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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종료코너/제주의건강마을

7가지의 즐거움이 있다!

제주한라병원 2012. 7. 6. 10:11

2011년 / 4월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7가지의 즐거움이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제주지역 대부분의 마을에는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다양한 역사 문화가 남아 있지만

이를 십분 활용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일주도로를 타고

제주시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한 시간 정도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는

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저지리와 산양리 사이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청수리는 전형적인 산간마을로 눈과 비가 많은 편이고 주로 밭농사가 행해지며 마을 위쪽에서는 감귤농사가 이뤄진다. 청수리는 1650년경 지금 청수리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남쪽에 제주 고씨와 진주 강씨, 동쪽에 임씨, 북쪽에 강씨와 고씨가 거주하는 등 물이 있는 곳을 근거로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당시 청수리는 ‘설물촌’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저지리에 속해 있었다. 그러다가 저지리에서 분리돼 ‘청효수’로 표기된 이후 1982년 청수리라는 이름이 지어졌으며, 1914년 마을이 1, 2구로 구분돼 1구는 청수리, 2구는 수륭동, 연화동, 월광동, 자륭동, 다리왔동으로 행정구역을 분리하다가 1956년 1구는 청수리로, 2구는 산양리로 분리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농촌의 일상, 농촌관광 소재로 탈바꿈
 
이곳 청수리는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중산간 일대의 풍광을 감상하면서 농촌마을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잣길걷기’, 말을 타고 제주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곶자왈에서 나무와 돌, 풀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곶자왈 승마체험’, 계절별 농작물의 생산과정과 노동을 체험하는 ‘계절별 자연농자체험’ 등 7가지 테마의 체험거리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농업이라는 1차 산업과 특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재화를 생산하고, 농촌 체험관광 등 각종 서비스를 창출하는 6차 산업을 실현해 내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청수 7체험 마을’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인근 지역마을인 낙천리와 산양리, 저지리와 함께 농림수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인 웃뜨르권역사업에 선정돼 내년까지 총 5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등 녹색체험관광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에는 웃뜨르권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전시, 홍보, 판매할 수 있는 종합체험관도 건축될 예정이어서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소득 향상도 기대되고 있다.


여기서, 청수리에 주목할 점 또 하나가 있다. 이곳 주민 대부분은 감귤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근래 들어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말 현재 인구는 480명 정도로 2005년 450명에 비해 30명 늘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530명에 이를 때도 있었다. 늘어난 인구수가 미미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사람 수가 줄어들고 있는 다른 지역 마을과 비교한다면 이는 분명 청수리의 자랑거리이다. 청수리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귀촌 인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새로운 농촌 마을로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길가 흔한 야생화도 ‘마을의 보물’

 

각종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삭막하던 겨울의 풍경을 ‘신천지’로 변화시키는 요즘 청수리 길가를 눈 여겨 볼 이유가 있다. 청수리는 마을 전체를 ‘야생화 가로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제주시가 지원하는 베스트특화마을에 선정됐다. 그래서 지난해 초에는 주요 도로 2.2㎞ 구간에 자주괭이밥 등 13종의 야생화가 식재됐다. 이제 청수리를 더욱 빛나게 할 야생화는 보는 재미를 넘어 청수리의 자생력을 키우는 또 하나의 소재가 될 전망이다. 청수리부녀회에서는 곶자왈에서 자라나는 야생 식용식물을 채취해 ‘장아찌’와 전통차를 만들고 야생화를 이용한 압화를 제작하는 수익사업을 이미 시작했다.청수리는 더 나아가 야생화 종자를 채취하고 묘목을 생산, 판매하는 야생화 재배단지, 수출전지기지 조성이라는 다부진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임안순 이장은 “마을에서 농촌관광을 체험하고 돌아간 한 관광객이 ‘그동안 제주 여행에서 채우지 못했던 2%를 이곳에서 채웠다’라는 수기를 남겼다”며 “청수리가 친환경 농업과 농촌 체험관광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농촌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