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병원매거진 787

야생동물의 낙원, 보츠와나 초베 국립공원

야생동물의 낙원, 보츠와나 초베 국립공원   1969년부터 KBS에서 매일 저녁 방영하는 ‘동물의 왕국’은 성우의 구수한 입담과 더불어 신기한 동물의 세계를 아주 재미있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동물의 왕국’은 아프리카 여행을 한 번쯤 꿈꾸게 한다.   그래서 모든 여행자는 지프차를 타고 동물들의 서식지를 찾아다니는 사파리가 인생 최고의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몇 번씩 떠난 이유도 바로 이런 야생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보츠와나  아프리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광활한 초원을 누비는 사파리와 부시맨(Bushmen)의 전통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만날..

잊히는 세계7대 자연경관 제주, 활용책 찾아야

잊히는 세계7대 자연경관 제주, 활용책 찾아야    대한민국 제주도를 비롯해 “베트남 하롱베이·브라질 아마존·인도네시아 코모도 국립공원· 필리핀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남아프리카 테이블마운틴”, 이들 7곳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011년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사설단체 뉴세븐원더스(New 7 Wonders of the World)가 선정해 발표한 세계7대 자연경관이다.    선정 참여 초기  선정된 장소들은 사해, 그랜드캐니언, 펀디 만, 갈라파고스 제도, 앙헬 폭포, 엘 윤크,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킬리만자로, 몰디브, 마터호른 등의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선정됐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후보에도 없었다. 이러다 보니 선정 과정에서 많은 이견이 있었다. 특히 선정 방법에 대한..

불가사의한 가창오리 군무

가창오리 Baikal teal : Anas formosa 불가사의한 가창오리 군무   자연의 불가사의(不可思議)는 많기도 하지만 그 중 새들의 비행능력은 상상을 넘어선다. 특히 “얼마나 먼 거리를 날아갈까?”라는 궁금증은 오랜기간 숙제였는데 최근 어느 정도 해소 되었다. 장거리 비행 능력의 최고는 큰뒷부리도요인데 연속해서 11,500km를 비행한다.   특별한 새들  2007년 3월 뉴질랜드를 출발한 큰뒷부리도요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북한의 압록강 근처까지 10,205km를 비행하였고 압록강 인근에서 몇 주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알래스카까지 5,000km를 더 이동했다.   ‘E7'라는 표시를 다리에, 위성신호발신기를 등에 부착한 큰뒷부리도요는 2007년 9월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 왔는데, 추적 장치 ..

물고기가 다니는 길, 궤기 올레

김유정의 제주문화이야기물고기가 다니는 길, 궤기 올레   궤기는 고기의 제주어다. 육상 동물인 경우 돼지궤기, 쉐궤기(소고기), 궤기(말고기), 노리궤기(노루고기)라 칭하고, 바다 동물은 바릇(바다)궤기라 한다. 궤기줄은 낚시줄, 궤깃배는 어선이고 궤깃반은 잔치집이나 장례집의 돼지고기가 있는 쟁반의 음식을 말한다.    궤기올레  궤기올레는 말 그대로 물고기가 자주 다니는 올레를 말한다. 궤기올레는 도두봉 서북쪽 해안 ‘매부리 여’ 안쪽에 있는 여에 위치한다. 도두동 원로 잠녀들은 그곳이 ‘소(沼)’인데 수심 3~4미터 정도 바닥에 우묵하면서도 평평한 여가 있고, 용암이 육지로부터 바다 쪽으로 흐르면서 호로갱(壕路坑) 같이 우묵하게 패인 골이 길게 나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 사이는 수심이 깊어 물..

제주신당(神堂)의 원조, 송당·와흘 본향당

제주신당(神堂)의 원조, 송당·와흘 본향당     오래전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와흘 본향당에 서너 번 들린 적이 있다. 와흘 본향당에는 수령이 수백 년이나 되는 거대한 팽나무들이 신목으로 있어 신령스러움이 가득하다. 신당 주위 팽나무의 우람한 가지가 담장 밖까지 길게 뻗어있고 형형색색의 옷감과 소지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주위에 심어져 있는 동백나무는 삼승할망이라 불리는 산신(産神)할망의 상징목이기도 하다.   본향당  제주 신당의 원조는 송당 본향당이다. 이곳 당신인 금백주는 소로소천국과 결혼하여 아들 18명과 딸 28명을 낳았고, 그들이 낳은 자식들은 제주도 각처로 흩어져 당을 만들고 좌정하였다.  와흘 본향당은 송당 본향당의 열한 번째 아들인 백조도령이 이곳 서정승 딸과 혼인하여 처신(妻神)으..

바다 위에 둥둥, 민중의 탑이 거기 있네

[제주의 건축자산을 찾아서] 방사탑 바다 위에 둥둥, 민중의 탑이 거기 있네    조천읍 신흥리에는 가슴 아픈 전설이 흐른다. 이곳 어르신들은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신흥리의 이야기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들려준다. 현용준이 펴낸 제주도 전설>에도, 신흥리 誌에도 없는 옛 이야기다.   볼래낭 할망당  신흥마을이 생긴 뒤다. 이곳은 예전부터 왜구들이 들락날락했던 곳이다. 오죽하면 신흥리의 옛 이름이 왜포(倭浦)일까! 주민들은 풍족하지 못한 삶 때문에 바다에 나가 파래, 톳 등을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어느 날 한 왜인이 멜을 거리러(멸치를 뜨러) 왔다가 박 씨를 겁탈하려 하자 박 씨는 도망치다 볼래낭 밑에서 죽고 만다.  주민들은 박 씨를 위해 그 자리에 당을 만들어 모시고 있다. 그곳이 ‘볼래낭 할..

아주 경제적이며 매력적인 중산간 건축물

[제주의 건축자산을 찾아서] 테시폰아주 경제적이며 매력적인 중산간 건축물    테시폰은 제주 땅을 지켜온 고(故)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남긴 걸작이다. 1928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맥그린치 신부는 1953년 4월 골롬반선교회 활동을 위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1년 뒤인 1954년 4월에 낯선 제주 땅을 밟는다. 한림성당의 초대 신부로 발을 디디면서 제주와 뗄 수 없는 인연을 시작했다.    맥그린치의 혼 건축물 테시폰은 맥그린치의 혼 그 자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맥그린치의 혼을 담은 테시폰은 독특한 지붕을 지녔다. 지붕은 넘실거린다. 제주바다가 만드는 풍경도 그 지붕과 연결된다. 그러고 보니, 맥그린치 신부가 태어난 아일랜드와 제주의 풍경은 이질적이지 않다. 아일랜드의 대표적 풍광은 ..

독학 화가 고영만, 침(針)으로 생명을 그리다.

독학 화가 고영만, 침(針)으로 생명을 그리다.    한 화가의 삶은 고스란히 자신의 작품 안에 투영된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가 왜 그것을 그렸는지를 말이다. 고영만은 스승 없이 혼자 그림을 그린 독학 화가다. 미술 자료가 부족한 시절, 그는 신문스크랩. 잡지 화보를 열심히 모으며 그것을 보고 그리고 또 그렸다.     독학 화가 고영만 그는 4·3사건과 한국전쟁 시절 14살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동생을 돌보며 목공소, 이발소 그리고 공군부대에 징발된 박 의원 등에서 허드렛일로 끼니를 넘겼다. 서울이 수복된 후 공군이 섬을 떠난 후 어린 동생과 함께 전쟁고아 보호시설인 한국보육원에 입소하게 된다. 이때 고영만은 대학생 보모였던 구대일로부터 처음 수채화를 배워 해마다 제주시 관덕정에서 열리는 학..

세르반테스와 콜럼버스의 자취, 스페인 살라망카

세르반테스와 콜럼버스의 자취, 스페인 살라망카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서쪽으로 200km, 포르투갈 국경에서 동쪽으로 80km 떨어져 있는 살라망카는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대학도시’이자 ‘세계문화유산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처럼 주민의 약 50%가 대학생만큼 살라망카는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넘쳐나고, 마요르 광장, 콘차스 저택, 대성당, 살라망카 대학 등 고색창연 건축물이 고풍스러운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엇보다 도시의 이름은 잘 몰라도 흑돼지(이베리코) 뒷다리를 말린 ‘하몽’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 하몽의 고향이 바로 살라망카이다.    마요르 광장 역사·예술·문화·학문적 자부심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구시가지로 한 발짝 들어..

겨울철새 논병아리 텃새가 되다!

논병아리 Little Grebe : Tachybaptus ruficollis   겨울철새 논병아리 텃새가 되다!   봄, 싱그러운 바람에 꽃잎이 바닥에 뒹굴고 겨우내 앙상했던 가지에는 어느덧 새싹이 돋아 푸름을 자랑한다. 계절이 바뀌며 제주 철새도래지를 찾아 자맥질을 하며 먹이를 찾던 많은 겨울철새들과 오리 떼들이 이제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철새도래지며 해안가에서 하늘로 엉덩이를 쳐들고 먹이를 찾던 오리들이 자리를 비웠고 하늘위에서 비행하며 먹이를 노리던 초원수리, 항라머리검독수리, 알락개구리매도 자취를 감췄다. 따뜻한 바람을 타고 먹이와 번식할 곳을 찾아 북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논병아리 봄이 온지 한참인데 아직까지도 남아서 잔잔한 물가에 한순간 잠수해서 사라지는 녀석이 있다. ‘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