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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매거진/한라병원포럼

독사에게 물렸을 때 응급처치

제주한라병원 2013. 2. 15. 08:53

독사에게 물렸을 때 응급처치


 

<2012.06.04>

제주에서는 봄이 되면 고사리철이 시작된다. 제주산간 어디에나 흔히 나는 고사리는 재미로도 꺾고 제사에 올리기 위해서도 또 수입을 위해서도 꺾는다. 그러다보면 봄이 되어 기지개를 켜고 있는 숲속의 뱀들과 만날 일이 생긴다. 우리나라에는 살모사, 까지살모사, 불독사 등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3종류의 독사가 서식한다.

 

다행이 우리나라에는 급한 경과와 호흡근마미를 일으키는 신경독 독사(대표적으로 코브라)와 혈구의 급격한 파괴를 가져오는 용혈독(방울뱀류) 독사는 서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독사들은 혈관내피세포를 파괴하여 피하출혈·부종, 심한 경우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독을 갖고 있으며 호흡곤란이나 의식저하, 쇼크 등의 전신반응보다는 상처부위의 피하출혈, 동통·부종 등의 국소반응을 주로 일으킨다. 독사에 물리게 되면 환자를 안정시키고 가급적 움직임을 제한하여야 한다. 상처부위는 심장보다 낮추고, 빠른 시간 내에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과거 상식처럼 알고 있었던 상처부위를 칼로 절개하고 독을 빨아내거나, 독이 퍼지지 않게  지혈대를 대는 등의 처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 상처부위 절개 시 신경이나, 근육  손상을 초래하거나 심한 출혈을 유발할 수 있고 입으로 빨아낼 경우 입안의 균에 의해 2차감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부위를 동여맬 경우 피가 통하지 않아 오히려 조직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병원에 도착하면 독사의 독에 의한 반응과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성 쇼크) 반응 유무 등을 살피게 되며 항독소 주사, 파상풍 예방 조치, 2차 감염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그리고 수액치료를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응급조치 후 최소 24시간 이상 입원해 경과 관찰을 해야 한다. 병원에 입원치료 기간 중 상처부위 치료와 혈액응고 이상, 신장 기능 상태에 대해 검사하게 된다. 환자의 상처부위 부종이 빠지기 시작하고, 혈액 검사 상 이상이 없게 되면 퇴원해도 된다.
 
독사 교상(毒蛇咬傷)은 2차감염이나 조직손상, 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섣부른 침습적 응급조치는 하지 말아야 되며 환자를 안정시키고 1시간이내 병원에 후송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응급조치다. <민연기 유방/내분비 외과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