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
우리 몸엔 우리 것이 최고여! ‘신례1리’
향긋한 노란 껍질 속 숨어있던 감귤 알맹이는 입 안에서 톡톡 터지면서 특유의 싱싱함과 새콤달콤함의 진가를 발휘한다. 감귤 수확 막바지인 12월, 제주를 금빛으로 물들여 놨던 귤림추색(橘林秋色)의 풍경이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 아쉬움은 감귤의 먹는 보람(?)으로 달랜다. 감귤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영양면에서도 아이에서 어른까지 만족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감귤에 함유된 구연산은 식욕증진에 효과적이며 다량으로 고루 함유된 칼슘과 비타민류는 임산부와 여성들의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혈색을 좋게하고 빈혈증상의 예방과 치료에도 탁월하다. 이렇게 제주하면 떠오르는 감귤은 제주에서도 가장 따뜻한 서귀포의 감귤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1리도 감귤주산지 중 한 곳이다. 신례1리는 건강에 좋은 감귤을 많이 생산하는 주산지답게 건강도 1등급이다.
# 양순한 사람들의 마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1리’
서귀포시 남원읍에서도 큰 마을에 속하는 신례1리는 예로부터 예절바르고 양순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고 해서 예촌으로 불려온 마을이다. 신례리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뒤로는 이승악이 든든히 자리해 있고, 마가미 줄기가 용이 꿈틀거리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좌측으로는 성길악이 마을을 감싸듯이 위치해 있고 우측으로는 갈악산(칠오름)과 영천악이 지켜보는 안으로 수려한 하천이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신례1리는 구전에 의하면 지금부터 1000년 전인 고려 태조때 성.문.조 삼성이 설촌하여 호촌(狐村)이라 이름하고 살았다는 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감귤을 재배해 온 신례1리의 건강비결은 다름 아닌 감귤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늦가을 감귤수확을 하기까지 봄에는 땅 속 영양분이 불필요한 잔가지까지 낭비되는 것을 막기위한 '전정'작업과 무성해진 과수원의 김을 멘다. 수시 때때로 병해충에 대비해 약을 해주는 것도 필수다.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감귤 적정생산을 위해 열매솎기도 해야 하고 일년내내 자식 기르듯 사랑과 정성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함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또 감귤농사다.
# 근면, 성실함, 최고의 건강비결
그렇게 한 시도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다 보니 몸도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다고 한다. 김길수 할아버지(72)는 "신례리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감귤농사를 주업으로 안고 살아왔다"면서 "감귤농사를 지어서 자식들 대학도 보내고 한 시라도 소홀했다하면 수확철이면 바로 표가 나기 때문에 성실함이 삶의 첫 번째 가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 FTA 등 세계시장 변동에 따라 점점 어려워지는 감귤산업에 대한 한탄도 털어놓는다.
"우리 늙은이들이야 농사짓고 자식들 뒷바라지 하면서 아플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덕에 자식들 장성하고 내게 남은 건 건강함이지만 이제는 감귤로 먹고 살아간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니 우리 후세들에게는 어떻게 살라고 해야 할 지 참 난감하기 짝이 없어요. 감귤나무를 '대학나무'라고 했던 것도 모두 옛 일이지…. 일 년 내내 농사를 지어도 인건비 제대로 건지지 못하니 걱정입니다."
그러면서 김 할아버지는 “그래도 소비자들이 제주감귤을 많이 먹어줘야 농사짓는 우리도 보람을 느끼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서 “먹을 것이 없던 예전에는 손이 샛노래질 정도로 감귤을 많이 먹었지만 요즘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과일이 넘쳐나서 감귤이 과거처럼 사랑을 못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신례1리의 젊음유지 비법은 ‘감귤’
근면, 성실함을 근성으로 살아온 신례1리 주민들은 영양이 풍부한 감귤을 많이 먹으면서 젊음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2000여명이 살고 있는 신례1리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3/1을 차지한다. 김 할아버지는 “먹을 것이 별로 풍부하지 못한 과거에는 있으니까 먹었다지만 요즘은 건강과일로 감귤이 유명하다”면서 “그래서 그런지 이곳 마을 노인들의 피부가 감귤 알맹이처럼 탱글탱글하고 나이는 들었지만 미남, 미녀가 많다”며 큰 웃음을 지어 보인다. 신례1리는 또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농촌건강장수마을 중 한 곳이다.
감귤과수원 등은 노인이 자립·자활할 수 있는 풍부한 생활터전이고 노인은 농촌사회의 귀중한 인적자원으로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 기술을 소득자원화 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 이에 따라 노인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운동프로그램이 보급되고 있고 노인 일감 갖기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건강마을 중 한 곳인 신례1리 역시 노인들의 적당한 일거리와 우리 땅에서 나온 좋은 먹거리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며칠 남지 않은 2007년, 신례1리 건강의 비결인 감귤로 건강하게 마감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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