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녹색어촌마을
# 바람의 마을
바람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 그 중에서도 바람이 가장 많은 곳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다. 마을 해변을 따라 늘어선 풍차는 ‘바람의 마을’ 행원리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행원리는 동쪽으로는 한동리, 서쪽으로 월정리, 그리고 남쪽으로는 덕천리에 접해 있으며 북쪽으로는 바다와 접해있는 해변 마을이다. 해발 고도 100m에 이르는 남서쪽에서 북동쪽 해안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행원리는 북쪽은 암석 해안으로 자연적인 포구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해산물이 풍부해서 일본과 활발한 교역이 이뤄졌던 이곳 행원리의 옛 지명은 어등, 어등포이다. ‘어등’이 무슨 의미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어등포(魚登浦)라는 포구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행원리(杏源里)라는 표기는 19세기 말부터 등장하는데 그 유래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다.
행원리는 약 600여 년 전 김해김씨가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읍지’에는 어등개 마을로, 일제강점기 제작된 지도에는 행원리(杏源里)로 표기되어 있다.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북제주군이 없어지면서 제주시에 편입되었다. 420여 세대 1060여 명이 살고 있는 이 작은 마을은 반농반어 마을로 주민들은 어업에 종사하거나 마늘과 당근, 콩 등 밭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동동.중동.중앙동.서동.상동.하동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 바다와 풍차가 어우러진 이국적 풍경
해산물로는 소라와 우뭇가사리가 주요 소득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농공단지와 육상양식단지가 들어서고 행원풍력단지가 건설되면서 인구 구성과 토지 이용, 그리고 소득원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행원풍력단지 내에 건립된 수많은 풍차는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해 관광 자원으로 톡톡히 활용되고 있다. 행원리를 다녀간 사람들 중 일부는 행원리를 대한민국의 가장 미래적인 마을이라고도 한다.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행원리 풍력발전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지난해 11월에는 차세대 전력망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홍보관이 문을 열어, 미래 에너지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행원리 각 가정도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들로 스마트 그리드 실증기술과 경쟁력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란 전기의 생산과 운반, 소비 과정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 상호 작용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지능형 전력망 시스템이다. 태양열을 모아 가정의 가전제품을 사용했다가 남는 전기에너지는 되팔 수도 있는 쌍방향의 ‘똑똑한 전력망’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녹색성장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행원리를 비롯한 구좌읍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 특히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이 행원리에 있다는 것은 마을 주민들의 커다란 자랑거리다.
# 개발따른 훼손 적어 옛모습 잘 보존
물론 사업 초반에는 생소한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에 참여했다가 괜한 해를 입는 것은 아닌지 반신반의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오히려 더 많은 사업이 행원리에서 추진되기를 바란다.
바다와 돌담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행원리는 이렇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친환경 녹색 어촌으로 지난 2월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지정하는 ‘2월의 어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행원리는 아직 개발에 의한 원형훼손이 적은 곳으로 옛 제주의 어촌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는 전국 최대 풍력발전단지와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신재생에너지 홍보관 등이 위치해 있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보기 드문 녹색 어촌마을로 평가받았다.
올해 2월의 어촌으로 선정된 행원리는 굴곡 있는 해안선과 현무암반이 잘 발달된 해안가를 중심으로 자리 잡은 마을로써 제주에서도 청정하기로 명성이 높고 특히 바위암초인 속칭 ‘오저여’ 일대에서는 감섬동, 벵에돔, 숭어, 농어, 참돔이 많이 잡혀 천혜의 낚시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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