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서랍속의 음악 - 김동규의 크로스오버 앨범 ‘Detour’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클래식이라는 무거운 고전 장르를 대중적 친숙함으로의 접근으로 시도하는 수많은 크로스오버 음반들이 있다. 클래식의 골수팬들은 이런 장르를 인정하려 들지는 않겠지만, 지금도 꾸준히 그런 시도는 계속되어지고 있다. 오늘 소개 하고자하는 음악도 그런 수많은 크로스오버 작품 중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2001년에 발표된 바리톤 김동규의 ‘Detour’라는 앨범으로, 국내에서 많은 음반판매와 더불어 항상 10월이 되면 결혼식 축하곡으로도 많이 불리는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가 수록된 앨범이다.
그가 18년 전에 발표한 ‘우회로’를 뜻하는 이 앨범은 20여년간 오페라에 인생을 바치며 바쁘게 살아온 그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주위의 아름다움을 둘러볼 수 있는 길로 우회하고 싶어서 지은 제목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리톤이자 방송인으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진가가 드러나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수록곡을 살펴보면 첫 곡인 감성적 보컬의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너의 눈물만이’를 시작으로, 이 앨범의 베스트 트랙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서정미와 더불어 소프라노 금주희의 코러스가 아름다움에 극을 이룬다. 원곡은 뉴에이지 그룹인 노르웨이 출신 ‘시크릿가든’의 연주곡 ‘serenade to spring’이라는 곡으로 한경혜의 가사와 어우러져 가슴 끝까지 울려 퍼지는 듯하다. 여운을 뒤로 한 채 한국적 정서가 묻어있는 듯한 ‘낯선 재회’가 나지막이 흐른다. 다음 곡으로는 희망적 가사와 서사적인 웅장한 스케일로 차분하게 노래하는 ‘아프리카’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마치 힘내라는 듯이 웅장한 경쾌함으로 힘을 실으며 ‘신세계’가 이어진다. 유명한 팝 그룹 비지스의 ‘Be who you are’와 영화 ‘노팅힐’의 주제곡으로도 유명한 엘비스 코스텔로의 ‘she’를 포함해서 모두 12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앨범의 백미인 ‘10월 어느 멋진 날에’는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누어 수록되어 있으며, 열한 번째 트랙으로 있는 두 번째 버전에선 소프라노 금주희의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마치 테너같은 바리톤 김동규의 음성과 소프라노와의 조화가 또 다른 매력을 준다.
무더운 여름날에 아름다운 10월의 계절을 상상하면서...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있는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 유튜브 검색창에 ‘김동규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라고 검색하시고 감상하시면 됩니다.
<핵의학과 ‧ 고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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