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집중됨에 따라 감염병 확산 방지 위한 선제적 조치 필요
팬데믹으로 피로감 누적된 국민에게 안전한 힐링 장소 제공돼야
최근 제주도와 도의회, 여야 정치권까지 제주현안에 대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는 사안이 있다. 제주도민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달라는 요구가 그것이다.
제주도는 지난 6월초 도민의 집단면역 수준인 ‘도민 70%·49만명’ 분량을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에 우선 배정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규모가 코로나 사태 이전 규모를 회복했고, 휴가철을 맞아 그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동안 제주도는 전례 없이 감염자가 적었지만,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지역감염으로 확산되고 최근에는 확진자가 연일 두자리 수를 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우리 국민 전체의 공간이기에 청정 제주의 방역이 흔들리면 심신이 지친 국민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며 “제주의 방역 위기는 결국 대한민국전체의 상처로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제주도의회도 가세했다.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의 안전을 위해 제주도민 우선 백신 접종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건의안을 채택한 것이다.
도의회는 ‘코로나19 국민 심리방역 및 안전한 관광지 조성을 위한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 지원 건의안’을 통해 한 달에 100만명이 넘는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 상황에서 국민 모두의 안전한 ‘그린 제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우선 지원해 달라고 강조했다.
제주도지사와 제주도의회 의장은 11일 서울정부청사를 방문, 김부겸 국무총리를 면담하고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제주도민 조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우선 백신 접종을 공식 건의했다. 이에 김 총리는 이어 “제주도를 전국적 집단면역 모델로 삼는 것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며 “질병관리청 등 유관기관과 (건의사항을)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여야 정치권도 이에 동조했다. 민주당 모 국회의원은 "제주지역에 우선 집단 면역이 형성된다면, 제주도민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친서를 보건복지부장관과 질병관리청장 등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국민의 힘 제주도당 또한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백신우선 접종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럴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완성의 체계를 세우는데 크게 유용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광 및 휴양에 대한 욕구를 풀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부연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요청을 중앙정부가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백신 접종 초기 우려와 달리 백신 접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특정 지역 주민, 특정 분야 종사자 등에서 우선접종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주도민의 우선접종 건의 역시 자칫 지역이기주의로 비쳐질 소지가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우선접종 성사 필요성은 그 타당성이 충분해 보인다.
백신접종은 현재의 확진자 수를 비롯 병상 규모, 지리적 특성 등의 방역 측면과 전 국민을 위한 역할이 고려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코로나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국민들의 안전한 힐링 관광지로서의 제주도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제주도는 여름 성수기가 오기도 전에 한 달 입도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가 1년 반 가까이 장기화 되자 피로감이 극대화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대체 여행지로 제주를 찾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46만8000명)에는 전년 동기 40%에도 미치지 못 했던 입도객이 2월(79만3000명)들어서는 지난해 방문자(62만8000명)를 26%나 넘어섰다. 입도객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3월에는 89만3000명, 4월 108만3000명, 5월 110만여명에 달했다.
이처럼 하루 평균 3만∼4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현실에서 감염 위험은 그 어느 지역보다 높은 실정이다. 지금도 좀처럼 코로나 감염 확진자수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관광객의 급증은 제주도민이나 관광객 모두를 불안케 하는 요인임에 틀림없다.
섬 특성상 확진자가 늘어나면 환자 이송과 의료 인력 수급에 대처가 어려울 수밖에 없음은 보나마나다. 의료서비스 제공과 중앙 정부 및 타 시도에서 지원에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현실론을 감안하면 제주도민 우선접종 주장은 결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제주도민의 안전뿐 아니라 전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아닐 수 없다는 논리에 동의한다.
해외여행길이 사실상 묶인 상황에서 제주도가 여행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탈출구로 계속 자리매김되기 위해서는 코로나 청정지역 정착이 급선무다. 더 나아가 향후 외국인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할 것이다. 백신 물량 배분과 계획을 담당하고 있는 중앙정부 사고수습본부의 전향적 검토가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인구나 면적 규모에 있어 백신만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집단면역을 얼마든지 이루어낼 수 있는 제주도. 제주도를 통해 코로나19 시대에 경제활동과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테스트 베드’ 실현은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더 늦출 이유가 없어 보인다.
<언론인 윤정웅>
'병원매거진 > 언론인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신 인프라 & 코로나유행 최소화 시스템 구축돼야 (0) | 2021.08.27 |
---|---|
“미싱거옌 고람신디 알아지크냐?” (0) | 2021.07.28 |
제목 제주의 숲, 후손들의 삶을 지탱해줄 미래 자산 (0) | 2021.05.25 |
세계는 지금 백신전쟁 중, 집단면역 서둘러야 (0) | 2021.04.27 |
민심을 현혹하는 코로나19 백신 가짜뉴스들 (0) | 2021.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