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8
습진 그리고 스테로이드 연고
주임약사 유경석
피부염이라고도 부르는 습진은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고 그 종류도 무척 많습니다. 자극적인 물질에 닿아서 생기는 ‘접촉성피부염’, 물을 많이 접하는 직업 종사자나 주부에게 잘 생기는 ‘주부습진’, 알레르기 체질로 인해 생기는 ‘아토피’, 음식을 잘못 먹어 생긴 ‘두드러기’, 지방이 많이 분비되어 생기는 ‘지루성 피부염’ 등이 대표적인 질환들입니다.
특히 여름철은 이러한 피부질환이 더욱 심해지는 계절이어서, 치료를 위해 외용약(연고류)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외용약에는 연고, 크림, 로션, 겔 등 다용한 형태가 있는데 이에 따라 약의 흡수 및 유지시간, 사용부위가 달라집니다. 여기에서는 ‘연고’로 통칭하여 표현하겠습니다.
피부질환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바르는 약의 종류가 워낙 많고 판별이 어렵다 보니 가장 잘못 사용하기 쉬운 약 중의 하나가 연고류입니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집에 있는 아무 연고나 쓰게 되는 경우가 잦지만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증상이 더 심해질 수가 있습니다. 성분에 따라서 많은 종류가 있는데 기본적인 분류를 하자면 항생제,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 스테로이드제가 대표적입니다. 원인을 일으키는 종류에 따라서 약도 달라져야 합니다. 피부연고는 무턱대고 바르는 건 절대 안 된다는 것,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습진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주로 사용하며 가려움을 억제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와 염증을 제거하기 위한 소염제나 항생제가 배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테로이드제(부신피질호르몬제, Glucocorticoid)는 부신피질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약물로서 그 사용의 결과가 부신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사용 시 그 판단을 쉽게 하기 위하여 상대적인 강도를 분류하는 방법이 도입되었습니다. 모든 스테로이드 제품을 7단계의 강도 중 한곳에 포함시키며, 1단계는 가장 강력한 약제, 7단계는 가장 약한 제품의 등급을 매겼습니다.
이것은 치료효과가 무조건 강하거나 약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스테로이드의 항염증작용은 혈관을 수축함으로써 부종이나 가려움, 발적을 차단하므로 각각의 약에 대한 혈관수축능력을 기준으로 나눈 것입니다. 즉 강하다고 분류된 것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능력이 높은 것이고 약하다고 분류된 것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능력이 낮은 것을 뜻합니다.
만성적이거나 혹은 적절치 못한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은 국소적, 전신적인 부작용의 위험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서 가장 단시간에 피부염이 없어질 수 있는 가장 낮은 강도의 스테로이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강한 스테로이드제가 사용되어야만 한다면, 피부질환이 사라지기 시작하자마자 낮은 강도의 스테로이드로 낮추는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이 방법은 안전할 뿐만 아니라, 피부질환이 더 심해지는 위험을 방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병변 부위에만 적용되어야 하며, 하루 2번 이상은 바르지 않도록 합니다. 영유아에게 사용될 국소 스테로이드는 가급적 낮은 강도의 약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피부가 얇은 부위(얼굴, 액와, 서혜부)나 염증을 보이는 곳에도 약제의 침투가 증가하므로, 약한 국소 스테로이드를 사용합니다.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연용하는 경우 피부가 얇아지는 ‘피부위축증’, 피부의 혈관이 늘어나 계속해서 빨갛게 보이는 ‘모세혈관확장증’, 땀구멍의 지나친 확장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갑자기 투약을 중단하면 스테로이드에 의존해 있던 부신기능이 저하되어 인체에 필요한 만큼의 양을 만들지 못하게 되므로 염증반응이 급격히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리바운드 현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서서히 스테로이드 감량과정을 거치며 증상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대한소아과학회지, 대한피부과학회, 심평원정기간행물21호외 다수의 블로그
'연재종료코너 > 약알고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철 위험한 고혈압 환자, 약물 복용시 의사와 상담해야 (0) | 2012.12.28 |
---|---|
어린이 약물 복용 (0) | 2012.10.29 |
엄격한 임상시험 거쳐 효과성․안전성 검증후 시판 (0) | 2012.07.05 |
비타민D는 햇빛이 만드는 항암제(?) (0) | 2012.05.02 |
규칙적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두통 예방 (0) | 2012.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