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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의 고향’ 감산계곡마을

제주한라병원 2012. 2. 3. 15:06

2008년/2월

‘상록수의 고향’ 감산계곡마을

 

감산마을 전경

 

한라산 서남부 자락에 위치에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마을 주변에는 길이 22km에 달하는 감산천이 상류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사시사철 물이 흘러내려 마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감산리는 고려조 목종10년(서기 1007년)에 화산폭발로 ‘군산’과 ‘월랑봉’이 융기해 솟아나면서 ‘안덕계곡’과 ‘창고내’가 형성됐다고 전해지는 역사 깊은 마을이다.

‘감산(柑山)’이라는 이름 또한 이미 고려 때부터 집집마다 감귤이 재배됐던데서 유래됐으며 일제강점기 때는 면소재지로서 이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다른 마을의 경우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리워지거나 고쳐 부른 경우가 허다한데 감산마을은 조선조 때까지 ‘감산촌(柑山村)’으로, 해방 후에는‘감산리(柑山里)’라는 단일이름을 고수한 몇 안 되는 마을이기도 하다.


#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스쳐지나가기엔 아쉬움 가득

 

300여 가구에 1000여 명이 안 되는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감산리지만 이곳은 국도인 일주도로변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산방산, 용머리해안, 소인국테마파크 등 유명 관광지가 들어서 잇어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한 번쯤 지나가는 곳이다.

특히 고려조 말기에는 수많은 유배객들이 귀양을 사는 일이 많아 마을에 학문이 전수되기도 했다.

그러나 감산리는 관광을 왔던 사람들, 그리고 본의 아니게 유배돼 타향살이를 하던 사람들이 한 번 잠깐 스쳐 지나가기에는 아까운 곳이다.

연중 따뜻한 기온, 풍부한 일조량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과 더불어 감귤농사를 도와 한 때 부농의 꿈을 실현시켜 줬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감산마을 앞에 위치한 안덕계곡에는 탐라시대후기(A.D 500~900) 제주도의 야외정착 주거지를 엿볼 수 있는 안덕계곡 '바늘 그늘집터(Rock Shade Residerce)'가 남아있다. 입구직경 6.5m, 입구높이 2.8m의 바위그늘 집터는 감산리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사는데 적합한 곳이었음을 보여준다.

날씨의 덕(?)인지 알 수는 없지만 감산리에는 예로부터 온화한 성품을 지닌 사람들이 사는, 양반촌으로 알려져오기도 했다.

 

 

안덕계곡

 

# 천혜의 자연은 ‘神의 축복’

 

중산간 마을같이 보이지만 실제 접해 있는 넓은 바다, 4계절 물이 흐르는 감산천, 관광명승지인 안덕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은 무엇보다 감산리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지금도 잔병치레 없이 지내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안덕계곡은 군산(軍山) 북사면에서부터 월라봉(月羅峰) 서사면을 절단하여 이루어진 깊은 계곡으로 해안하구에 이르기까지 상시 하천이 흐르고 있다.

지금은 안덕계곡이 여러 가지 환견변화 등으로 깊은 시름을 하고 있지만 지역단체와 환경단체들이 EM 등 다방면으로 안덕계곡 살리기 노력을 하고 있어서 머지않아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안덕계곡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울창한 나무숲이 전해주는 ‘푸른 기운’ 건강 비결

 

감산리가 자랑하는 또 하나는 안덕계곡의 상수림이다.

안덕계곡은 양측으로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감탕나무, 조록나무, 가시나무 등 난대수림의 고목으로 울창하게 덮여있다.

특히 솔잎란, 소사나무, 지네발란, 녹나무, 육박나무, 호랑가시나무 등의 희귀식물과 담팔수와 상사화 등이 자생하는 난대림의 원시림으로 가치가 높아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안덕계곡을 중심으로 감산리를 덮고 있는 사계절 푸른 숲이 마을 사람들에게 늙지 않는 젊고 푸른 기운과 젊음을 전해준 것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