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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나온 제주 사랑 장필순

제주한라병원 2018. 10. 8. 11:39

내 작은 서랍속의 음악 – 수니에이트 ‘소길花’

 

5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나온 제주 사랑 장필순

 

 

제주에 들어와서 이제는 제주인(?)이 되어버린 장필순의 정규 새 앨범 ‘수니에이트 – 소길花’를 5년 만에 발표했다. 편곡 작사 작곡에 故조동진분과 그의 영원한 파트너인 조동익, 그리고 닮은꼴인 조동희까지 조 3남매 모두가 참여한 데의 깊은 의미가 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포크음악이 한층 더 진보한 느낌(?)이랄까... 일렉사운드의 도움을 받은, 그러나 과하지 않은 세련됨으로 그의 포크음악은 제주에 와서 그 완성도를 높인 느낌이다.

2015년 소길화 프로젝트인 ‘고사리장마’를 시작으로 발표한 10곡과 새 노래 2곡을 포함한 이 앨범에는 제주도 소길리의 풍경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하다.

 

장필순과 음악적 삶을 함께한 ‘하나음악’은 80~90년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대표 격인 들국화, 신촌블루스, 김현식의 ‘동아기획’과 조동진, 조동익 형제가 세운 음반 기획사이다. 들국화, 신촌블루스, 김현식 등을 배출한 동아기획이 80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상징이었다면, 90년대에는 하나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첨부된 사진을 보면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낯익은 얼굴(김광석, 박학기, 최성원, 하덕규, 김현철 등)들이 있다. 그 이름만 보아도 당시 영향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추구하던 음악은 조용하지만 깊은 파장을 만들어내며 동아기획 음악을 즐겨듣던 골수팬들을 흡수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장필순은 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했고, 82년 대학교 창작음악서클 ‘햇빛촌’ 1기를 거쳐 83년 같은 서클 멤버인 김선희와 ‘소리두울’이라는 팀을 결성하여 본격적인 가수의 길을 걸었다. 이후 들국화, 김현식의 공연에 게스트와 코러스로 함께 하면서 장필순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다. 89년도에 데뷔음반을 발표하게 되고, 김현철이 작곡해준 동명 타이틀곡인 ‘어느새’라는 곡이 많을 사랑을 받으면서 평론가들로부터 한국의 ‘샤데이(알앤비소울의 대가)’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90년대에는 거의 모든 광고음악의 코러스와 많은 가수들과 듀엣을 하면서 그의 전성기를 보냈다. 그의 허스키한 보이스의 매력이 가장 돋보이던 시기이기도 했다.

제주에 온지 10여년이 된 그가 발표한 제주의 음반, ‘소길花’는 한 곡 한 곡 어느 하나 두드러짐은 없으나 공장에서 만들어 지는 기성복이 아닌 한 땀 한 땀 치수를 재어 잘 맞춰진 장필순의 맞춤복 같은 느낌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먼저 떠난 이를 그리워하듯이 불러내는 그의 음색은 가을 제주와 너무나도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