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시인 네루다 통해 시와 사랑을 배운 섬 청년의 이야기
반도네온이 주는 분위기에 마치 한 곡의 세레나데 듣는 듯
얼마전 제주를 배경으로 사랑과 추억 그리고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빚어낸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가 종영했다. 수많은 작품을 히트 시킨 노희경작가와 대한민국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알 수 있는 메이저 급 배우들의 연기가 우리들의 가슴을 울린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드라마를 볼 때마다 배경음악으로 흘러 나오곤 했던 타이틀 곡의 반도네온의 소리가 머리속을 맴돌곤 했었다. 그래서 일까? 연관성은 없지만 떠오르는 추억의 영화를 소환하려 한다.
1994년에 개봉한 영화 ‘일 포스티노’는 ‘파블로 네루다’라는 칠레의 유명한 시인이자 정치가가로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한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이다. 영화의 시작은 그가 1980년대 이탈리아의 어느 섬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마을 사람 모두가 어부인 이곳에서 주인공 마리오는 물고기를 잡는 일에도 소질이 없는 청년으로 무의미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 ‘파블로 네루다’가 이 섬으로 망명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쏟아지는 우편물 때문에 마리오에게 우편배달부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처음에는 무관심한 관계로 그저 우편물 배달만을 해오던 중 어느 날 그가 쓴 시가 여심을 사로잡는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시를 배운다.
마리오는 어느 날 음식점에서 베아트리체라는 여성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네루다에게 배운 시를 통해 사랑을 고백한다. 베아트리체는 마리오의 순수함에 끌려서 그의 사랑을 받아 들인다. 이후 네루다는 조국으로의 귀환 허가 편지를 받고, 섬을 떠나게 된다.
마리오는 몇 년 후 네루다로부터 온 편지는 자신이 두고 간 물건을 보내 달라는 비서의 편지를 받게 된다. 네루다의 물건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녹음기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섬의 바다, 새, 종소리, 그리고 베아트리체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소리 등을 녹음을 했지만, 네루다에겐 보내지 못한다.
5년 후 섬으로 돌아온 네루다는 베아트리체가 일하던 음식점을 찾는다. 하지만 그곳에는 그는 없고 아들로 보이는 꼬마만 눈에 들어온다. 베아트리체에게서 마리오가 녹음기를 미처 보내지 못하고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네루다는 그가 준비한 녹음기의 소리들을 들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우편배달부인 마리오의 테마곡이자 이 영화의 주제곡인 ‘Il Postino’와 나머지 곡 모두 비슷한 편곡으로 마치 한 곡의 세레나데를 듣는 듯 한다. 반도네온이라는 악기의 소리 때문일지는 모르지만, 앞에 소개한 ‘우리들의 블루스’의 타이틀 또한 이 곡과 비슷한 느낌 이여서 필자는 이 영화가 떠 올랐던 것 같다. 두 작품의 스토리는 다르지만, ‘우리들의 블루스’의 여운을 ‘일 포스티노’와 음악을 통해 다시 감상해보는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싶다.
시와 음악이 그리움으로
“나는 어렴풋이 첫 줄을 썼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순수한 지혜…그리고 나는 문득 보았다.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들을…휘감아도는 밤, 우주를…” - 파블로 네루다의 영화 중에서
☞ 유튜브 검색창에 ‘일 포스티노’를 검색하고 감상하세요. 항상 볼륨은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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