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다 더 화려한 쇼핑천국이자 녹색도시
싱가폴
◇ 야경이 아름다운 마리나 베이
말레이반도 남단에 자리 잡은 섬나라 싱가포르. 국토의 면적이 서울보다 조금 더 크지만, 경제와 문화 수준은 동남아시아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다양한 이민족들이 세운 싱가포르는 ‘녹색의 도시’라는 별칭답게 도시 어딜 가든 깨끗한 이미지가 여행자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
◇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오차드 로드.
말레이시아 조호르의 남쪽과 인도네시아 리아우의 북쪽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에 처음으로 뿌리를 내린 사람들은 원주민인 말레이족과 오랑라우트 족이다. 14세기경 인도네시아의 한 왕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낯선 동물을 보고 사자로 오인하면서 사자의 도시라는 뜻의 '싱가푸라(Singa Pura)'로 불리다가 19세기 초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싱가포르’로 불리게 되었다. 1819년 영국 동인도회사의 향신료 무역의 전초기지가 되면서 세계에 주목을 받았고, 동남아시아의 중계무역항으로 거듭 발전하였다. 그 후 싱가포르는 세계 2차 대전 때 일본에 잠시 점령되었다가 말레이시아에 합병된 후 1965년 8월 9일에 독립국으로서 UN 승인을 받았다. 비록 나라의 크기는 작지만, 주변 국가들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36세의 젊은 나이로 수상직에 오른 리콴유(李光耀)가 국가 재건에 온 힘을 쏟았다. 그는 해외투자와 정부 주도의 산업화 정책으로 전자공학과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시장경제를 이루었고, 지리적 여건상 중계무역과 금융거래를 발달시켜 아시아에서 홍콩과 함께 금융중심지 국가로 성공시켰다. 21세기 들어 싱가포르는 1인당 GDP 기준으로 세계에서 20위 안에 들 만큼 부유 국으로 위상을 드높였다. 현재 리콴유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이 2004년부터 총리를 맡아 싱가포르를 국제도시국가로 강하게 만들고 있다.
◇ 차이나타운의 중심인 스미스 스트리트에 위치한 차이나타운 푸드 거리.
녹색의 도시답게 도시는 쓰레기 하나 없을 만큼 깨끗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고층 빌딩이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와 ‘가난한 섬나라’라는 꼬리표는 더 싱가포르에 존재하지 않는다. 시내로 들어가면 눈이 부실만큼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눈앞을 가로막고, 푸르디푸른 녹색 정원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홍콩과 조금 흡사한 점도 있지만, 싱가포르는 중국인, 말레이인, 인도인, 영국인 등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여러 인종이 모여 산다는 것은 그 속에 수많은 종교와 언어가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곳에는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 등 작은 종교 시장을 방불케 한다.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오차드 로드를 걷다 보면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에서 사리를 두른 힌두교 여성까지 다양한 종교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종교가 다른 만큼 이곳의 공용어는 영어, 중국어, 타밀어, 말레이어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다양한 인종이 모여 새로운 도시국가를 건설했듯이 서로 상생하는 방법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강성한 국가로 발돋움했다. 이런 발전의 초석은 다름 아닌 인종 간의 배려와 열심히 살려고 하는 성실성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는 정부의 역할 때문이다.
◇ 싱가포르 젊음이들이 넘쳐나는 고층 빌딩의 스카이 라운지.
도시국가이자 작은 섬나라인 싱가포르를 찾는 대부분 여행자는 홍콩보다 더 화려한 야경과 홍콩보다 더 나은 쇼핑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물론 센토사섬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홍콩 못지않은 풍경을 선사한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나라 전체가 면세 지역이기 때문에 질 좋고 값싼 물건을 사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세금환급제도를 운용하고 있기에 이곳의 쇼핑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럼 쇼핑의 중심지는 어딜까? 싱가포르의 쇼핑 중심가는 영국풍의 도시적 이미지와 세련된 고층 건물이 즐비하게 들어선 오차드 로드다. '쇼핑 천국'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싱가포르 시내 중심지인 오차드 로드에는 6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쇼핑몰이 밀집되어 있다. 고급 부티크부터 저렴한 할인매장까지 없는 거 빼놓고는 무엇이든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오차드 로드이다. 북쪽 탕린 거리에서부터 시작되는 오차드 로드는 싱가포르 최대의 쇼핑 지역이자 가장 세련되고 현대적인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최고의 번화가이다. 20년 전 리콴유 총리가 오차드 로드를 대형 쇼핑센터 단지로 조성한 것이 오늘날 동남아 최대의 쇼핑 중심지가 되었다.
◇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 힌두교 사원, 스리 마리아만
만약 이 도시에서 좀 특별한 볼거리를 찾는다면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래플스 호텔과 보트 키로 가보라. 우선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을 탄생시킨 래플스 호텔은 단순한 호텔이 아니라 싱가포르 역사와 함께 한 역사의 상징물이다.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탬포드 래플스 경’의 이름을 딴 이 호텔의 역사는 120년이나 된다. 1887년 12월 소박하게 10개의 방가루로 문을 열었지만, 현재는 103개의 스위트 룸, 18개의 레스토랑과 바, 박물관 그리고 명품 아케이드를 갖춘 싱가포르 최고의 호텔이다. 그중에서도 찰리 채플린, 이븐 가드너, 어니스트 헤밍웨이, 마이클 잭슨 등 세계 최고의 명사들이 머물렀던 10개의 퍼스널 스위트 룸은 래플스가 자랑하는 최고의 객실이다. 귀부인처럼 아름답고 신사처럼 단정한 래플스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명문가에 속하는 최상의 호텔로 평가받고 있다.
◇ 아랍 상인과 이슬람교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아랍 스트리트
동서양의 무역 요충지로 성장할 때 미국의 사키스 형제가 래플스를 설립하여 매일 밤 댄스파티를 열어 상류층의 사교장으로 명성을 날렸다.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호텔에 투숙하지 않아도 호텔을 구경하기 위해 수만 명이 이곳을 다녀간다고 한다. 지붕을 제외하고 곤 건물 외벽이 온통 흰색으로 칠해져 있고, 내부는 우아한 르네상스풍의 양식으로 호텔의 품격을 한 차원 높였다. 호텔에서 벗어나 강변으로 가면 이 도시에서 가장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보트 키가 나온다. 래플스 경이 싱가포르 강변에 처음 발을 내디딘 보트 키는 송혜교와 현빈이 출연한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촬영지로서 우리에게도 다소 익숙한 장소다.
◇ 싱가포르의 고층빌딩을 감상할 수 있는 리버 크루즈.
눈 부신 태양으로 달궈진 도시의 고층 빌딩에 어둠이 한 줌 내리기 시작하면 도시의 젊은 연인과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한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보트 키. 강변을 따라 형형색색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게 들어선 이곳은 그야말로 젊음과 낭만이 넘쳐난다. 말없이 강바람을 맞으며 사랑하는 연인의 손을 잡고 그냥 산책만 해도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가슴이 뿌듯해진다. 부드러운 재즈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며 싱가포르 슬링 한 잔으로 여행은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싱가포르의 보트 키다.
◇ 카페,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 산책과 휴식 등을 즐길 수 있는 클락 키(Clarke Qu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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