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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곳 ‘마라도’

제주한라병원 2012. 2. 14. 14:42

2009년 / 6월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곳 ‘마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

 

마라도는 주말마다 찾아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동쪽으로 대한해협을 건너 대마도, 일본열도의 장기현과 마주하고 서쪽으로는 중국의 상해와 마주하는 북태평양에 위치한 ‘섬 속의 섬’, 마라도.
제주의 최남단이자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돌리면 마라도에서 제주도가 시작되고,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곳이다.
일제 광복이후 행정구역상 대정읍 가파리로 소속돼 오다가 1981년 마라리로 분리된 이곳에는 약 100여명이 살고 있는 섬이자 작은 마을이다.
마라도는 동서가 짧고 남북이 긴 타원형을 하고 있어 고구마 모양을 닮았다고 한다.
지형은 전체적으로 평탄하다. 해안은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해식동굴과 기암절벽으로 이뤄져 장관을 이룬다.
섬 이름이 왜 마라도인지, 어원의 정확한 근거는 없다. 탐라순력도 대정가사평에 마라도(麻羅島)라고 표시했기 때문에 여태 마라도로 불리고 있다.

 

 

아기업개당

 

# 구슬픈 아기업개 전설이 숨쉬는 최남단 마라리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 해상에 자리한 이곳은 1시간 30분이면 마라도 순례가 가능하다.
전교생이 3명인 마라분교부터 기원정사, 초콜릿박물관 홍보관, 최남단비, 성당, 마라도등대, 처녀당 등 속속들이 마라도를 들여다보기에는 부족한 시간인지 모르나 겉으로 드러나 마라도 엿보기는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다.
섬 가장자리를 따라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건강한 마라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통해 마라리에서 살아가는 법도 배울 수 있다. 
우선 마라도에서 전해내려 오는 설화는 마라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설화는 아기업개당 설화다.
대정읍 상모리에 거주하는 이 씨 부부가 아기업개 처녀와 함께 마라도로 들어왔다가 아기업개 처녀를 섬에 두고 떠나라는 꿈을 꾼 후 그녀를 섬에 버려두고 떠난다. 그 후 아기업개는 구슬프게 울다 외로움과 굶주림에 지쳐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몇 년 뒤 이 씨 부부는 아기업개 장례를 치르고 그 자리에 당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 본토와 떨어진 ‘섬 속의 섬’의 외로움,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며 살아야 했던 고단함을 다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외에도 마라도에는 뱀과 개구리가 없기로 유명한데 이는 이주민 중 한사람이 환한 달밤에 퉁소를 부는데 그 소리를 듣고 수많이 뱀이 몰려나오자 숲에 불을 질렀고, 40일간 지속된 불로 뱀들은 꼬리를 물고 바다를 헤엄쳐 제주도 동쪽지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 풍부한 해조류는 ‘해산물 자장면’ 명물 탄생시키다 
 

 

마라도에는 작은 어선이 선착할 수 있는 선착시설이 미비해서 어선을 이용한 어업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라도 주변 풍성한 어족자원 때문에 다른 지역 어선들이 찾아와 어로활동을 한다.

 

배를 타고 다시 마라도를 나오면서도 고개가 자꾸만 돌아가는 이유, 벌써 마라도의 건강함에 매료돼 그 건강함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아닐까. 관광객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해산물 손질에 바쁜 손놀림을 하면서도 웃음은 참으로 건강하다.
50년 넘도록 물질을 하다가 지금은 해산물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변순옥 할머니(83)는 “자연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을 먹어야 건강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마라리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톳이나 미역, 전복, 소라 등 해산물을 즐겨 먹어서 남달리 건강하다”고 귀띔했다.
입 안 한가득 퍼지는 바다 내음은 최남단 마라리가 선사하는 청정의 맛 그대로다.
가공되지 않은 싱싱한 해산물 회맛도 마라리에서는 잊지 못할 맛 중의 맛.
돼지고기 대신 마라도 해안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과 해초류를 넣어 만든 자장면은 마라도의 특성을 담아 새로운 맛을 만들어낸다. 요즘에는 맛보다, 그 상징적임 마라도 자장면을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 이후 마라도에는 자장면집이 늘었고 ‘자장면’은 마라도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10여 년 전쯤 마라도에 모 개그맨이 운영하는 자장면 프렌차이즈점이 들어섰고 배달의 신속성과 어디든지 배달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알리기 위해 마라도를 배경으로 한 광고가 크게 히트를 쳤다.
배를 이용하지 않아도 해산물을 풍족하다. 미역, 톳 등의 ‘해산물 자장면’이 등장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마라도는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작은 어선이 선착할 수 있는 선착장 시설이 미비해 배를 이용한 조업은 어렵다.
다만 10명 내외의 해녀들은 전복과 소라, 미역, 톳, 문어 등 해산물을 채취하고 마을의 남자들은 바다낚시를 하면서 음식점에 물고기를 납품하거나 직접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섬 속의 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식당 등이 늘면서 축산, 유채 등 농업을 하던 사람들을 이젠 찾아볼 수 없다.
마라도 주민 대부분은 관광업에 종사하거나 수산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