시에 정착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발을 디딘 곳은 제주시 건입동. 제주시에 온 이유는 이른바 ‘유학’이었다. 예전엔 제주 도내 읍면 지역에서 제주시내로 유학을 오는 일은 아주 흔했다. 그러다 시간은 흐르고, 이젠 일과리가 아닌 건입동이 그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가 일하는 사무실에는 자신의 아버지와 외삼촌의 혼이 담겼다. 아버지와 외삼촌이 지은 빌딩인데, 그는 허물어서 새로운 건물을 올리지 않고 리모델링을 하면서 빌딩의 기억을 온전히 남겼다. 건축이 지닌 순간의 기억과 사람의 삶이 이곳에 오면 느껴진다. 기억을 가지려는 의지는 정(情)과..

시대를 초월했던 위대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의 역작‘Blow by Blow(1975)’

시대를 초월했던 위대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Jeff Beck)’의 역작 ‘Blow by Blow(1975)’ 그리고 불후의 명곡 ‘Cause We’ve Ended as Lovers (우리는 연인으로 끝났지만…….)’ 제프 벡을 대표하는 음반을 꼽으라면, 필자는 항상 이 음반 ‘Bolw by Blow’를 선택한다. 1975년에 발표한 이 앨범은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퓨전 재즈기타 프레이즈(Phrase:멜로디 라인)를 스타일화 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고, 블루지(Bluesy)하면서도 펑키 함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수록곡 9곡 모두 인스트루멘톨(Instrumental:보컬이 일체 들어가지 않은 악기 연주)로서 기타 솔로의 돋보임 보다 협연을 통한 멜로디에 중점을 두었다. 전반적으로 간결하고 명료하..

한국 최고의 한옥 ‘강릉 선교장’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한국 최고의 한옥 ‘강릉 선교장’ 구절양장 대관령 옛길을 따라 동해의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강릉으로 달려가면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한국 최고의 한옥, 선교장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효령대군의 11대손 이내번이 1703년 충주에 살다가 외갓집인 강릉 경포대에 와서 터를 잡았고, 10대에 걸쳐 증·개축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예전엔 경포호수를 가로질러 “배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다녔다.”하여 집의 이름을 ‘선교장(船橋莊)’이라 명명하였다. 조선시대 한옥은 보통 99칸이지만, 선교장은 120칸의 대규모를 자랑한다. 그리고 양반 가옥으로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1967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2000년에 KBS에서 ‘20세기 한옥 TOP10’을 선정할 때 전통가옥 분야 ..

제주에서 붕어한 ‘임금 광해’를 불러내다

제주에서 붕어한 ‘임금 광해’를 불러내다 조선 15대 임금 광해군이 제주목 서성(西城) 안에서 돌아가신 날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다. 그 후 제주선인들은 이즈음 내리는 비를 광해우(光海雨)라 칭하고, “칠월이라 초하룻날, 대왕 임금 붕어하신 날, 가물당도 비 오람 서라~~” 노래하며 광해의 넋을 달랬다. 제주선인들도 호칭한 대왕 광해를 어째서 역사는 광해군이라 칭하는가? 묘호를 얻지 못하고 종묘에 들지 못해서? 인조반정으로 광해 편인 북인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서?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서? 광해군일기에 실린 폐위 죄목에는 형 임해군과 아우 영창대군을 죽이고 계모 인목대비를 가둔 폐모살제(廢母殺弟) 외에도 다음의 내용도 들어있다. “~ 선왕 선조는 40년 동안 지성으로 사대하여 평생 등을 서쪽(중국 쪽..

겨울의 진객 두선생 - 두루미

두루미 (Red-crowned Crane : Grus japonensis) 흔히 두루미를 ‘학(鶴)’이라 부른다. 백로나 왜가리, 황새가 비슷하게 보이지만 이들은 엄연한 다른 종으로 ‘황새목’에 속하며 두루미는 따로 ‘두루미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구상에는 총 15종의 두루미들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7종이 찾아온다.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가 가장 많이 찾아오고 시베리아 흰 두루미, 검은 목 두루미, 캐나다 두루미, 쇠재 두루미도 간혹 다른 두루미들 무리에 섞여 한두 마리가 드물게 찾아온다. 두루미는 15종 가운데 9종이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3,000여 마리만이 남아 있으며 그중 절반정도가 우리나라 철원평야 인근의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겨울을 지낸다. ‘천연기념물 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