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 10월
임신 시에 약물을 사용할 때는 태아와 임산부의 안전과 건강을 함께 고려하여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약물이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임산부에게도 독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 주수에 따라 약물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양합니다. 특히, 임신 3주에서 8주 사이에는 태아의 장기가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특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임신 약 10주 이후에는 태아가 약물로 인해 기형이 유발될 염려는 거의 없지만 일부 약들은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역시 주의하여야 합니다.
약물마다 임신 시 미치는 영향에 따른 카테고리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미국 FDA에서는 약물마다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안전한 카테고리 A부터 가장 위험한 카테고리 X까지 다섯 단계(A,B,C,D,X)로 구분하여 표시하고 있으므로 그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중 약물 투여는 반드시 전문가(의,약사)와 상의 후 투여하십시오.
임신 중 질환에 따라 약물을 꼭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질,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 질병 자체가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 후 정해진 용량 용법에 맞추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중 약물 사용은 사용 경험이 풍부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개발된 약물보다는 과거부터 임신 시에 흔히 사용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신 시 약물을 복용해야만 할 경우 약물 투여의 목적에 따른 최소한의 유효 용량을 최단기간 동안 투여합니다. 또한 부작용 모니터링을 통한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약물을 충분한 설명과 함께 투여해야 하며 동시에 발생될 수 있는 미세한 변화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아래는 임신 시 주의하거나 피해야 할 약물들의 예시입니다.
* 항생제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카나마이신(Kanamycin), 겐타마이신(Gentamicin)은 청력장애,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은 치아발달 이상 등 항생제들이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사용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 감기약
감기에 걸렸을 때 임산부들은 걱정스런 마음에 약도 먹지 않고 참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 3개월 이후에는 자연유산 위험이 사라지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 후 감기를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감기가 발전해서 합병증이 생기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 같은 해열 진통제는 자궁 내 발육 부진과 태아의 출혈 경향이 있으므로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변비약
임신을 하게 되면 대부분 변비가 생깁니다. 임신 초기엔 입덧으로 인해 음식물 섭취가 원활하지 못하고, 임신 중기엔 호르몬의 영향으로 장의 운동이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후반기에도 자궁의 크기가 커져 자궁 뒤쪽의 대장을 압박하기 때문에 변비에 걸리기 쉽습니다. 임신 중 변비는 대부분 출산 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발견되면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변비약 자체는 해가 없지만 비사코딜제제(둘코락스정 등), 관장약은 임신 말기에 투여시 지나치게 장운동이 활발해져서 조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피합니다.
생활 습관과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 등 일차적으로는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좋지만, 변비 증상이 심각해진다면 항문에 삽입하는 좌약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좌약은 약물이 5%만이 흡수되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 여드름 치료제
비타민 A(Vitamin A)와 그 유도체인 로아큐탄(isotretinoin)은 임신 직전 혹은 임신 중에 복용했을 경우 심각한 뇌질환과 심장결함, 정신지체 등 기형을 유발할 확률이 약 40%에 이를 정도로 위험이 큰 약물입니다. 만일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소 6개월 전부터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때문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도 이 치료약은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뇨제
임신 초기에 복용했을 경우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임신 후기에 복용했을 경우에는 신생아에게 저혈당증, 전해질 불균형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시기 이후에 약물을 복용했다면 기형을 일으키기 보다는 태아의 성장이나 발육에 장애를 일으키게 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 정신신경용제
신경계나 중추계통에 작용하는 약으로, 발육 부진이나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함부로 신경 안정제나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리튬(Lithium)은 심장기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항전간약(간질약)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발프로산(Valproic acid), 페니토인(Phenytoin) 등의 항전간제는 두개안면기형, 손톱기형, 사지기형, 성장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 음주(Alcohol) 및 흡연
음주 및 흡연 시 자궁 내 발육부전, 미성숙, 유산 등의 빈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약물을 무조건 중지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상책은 아닙니다. 때로는 이해 부족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할 시기를 놓쳐 태아나 산모가 해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엽산과 같은 비타민의 섭취와 철분제의 복용 등은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해 필요한 약물입니다.
웰빙 임신과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하여 약물의 올바른 사용과 이해가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 : 식약청 홈페이지 및 인터넷 해당 사이트]
<약제과 책임약사 유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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