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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이던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노래

제주한라병원 2018. 10. 29. 09:53

내 작은 서랍속의 음악 - 데이빗 보위 “히어로즈”

 

철옹성이던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노래

    



 

1977년에 발표한 ‘히어로즈’는 데이빗 보위의 베를린 3부작(‘Low’, ‘Heroes’, ‘Lodger’)의 두 번째 앨범으로 데이빗 보위가 방탕한(마약에 빠진) 생활을 접고 인간적 측면에 점차적으로 다시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 앨범이라 하겠다. 데이빗 보위는 이기 팝과의 협연을 통해 음악적인 공감을 쌓으면서 그와 함께 서베를린에 자리를 잡고, 마약은 배제한 체 베를린의 밤 문화에 빠져들었었다. 그 시기에 베를린에서 녹음을 완료한 음반이 바로 ‘히어로즈’앨범이다.

 

‘히어로즈’는 퇴폐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연주, 전위예술의 영향을 받은 듯한 앨범 커버사진 그리고 데이빗 보위의 새로운 집을 명확하게 암시하는 노래를 통해 당시의 암울함을 환기시킨다. 베를린 장벽 근처에 있는 무도장을 개조한 한사스튜디오에서 1977년에 녹음한 이 앨범은 프로듀싱에 토니 비스콘티와 브라이언 이노가 맡았으며 기타는 카를로스 알로마, 리듬 섹션은 조지 데이비스와 데니스 데이비스 등 이전 앨범에 참여했던 뮤지션이 그대로 ‘히어로즈’에도 참여했다. 이 앨범 역시 아방가르드 팝과 앰비언트 스타일, 그리고 프로그레시브록적인 요소가 혼합된 작품들로 수록되어 있다.

 

이 앨범의 타이틀인 ‘히어로즈’는 당시 동서로 나뉜 베를린 장벽 앞에서 만나는 비극적인 연인의 노래로, 훗날 1987년 6월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공연을 하면서 베를린 장벽 붕괴를 촉발 시킨 사건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데이빗 보위 사망 후에 독일정부는 그에게 장벽붕괴에 대한 감사를 표시 했다고 전해진다.

 

“어떤 것도, 우리가 함께 있도록 하진 않지만

우린 그런 모든 것을 부숴버릴 수 있지 영원히

우린 영웅들이 될 수 있어, 단 하루라도...”

 

분단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오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라고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도 ‘아름다운 강산’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불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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