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병원매거진/한라문예

고흐와 거닐다

제주한라병원 2023. 5. 4. 10:35

고흐와 거닐다

             

                        강래화

우직한 별 하나가

내려왔다

소용돌이치는 밤

사다리를 타고

조용히

 

그는 그랬다

새벽이 오면

고요한

밀밭에 서서

찌르르 씨르르

풀벌레 사랑싸움

엿 듣다가

 

그러다

지치면

풋내 나는

바닥에 누워

붓칠을 하곤 했지

 

나는 지켜보는 방관자

 

한껏 찌푸려진 미간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그의 늘어진 그림자에 놀라

너덜해진 종이 안에

또 다시

덧칠을 한다

 

소용돌이치는

별이 빛나는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