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3월
서귀포시 영천동
불굴의 도전정신 故 오희준의 고향, 한라산 정기를 이어받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한라산은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에는 짙푸른 신록,
가을에는 오색 단풍,
겨울에는 새하얀 설경으로
사계절이 매력적이다.
그런 한라산과 가장 가까운 마을은
서귀포시 영천동이다.
#'오희준 버스승차대'…사람 이름 딴 정류장은 처음
산돼지도 많아서 ‘돗드르’라고 불리우던 토평마을과 군위오씨 집성촌 ‘상효마을’, 6․25 이후 제주난민 귀농정착 개척단이 입국하면서 형성된 ‘법호촌’. 이 세 마을을 통칭해 영천동이라고 한다. 서귀포지역 사람들이 제주시를 갈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5.16도로를 이용할 때 꼭 거치는 곳이자 한라산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영천동이 한라산과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난 2007년 37세의 일기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세계적인 ‘산 사나이’ 오희준씨의 고향이 바로 토평마을이기 때문이다. 고(故) 오희준씨는 지난 1999년 히말라야 초오유봉(8201m)을 시작으로 브로드피크(8047m), 시샤팡마(8031m), 로체(8516m), K2(8611m), 안나푸르나(8091m), 에베레스트(8848m), 가셔브롬1봉(8068m), 가셔브롬2봉(8035m)에 이어 2006년 마나슬루봉(8156m)까지 해발 8000m급 세계 고봉 10좌를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등정한 한국 최고의 산악인이다. 지난 2008년 5월 토평4거리에 그를 기리기 위한 추모탑이 건립된데 이어 이 근처 버스정류장은 오희준 이름을 딴 ‘오희준 버스승차대’도 생겼다. 사람 이름을 딴 버스정류장은 이곳 영천동이 처음이다.
#100세 이상 장수 노인 3명…즐겁게 사는 것이 건강 비결
지난해 말 기준 2039세대, 5023명이 거주하고 있는 이곳에는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3명일 정도로 건강마을을 상징하고 있다. 토평노인회관에서 만난 오정일 노인회장(80)은 “토평마을노인회 등록 인원만 600여 명 정도 되는데 영천동 관내로 따지면 1,000명이 넘을 것으로 본다.”면서 “즐겁게 사는 것이 건강이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건강비결을 귀띔했다. 토평노인회관을 찾은 날도 노인 50여 명이 도란도란 모여 장기를 두기도 하고 담소를 나누기도 하면서 오락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웃음 그치는 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오 노인회장은 “특히 감귤 수확철이 끝난 요즘은 매일 50여 명의 노인들이 모여서 심심풀이 화투도 치고 노래도 부르며 지낸다.”고 말했다.
토평노인회인 경우는 최근 몇 년까지만 해도 마을 노인들의 수의 만드는 기술력을 활용해 수의를 만드는 공동작업장을 운영하면서 노인회의 자생력도 키웠던 곳이다. 하지만 값싼 수의가 등장하고 노인들이 작업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동작업장도 유야무야 사라진 상태다. 그렇지만 지금도 꾸준히 노인회관을 찾는 노인들이 많은 것은 그때 공동작업을 하던 것이 습관처럼 돼 노인회관에 모여 여가를 보내는 것이 이곳 노인들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 됐기 때문이다.
오 노인회장은 또 하나 건강비결이 있다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우리 마을은 한라산과 더불어 가까이에 돈내코를 두고 있어서 백중날이며 물맞기를 즐겼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마을 노인 중에는 등이 굽은 사람이 좀처럼 없는 것 같아요.”
오 회장의 말을 들으니 음력 7월 15일은 바닷가에서 솟는 샘물이나 산 속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속병과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는 말이 다시 실감나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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