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돌아가야 한다. 흡연 이전으로!
흡연은 담배 피우는 행위를 말하며 금연은 피우던 담배와의 인연을 끝내는 것이다. 애연가들의 말에서 느껴지듯이 둘 사이의 간극은 엄청나다. 참 오묘한 것이 흡연으로 가는 길은 탄탄대로인데 반해 다시 금연의 길은 가시밭길이며 끝없는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아 보인다.
애연가들에게 담배를 시작한 이유를 물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한마디로 멋도 모르고 피웠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피우니까, 멋있어 보여서, 군대에서 다들 피우니까 ……. 이러 저러한 이유로 피우다보니 어느새 애연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다시 돌아가려하니 그 길이 너무 험하고 어려워 포기하거나 금연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흡연이 중독이고 습관임이 그 이유다.
과거의 흡연은 일상이고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17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그림에서 신사들이 대화를 나누며 긴 파이프를 물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나, 김홍도의 타작도에서 지주가 긴 곰방대를 물고 벼 타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처럼 지위가 높고 품위가 있는 사람일수록 담배는 필수품이었고 흡연을 통해 자신의 멋을 연출했다.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
이제는 흡연이 질병이라고 정의된다. 실내는 물론이고 공공장소를 비롯하여 다수가 이용하는 대부분의 공간은 법으로 담배를 못 피우게 한다. 담배 겉면에는 무시무시한 그림과 함께 흡연의 폐해를 알리고 있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을 지나가면서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며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쳐다보는 것도 다반사다. 애연가들의 하소연은 공허하게만 들리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죄악이 돼 버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람은 시대를 살아간다고 한다. 지금의 시대는 비흡연을 요청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시대에 적응함이 타당할 듯하다.
의학적으로 니코틴은 중독성이 높은 마약과 비슷하게 간주하고 있고, 폐암을 유발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 더불어 환경문제의 원인도 되는데, 환경운동연합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1,200만 개비 정도의 담배꽁초가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되며 전체 생산량의 7%정도가 아무 곳에나 버려진다고 한다. 제주지역도 예외가 아닌 것이 2021년에 수거한 제주 해안쓰레기의 34%가 담배꽁초라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이 밝힌바 있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이제 담배와 절연할 충분한 핑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흡연으로 가는 쉽고 편한 길이 다시 돌아가려 하면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엄청난 고난의 길임은 분명하다. 단순한 의지와 인내만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음이 이를 증명한다. 오죽하면 금연에 성공한 주변 사람을 보면서 “독한 놈!”이라고까지 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시대는 금연이 대세다.
금연에 성공한 친우의 얘기다. “입에서 더 이상 냄새도 나지 않고, 담배를 챙겨야 하는 압박감이 사라졌다. 돈이 안 들어가니 그 또한 좋았다. 암만 생각해도 담배는 백해무익이다. 사나이의 멋, 여자 친구 앞에서의 당당함, 고민의 대명사…… 그 어떤 수식어를 동원해도 흡연에 대한 설득력은 없다.” 해맑은 미소로 말하며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금연은 필수라는 친구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우리 한라병원 흡연실은 정문 버스정류장 바로 뒤에 있다. 정해진 흡연실에서만 흡연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분들로 인해 많은 민원이 발생한다. 흡연실을 옮기기엔 병원 내 마땅한 장소가 없다보니 흡연자 분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라병원 직원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 병원 식구들에게 만이라라도 힘들고 어렵지만 흡연 이전의 건강한 삶으로 돌아가기를 간곡히 권해본다.
<김세훈 안전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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