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연재종료코너/안대찬세상만사

작은 소년은 밀봉된 편지내용을 거침없이 말해

제주한라병원 2021. 2. 18. 15:14

세트나가 밀봉된 편지를 읽을 마법사로 이제 겨우 열두 살밖에 되지 않은 자신의 아들을 소개하자 작은 소년 세오시리스가 파라오의 왕좌 앞으로 걸어 나왔다. 궁궐 안이 웅성거리는 소리로 소란해진 가운데 세오시리스는 거대한 에티오피아 마법사를 스윽 훑어보더니 파라오를 향해 또릿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파라오시여. 생명과 건강과 능력이 함께 하소서. 저 마법사가 들고 있는 편지에는 지금으로부터 5백년 전 이집트의 파라오가 당한 모욕이 적혀 있습니다. 그분은 지금 폐하께서 에티오피아를 지배하고 계시듯이 그 당시에 에티오피아를 다스렸습니다. 어느 날 에티오피아의 왕이 아주 머나먼 나일 강가의 별장에 있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택의 기둥 사이에는 흑단나무가 있었는데 너무 울창하게 자라 마치 울타리 같았지요. 왕은 우연히 그 나무 뒤에 있는 에티오피아 마법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한 마법사가 말했습니다. ‘군대로는 우리가 이집트를 이기지 못하겠지만 마술로는 우리가 이집트의 파라오와 이집트 사람들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네. 나의 마술로 말하면 이집트 땅을 사흘 동안 칠흑같이 어둡게 할 수 있으니 말일세.’ 그 이야기를 듣던 다른 마법사가 말했습니다. ‘맞네. 내가 마술을 쓰면 석 달 동안 계속 이집트 땅에 안개가 자욱하게 만들 수 있지.’ 마법사들은 한 사람씩 이집트 땅에 내려줄 재앙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마법사 무리의 우두머리인 듯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나는 마술로써 우리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이집트 파라오를 이곳에 데리고 와 5백대의 채찍질을 할 수 있다네. 그뿐만 아니라 5시간 안에 이집트 땅으로 되돌려 보낼 수도 있지.’

 

흑단 나무 뒤에서 이 대화를 듣던 에티오피아 왕은 곧 마법사들을 부른 후 그 우두머리에게 말했습니다. ‘트나시트의 아들아. 금방 너희가 하는 말을 잘 들었다. 네가 정녕 이집트 파라오를 네 맘대로 할 수 있다면 너에게 어떤 마법사도 받아보지 못한 큰 상을 내릴 것이다.’

 

마법사의 우두머리는 머리를 굽히고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우선 그는 밀랍으로 가마 한 대와 4명의 짐꾼을 만들고 마술을 걸어 산 사람으로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집트로 달려가 그날 밤 안으로 파라오를 에티오피아로 모셔오라고 명령하였지요.”

 

여기까지 얘기한 후 세오시리스는 에티오피아 마법사를 향해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이 당신의 손에 있는 밀봉된 편지의 내용이 맞지요? 사실대로 말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아몬 라가 당신을 파멸시킬테니까요.” 에티오피아 마법사는 처음과는 달리 공손하게 세오시리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실제로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나의 주인님.”

 

세오시리스는 계속해서 편지의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다.

헤로도투스(Herodotus) 에 따른 세계관 : 리비아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뿔 (Horn of Africa)보다 더
이상 남쪽으로 확장 할 수 없다고 상상했다. 사람이 거주 할 수있는 세계의 최남단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에티오피아 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륙의 극단적 인 남동쪽에는 마크로비안(Macrobians)이 있다고 생각
했다. <출처 : 위키백과>  ∇

 

“트나시트의 아들이 장담한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파라오는 테베에 있는 왕궁의 침대에서 들려져 에티오피아로 옮겨졌고 그곳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5백대의 매를 맞은 다음 5시간 걸려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파라오는 잠에서 깨어난 후 온몸에 통증을 느끼셨고, 등에 난 채찍 자국은 그것이 꿈이 아니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파라오는 어전 회의를 소집하고 이집트의 마법사를 불러 자신이 당한 치욕을 말해 주었답니다. ‘나는 에티오피아 왕과 마법사들에게 반드시 복수를 하고 말테다. 그리하여 이집트와 그 파라오가 이 야만인들의 악행과 모욕적인 말 에 다시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파라오의 마법사 수장 케르햅은 그 앞에 낮게 절하고 말했답니다. ‘오, 파라오시여. 생명과 건강과 능력이 함께 하소서. 누비아와 에티오피아에 살고 있는 세트의 자식들은 폐하께 다시는 그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밤 소인은 지혜와 마술의 신 토트에게 자문을 구하겠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틀림없이 복수를 할 것입니다.’

 

이집트의 마법사 케르햅은 따오기 머리를 한 토트 신으로부터 이집트의 명예와 파라오를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케르햅은 토트 신으로부터 배운 마술을 이용하여 에티오피아 왕을 가마에 태워 이집트로 데려와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매질을 한 후 돌려보냈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에티오피아 왕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