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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00년을 준비하는 동백마을, 남원읍 신흥2리

제주한라병원 2012. 2. 13. 16:55

2009년 / 4월

다시 300년을 준비하는 동백마을, 남원읍 신흥2리

 

 


제주지역에서는 집 울타리에 동백나무를 키우는 가정을 흔히 볼 수 있다.
적어도 수량 면에서 동백나무는 제주에서 희소가치로서 인정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동백나무가 한 그루, 한 그루가 귀한 마을이 있다. 떨어 질 때도 싱싱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동백꽃처럼 건강한 마을, 서귀포시 남원읍 동쪽 끝에 자리한 신흥2리가 그곳이다.
동백의 고향이기에 동백나무 한 그루가 소중한 곳. 동백의 고향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신흥2리 입구부터 동백나무가 즐비하게 늘어 서 있다.
표선면과 수망리의 경계가 되는 신흥2리는 200여 세대 560여 명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중산간 마을로 제주도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된 동백나무 군락지와 동백나무 고목 집단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신흥리 1159번지에 소재한 동백나무 군락지는 집 주위에 방풍수로 심은 것이로, 팽나무의 고목과 참식나무 등이 섞여 있다. 현재 남아있는 동백나무는 50여 그루이고, 이 중 가장 큰 나무는 근원부 둘레 2.4m, 흉고둘레 1.6m, 높이는 12m로 제주도에서 자라는 동백나무 중 가장 크다.

 

 

주민들이 마을 안길에 동백묘목을 심고 있다.

 

# 장수 상징하는 ‘동백의 고향’

 

동백나무는 겨울철에 붉은 꽃을 피워내며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지만 상록수로서 장수하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많은 열매가 맺는 까닭에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동백나무의 기운처럼 ‘동백의 고향’, 신흥2리도 제주에서는 장수마을로 알려져 있다.  300년 설촌 역사와 함께한 동백나무 군락지가 장수마을로서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희 마을은 동백처럼 사람들이 온순하고 성품이 좋다고들 합니다. 좋은 환경이 좋은 성품을 만들어 왔던 거죠. 마음이 편안하니 장수할 수밖에요.”
김성만 이장(47)은 좋은 환경이 우선 장수비결이 됐다고 말한다.
“저희 어머니가 우리 마을 102세 최고령자셨는데 지난 2월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지팡이 짚으시고 산책도 하시고 올 설에 손자소녀들에게 세뱃돈까지 쥐어주셨습니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신흥2리 마을에 대해 김 이장은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회상하며 설명했다.

 

# 미래를 기대하는 ‘희망 에너지’, 새로운 건강비결

 

과거 천혜 자연과 느리게 사는 어르신들의 삶의 철학이 장수비결이라면 최근 들어서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신흥2리를 활력 넘치는 건강한 마을로 변화시키고 있다.
신흥2리는 주민들의 힘을 모아 ‘살기 좋은 동백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청년회 등을 중심으로 동백 숲을 보전하자는 뜻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 사람 모두가 염원하는 최대 목표가 됐다.
동백나무를 테마로 한 ‘살기 좋은 동백마을 만들기’는 마을 곳곳에 동백나무를 심어 누가 봐도 ‘동백마을’임을 알 수 있게 하고 관광객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업이다.

 

 

신흥2리에 들어서면 동백마을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동백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 동백나무, 300년 앞선 신흥2리 책임지다

 

마을주민들은 동백열매를 이용한 동백기름과 비누, 동백차 등도 농외소득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당장의 효과를 바라는 사업도, 단기간에 수익이 나는 사업도 아니다.
300년 설촌 역사를 가진 시흥2리가 앞으로 300년을 내다보며 계획하는 사업이다.
지금 세대에서 기반을 닦아 놓으면 후대 자손들이 좀 더 잘 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을 확신하는 ‘희망 프로젝트’다.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일 수밖에 없는 신흥2리 사람들.
희망적인 내일을 꿈꾸며 매일매일 그 희망에 바짝 다가서는 그들에게 멈추지 않는 에너지가 나온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일러주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