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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형 인간 이야기 V-스티브잡스에 대한 세상의 시선

제주한라병원 2012. 2. 1. 10:59

2010년/11월

창조형 인간(人間) 이야기 V
-  스티브 잡스에 대한 세상의 시선

 

창조형 인간이라는 주제의 다섯 번째 이야기는 최근 언론에서 스티브 잡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요 며칠사이에만 언론에 보도된 스티브 잡스와 관련된 개별 기사만 해도 세 개가 있었다. 젊은이들 사이에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놈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네’ 하는 말처럼 그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식을 줄을 모르는 듯하다.

 

첫째 기사는 그가 지난 1976년 나무상자로 케이스를 만들어 입힌 세계 최초의 8비트 PC(퍼스널컴퓨터)인 ‘애플-1’이 크리스티 런던을 통해 경매물건으로 판매될 예정이라는 기사였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차고에서 제작한 이 애플-1은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로 평가받는데, 2년간 약 200대만 팔려나간 모델로 그 희소적 가치를 인정받아 약 20만 달러 안팎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아무리 희소하다지만 키보드도 갖춰지지 않은(애플-2부터 키보드가 장착됨) 나무상자에 담긴 컴퓨터가 조그만 아파트 한 채 값이라고 하니 스티브 잡스 또는 애플에 대한 세상의 관심과 평가를 미뤄 짐작해볼만하다.

 

둘째 기사는 재일동포 기업인으로 잘 알려진 소프트뱅크의 CEO 손 마사요시(한국 이름 : 손정의)가 한 언급이다. 그는 최근 WSJ(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스티즈 잡스를 두고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이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라고 극찬했다. 그리고 역사는 천년 동안 그를 기억할 것이라고도 했다. 워낙 강렬한 비유를 했다고 느꼈는지 손 회장은 부연설명을 덧붙인다.

 

“제품에 대한 스티브 잡스의 열정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는 건축가나 예술가의 그것과 비슷하다... 잡스는 PC산업을 창조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모방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생활습관을 완전히 바꾸었으며, 이제 세 번째로 모바일 세상을 완전히 뒤흔들어 바꾸어 버린 뒤 아이패드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매출이나 수익이 아니다. 인간의 삶을 어떻게 더 이롭게 바꿀 것인지가 그의 최대 관심사다.”

 

세 번째 기사는 ‘스티브 잡스-아이마인드’(김범진 지음-이상미디어 펴냄)라는 책의 서평이었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 제품라인에 숨겨진 스티브 잡스의 마음 혹은 정신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잡스의 성취, 그 내면에 숨겨진 통찰력을 세 가지로 설명하는데 이를 한자(漢字)로 요약하면 단(單)-파(破)-직(直) 이라고 한다.

 

아이폰을 정면에서 보면 동그란 홈버튼 하나뿐이며 배터리 교체없는 일체형 디자인이다. 잡스는 처음에는 홈버튼 마저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개발자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하나만은 남겨두었다는 후문이다. 즉 잡스의 통찰력 중 첫 번째는 단순(單純)함이라는 얘기다.

 

또 기술자들이 소음 없는 컴퓨터는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그는 아예 전원방식 자체를 바꿔서 이를 가능하게 한다. 공짜 다운로드가 넘쳐나는 시대임에도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라며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그의 두 번째 통찰력은 바로 파격(破格). 

 

마지막으로 애플 라인업의 장점은 사용설명서 없이도 몇 번의 조작을 통해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알 수 있다는 점을 든다. 즉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최대 강점은 소비자 관점의 직관(直觀)에 가치를 두는 ‘곧바로’의 정신이라고 설명한다.

 

스티브는 일찍이 애플의 신제품들에 대해 “이것은 기술이나 과학의 영역을 넘어선, 예술품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애플 제품들의 성공 이유에 대해 “고객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 그것이 애플의 목표이기 때문이다”라고도 말한 바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의 많은 시선들은 이미 여러 차례 큰 위기를 뛰어넘으며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세계를 사로잡은 명품(?)들에 이어 다음에는 또 어떤 단(單)-파(破)-직(直)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궁금해 하고 있다.

 

무미건조한 기계덩어리로 비치기 쉬운 컴퓨터와 IT기술이라는 약간은 썰렁 한 대상들에 사람의 꿈과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은 창조형 인간, 스티브 잡스. ‘꿈이 있는 컴퓨터’와 ‘혁신의 애플’을 만들어온 스티브 잡스, 이제 그는 스스로가 바로 많은 이의 꿈이 되어가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