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지 2011/12 마지막 편지 그러니까 2008년 6월 어느 날부터 내 제주생활은 시작되었다. 나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서울에서 미리 잡아놓은 거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짐은 많지 않았다. 약 삼 개월 동안 머물 예정이었다. 워낙 선천적으로 공간에 민감한 성격인데다, 한 곳에 머무르면 쉬이 뜨지 않..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2.01.11
목소리들(2) 2011년 / 11월 목소리들(2) 기억은 없지만 '존재했었다는 것' 어렴풋이 드러내 가을이 깊어가는 동안 서점이 문을 닫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그러는 동안 L은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들러 아르바이트 직원을 도와 가게 정리를 도왔다. 서점의 책장은 하루가 다르게 텅 비어갔다. 반품..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2.02
목소리들(1) 2011년 / 10월 목소리들(1) L은 서점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L이 들어가자 얼마 전부터 일하기 시작한 파트타임 직원이 아는 체를 했다. 그는 프린트된 서류를 보고 반품시킬 책의 목록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L은 얼마 전 그녀를 처음 봤던 때를 떠올렸다. 서점 주인은 새로 일하게 된..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
강의노트 2 (2) 2011년 / 9월 강의노트 2 (2) 2. 학생 스스로 수업 만들기 생산자와 수용자의 경계는 벌써 무너졌습니다. 이제 초등학교에서도 학교생활의 많은 부분을 학생들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게 합니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수업을 지루해할 게 분명합니..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
강의노트 2 (1) 2011년 / 8월 강의노트 2 (1) 또다시 개강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워크숍이며 연수 등으로 휴가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어쩌겠습니까. 다시 새 학기를 준비하는 수밖에요. 몇몇 학생들은 페이스 북이나 문자 메시지로 연락을 해옵니다. 이제 개강인데 방학 내내 잘 지내느냐는 안부인..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
이별에 대처하는 그녀의 자세 2011년 / 7월 이별에 대처하는 그녀의 자세 “여기 누워봐.” 사내는 그녀에게 매트리스를 가리켰다. 그녀는 그가 시키는 대로 그 위에 가만히 누웠다. 그는 그녀의 가슴 중앙의 뼈마디 부분을 세게 눌렀다. 아파?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누르던 손가락을 거두고 웬 지압기 같..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
피메아나카스의 환영(2) 2011년 / 6월 피메아나카스의 환영(2) 그가 간신히 정신을 차린 것은 정오가 조금 지나서였다. 내가 그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가 남아 그와 함께 움직이기로 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나는 자주 캄보디아를 다녀가곤 했고, 따라서 이..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
피메아나카스의 환영 (1) 2011년 / 5월 피메아나카스의 환영 (1) 청첩장을 손에 들고 건물로 들어섰다. 식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다른 결혼식과 마찬가지의 풍경이 펼쳐졌다.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신랑 신부와 인사를 하고, 로비에 세워 놓은 웨딩사진을 보고, 혹은 식당에서 먼저 식사를 하는 사..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
벚꽃지다 2011년 / 4월 벚꽃지다 그러니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래도록. 그리고 그 날도…… 그 날, 며칠 밤을 새워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고, 관련 회사 사람들을 만나 거짓-이라고 말하기만은 어렵지만, 그러나, 분명 자연스러운 진심은 아니었던 웃음을 짓고, 또다시 밤을 새우고..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
피아노 연주와 글쓰기 수업 (2) 2011년 / 3월 피아노 연주와 글쓰기 수업(2) 나는 많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이 빨리 흐르길 원하고, 숙제 또한 대충 해치워버린다는 것을 알아채곤 한다. 마치 어렸을 때의 내가 피아노를 배우며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그보다 더할지도 모르겠다. 피아노를 배울 때에는 음표며 .. 연재종료코너/이준희사람세상 201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