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병원매거진/이태훈세계여행 193

파울 클레의 작품 속에 살아 숨쉬는 도시

튀니지 함마메트 고풍스런 디자인과 단순하면서 여백의 미 돋보이는 건축 줄지어 아랍식 재래시장인 수크 따라가다 보면 생활상 간접적으로 느껴 1914년 4월 3일, 스위스 베른 출신의 추상화가 파울 클레는 독일 표현주의 작가그룹인 청기사파를 이끈 대표적인 미술가 아우구스트 마케와 고향 친구인 루이 무아예와 함께 2주간 튀니지로 여행을 떠났다. 3명은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운하를 따라 해안 도시, 함마메트에 도착하였다. 클레는 야수파의 강렬한 색채만큼이나 이국적인 함마메트에 금세 매혹되었다. 북아프리카의 강령한 햇볕, 열정에 휩싸인 도시 분위기, 역동적이면서 순수한 마음을 지닌 함마메트 사람들. 물론 클레도 매혹되지만, 아우구스트 마케도 이 도시가 가진 화려한 색조와 동양적인 이국적 정취에 빠져들었다. 이..

코발트 빛 하늘과 오체투지로 하루를 열다

티베트 조캉사원 조용히 움츠린 영혼과 만나거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어 부처님 손바닥 연상시킬 만큼 여행자와 순례자들로 북적 티베트에서 사원을 헤매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자신이 불자나 승려가 되어 성지순례를 하는 기분이 든다. 현대식 빌딩이나 세련된 건물은 거의 없고, 어딜 가든 여행의 중심은 사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티베트에서 단순히 볼거리만 찾을 양이면, 금단의 땅에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만약 내면 깊은 곳에서 조용히 움츠리고 있는 자신의 영혼과 만나고 싶거나,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의 인생을 한 번쯤 되돌아보고 싶다면 티베트 여행은 우리에게 또 다른 세계를 안내해 줄 것이다. 윤회와 환생,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 끝없는 수행 등 형이상학적인 세계가 펼쳐지는 곳이 바로 티베트이다..

아름다운 재즈 선율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

미국 뉴올리언스 여행의 시작점이자 종착지인 프렌치 쿼터의 분위기 인상적 남북전쟁 후 재즈밴드가 버번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생겨나 미시시피강과 늪으로 둘러싸인 척박한 도시, 뉴올리언스는 인디언조차도 별 관심이 없었던 지역이었다. 이런 황무지 같은 늪지대를 항구 도시로 만든 사람은 유럽 대항해 시대 때 대서양을 건너온 프랑스인이었다. 1718년 프랑스는 북아메리카와의 교역을 위해 미시시피강하구에 식민 도시로 건설하였고, 도시의 이름은 오를레앙 공작(Duke of Orléans)의 이름을 따서 ‘뉴올리언스(New Orleans)’라고 명명하였다. 그 후 프랑스와 스페인이 100년 가까이 뉴올리언스를 번갈아 통치하였고, 1803년에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나폴레옹으로부터 이 도시를 사들였다. 우선 백인과 ..

출애굽기부터 등장하는 ‘성서의 땅’

요르단 암만 7개의 언덕을 중심으로 형성돼 지금은 인구 4백만의 도시 5천 년 역사 자랑하는 암만성은 고고학적으로 소중한 유산 요르단의 암만은 고대 ‘암몬 왕국’의 후예들이 이룬 땅이다. 기원전 10세기부터 성서에 등장하는 암몬족의 중심지였던 ‘리바트 암몬’이 바로 오늘날의 암만이다. 요르단의 수도로서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이지만, 구약성서에 이스라엘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역이 바로 암만이다. 모세의 출애굽기부터 등장하는 암만은 ‘암몬’, ‘모압’, ‘에돔 왕국’ 등과 함께 성서의 땅이기도 하다.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요단강 동쪽, 해발 800m에 자리한 고대 도시 암만은 1921년 트랜스-요르단 시절 요르단의 초대 왕인 압둘라 하심이 수도로 정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도시는 본래 7개의 언..

2천년 만에 다시 모습 드러낸 신화의 도시

이탈리아 폼페이 삼니트인이 건설한 기초 위에 고도로 발달한 로마문화 더해져 ‘불의 신’을 기리는 축제중 화산 폭발로 도시가 통째로 사라져 기원전 6세기 베수비오 화산의 남동쪽, 사르누스강 하구에 세워진 항구 도시, 폼페이는 비옥한 캄파니아 평야를 배경으로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로 번창하였다. 또한 전략적인 위치에 자리 잡아 중요한 해상무역을 통해 많은 부를 쌓았다. 처음 이 도시를 지배했던 그리스인들은 나폴리 바다와 사르노 계곡을 시원스럽게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에 신화의 도시를 건설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였고, 그 뒤를 이어 에트루리아인, 삼니트인 등 여러 민족이 아름다운 폼페이를 거쳐 갔다. 이들 가운데 폼페이의 진정한 주인이었던 삼니트인은 거칠고 호전적이며 잔인하여 그리스가..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들이 살아 숨쉬는 곳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먼저 가우디의 흔적을 만나기 위해서는 카사 비센스로 가야 한다. 1878년에 건축을 시작해 4년 만에 완성한 카사 비센스는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에 이어 2005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뒤늦게 선정된 일반 주택이다. 특히 1878년에는 가우디가 스물여섯 살이 된 해로 ‘페피타’라 불리는 호세파 모레우와 사랑에 빠졌고, 그의 평생 후원자가 되는 에우세비 구엘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카사 비센스는 가우디의 처녀작으로 타일 제조업자인 마누엘 비센스 몬타네르를 위해 지은 집이라 타일과 벽돌 미학의 정수를 보여 준다. 또한, 스페인 특유의 무데하르양식(13~16세기에 스페인에서 발달한 이슬람풍의 그리스도교 건축양식)이 돋보이고, 이슬람 사원의 첨탑처럼 망루와 옥상에 누각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 세계 서퍼들의 천국

인도네시아 발리 ‘제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와리(Wari)’에서 변형돼 ‘발리(Bali)’로 불려 네덜란드 식민지 시기 유럽에 널리 알려져 이국적인 ‘파라다이스’로 변화해 인도네시아 ‘발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수없이 많다. 집채만 한 파도, 3,142m의 아궁산, 커피, 힌두교, 풀빌라, 영화 ‘남태평양’, 서퍼들의 천국, 히피들의 파라다이스, 2만여 개의 힌두 사원, 소원을 바라는 제물 ‘짜낭 사리(Canang sari)’, 네덜란드의 식민지, 에메랄드빛의 바다 등등. 이 중에서도 어느 하나라도 마음에 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곳이 남태평양에 자리한 천혜의 섬, 발리이다. “여행의 시작은 한 장의 사진이다.”라는 말처럼, 발리와 관련된 그 어떤 사진을 본다 해도 일생에 한 번쯤 꼭 가보..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아름다운 고대 도시

알제리 콘스탄틴 역사적인 제국들의 패권다툼으로 주인 수차례 바뀌어 동서양의 다양한 문화 혼합돼 독특한 전통문화 만들어 2005년 키아누 리브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콘스탄틴’과 도시 이름이 같은 알제리의 콘스탄틴은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이다. 200m에 이르는 루멜 강 협곡에 의해 두 도시로 나눠진 콘스탄틴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래된 고대 도시 중의 하나이다. 기암절벽 위에 들어선 도시는 기원전 600년경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건설됐고, 도시의 이름은 ‘로열 시티’를 뜻하는 ‘세와(Sewa)’로 불렸다. 그 후 베르베르족이 건국한 누미디아 왕국의 시팍스 왕이 이곳을 점령한 뒤 ‘시르타(Cirta)’로 개명을 했고, 기원전 46년 카이사르가 시르타에 특별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로마 제국의 식..

잘츠캄머굿의 아름다운 보석 같은 마을

오스트리아 장크트 길겐 1만여년 전 바다였으나 알프스산맥 생성 때 암염과 함께 융기 모차르트의 외가로 그가 방문한 적 없지만 이야기는 넘쳐나 알프스와 모차르트의 선율이 일 년 내내 흐르는 잘츠부르크에서 자동차로 20여 분만 달려가면 천혜의 아름다움을 가진 잘츠캄머굿에 이른다. 이곳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행정구역이 아니라, 맑은 호수와 울창한 숲이 많은 오스트리아 중부 지역의 자연경관 지역을 말한다. 독일어로 잘츠(Salz)는 ‘소금’을 의미하고, 캄머굿(kammergut)은 ‘황제의 소금 창고’를 의미한다. 잘츠캄머굿의 대표적인 도시로는 장크트 볼프강, 그문덴, 장크트 길겐, 할슈타트 등이 있는데, 할슈타트의 ‘할(Hal)’도 켈트어로 소금을 의미한다. 그럼 왜 알프스산맥에서 소금이 나는 것일까에 대한 ..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모라비아 왕국의 수도

체코 올로모우츠 중부 유럽에 위치한 지정학적 이유로 이민족의 침략에 시달려 중세의 우아한 기품과 모차르트의 감미로운 음악 선율이 남아 체코 모라비아주의 주도인 브르노에서 북동쪽으로 약 60㎞를 달려가면 중세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올로모우츠에 이른다. 우리에게는 아주 생경한 올로모우츠는 체코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자, 중세 시대 때 지어진 건축물이 프라하 다음으로 많은 곳이다. 우선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등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이 천년의 세월을 딛고 늠름하게 오늘도 어제처럼 도시를 지키고 있다. 독일어로 ‘올뮈츠’라고도 불리는 이 도시는 9세기에 70년 가까이 지속되었던 모라비아 왕국의 중심지였다. 현재 체코 공화국은 남북으로 흐르는 블타바강을 경계로 서쪽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