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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생각만으로도 치료에 중요한 효과 가져와

제주한라병원 2013. 4. 29. 09:14

-가짜약 효과 (Placebo effect)-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도 치료에 중요한 효과 가져와
                         

 
의사가 환자에게 약효가 전혀 없는 약을 주면서 진짜 효과가 좋은 약이라고 말하면 그에 대한 기대와 믿음으로 환자의 증상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호전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현상을 ‘가짜약(僞藥:위약)효과’ 또는 ‘플라시보 효과’ (Placebo effect)라고 합니다.


플라시보는 생물학적으로나 물리·화학적으로 아무런 효과가 없지만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주어 실제로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이나 물질을 말하며, ‘내가 기쁘게 해 주겠다’(I will please)라는 뜻의 라틴어를 어원으로 한다고 합니다.


밤중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입원 환자들이 수면제를 요구할 때, 모양이 닮은 소화제를 수면제라 속이고(?) 주면 환자가 편안하게 잠이 든다는 것입니다. 통증을 호소하는 암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 대신 플라시보(생리식염수)를 주사하면 통증완화는 물론 마약투약 감소의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꾀병 환자나 건강 염려증 환자에게 약을 개수를 늘리는 데도 효과적이며, 불안·우울 등 정신질환에도 꽤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시보는 신약의 임상실험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진짜 신약과 플라시보를 각기 다른 환자에게 먹인 뒤 신약의 효과에서 플라시보의 효과를 뺀 부분을 실제 약의 효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플라시보 즉 이 가짜약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독일의 경우 위장장애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가짜약을 투여한 결과 59%에서 증상이 호전됐으며 또 우울증 환자 대상 시험에서도 플라시보는 항우울제와 유사하게 환자 1/3에서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덴마크․ 이스라엘․스웨덴․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에서는 의사들의 절반 이상이 플라시보를 처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영국 의사 4명 가운데 3명 이상이 1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가짜약을 처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의사의 절반 이상이 통상적으로 플라시보를 처방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의약분업이후 외래환자에게 플라시보가 거의 처방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의사가 처방전에 플라시보를 명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로 입원환자들 중 암병동이나 정신과병동 또 소화기질환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플라시보를 복용할 때 대부분의 경우 환자들은 자신들이 가짜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약효가 전혀 없는 가짜약을 진짜약으로 가장해 환자에게 복용토록 하다 보니, 이에 대한 효용성과 윤리적인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의사 스스로도 치료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 함량 미달의 약, 비타민, 영양제, 소화제, 소금물(생리식염수), 설탕 등을 처방함으로 환자를 속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환자의 질환이 심각하지 않고 플라시보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가짜약을 처방하고 이와 함께 플라시보 처방을 위한 국제적인 지침 설정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몇 해 전 영국의 한 일간지는, 환자가 심지어 가짜 약이란 사실을 알더라도 약효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한 연구결과 밝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연구결과 즉 “환자들에게 가짜약이라고 알리고 약을 줬을 때에도 효과를 본다”는 것을 근거로 한 것입니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만으로도 의학적인 치료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효과를 가져 온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고 발표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는 약효에 대한 기대와 확신, 의사에 대한 신뢰에 의해서 생기며, 타인의 말이나 자신의 과거 경험 등에 의해서도 증가합니다.


우리는 또한 때때로 '나빠질 것이다'라는 부정적 예견을 갖고 행동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플라시보 효과'와 반대되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입니다. 문제는 그 효과에 있어서 플라시보 효과보다 노시보 효과가 훨씬 더 크고 나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료인은 여러 가지 설명을 통해서 환자가 믿음을 갖고 즐겁게 약을 복용하게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또 이를 통해 환자가 가지게 되는 확신은 힘든 병도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밑천이 될 것입니다.   


(참고) 연합뉴스, heraldm.com, MK 뉴스, joins, 헬스조선 등

<주임약사 유 경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