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서랍속의 음악 키스자렛의 쾰른콘서트
재즈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오늘 소개해 드릴 이 음반 한 장은, 정말 신기한 마법처럼 다가왔었다. 이 음반을 들은 이후로 피아노라는 악기에 비로소 마음마저 정말 빠져들게 되었다. 바로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1975년도 ‘쾰른 콘서트(The Koln Concert)’앨범이다.
키스 자렛은 재즈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곡과 연주를 들려주는 피아니스트이며, ECM 레이블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뮤지션이기도 하다. 이 앨범은 1975년 쾰른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라이브 실황앨범으로, Part I, Part II A, Part II B 그리고 Part II C 이렇게 총 4곡의 즉흥연주로 이루어졌다. 이 앨범은 제목만 보아도 당시 기존의 재즈 앨범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으며, 또 곡의 길이 역시 7분부터 26분까지로 러닝타임 또한 상당히 방대한 편이다.
공연 기획 당시 키스 자렛이 원하는 최고수준의 뵈젠도르프 피아노를 요구 했으나, 구할 수가 없었고, 결국 상태가 좋지 않은 작은 크기의 뵈젠도르프 피아노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한다. 키스자렛은 이런 피아노로는 도저히 연주 할 수 없다며 공연장 밖으로 나가서는 차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 한다. 마침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비를 흠뻑 맞고 있는 젊은 기획자가 그의 눈에 보였고, 결국 몇 시간 후 키스 자렛은 도저히 연주가 불가능할 것 같은 뵈젠도르프에 앉아서 공연을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공연이 끝난 후 당시 기사를 인용하면 “피아노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인생에 남을 연주를 선보였다. 피아노의 부족한 울림을 극복하기 위해 그의 왼손으로 엄청난 음량으로 반복적인 베이스 리프를 연주했다. 발코니석까지 소리가 들리게 하기 위해 키스는 피아노를 정말 강하게 연주해야 했다. 키스는 일어섰다가 앉으며 불가능한 피아노를 연주해 독창적인 연주를 했다”고 극찬을 받는다. 피아노를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을 녹여내던 키스 자렛의 격정적인 즉흥은 앞으로도 단연코 이 음반이 최고의 솔로 피아노 음반으로 기억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한시간 남짓되는 이 공연은 피아노로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 만큼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6살 때 독주회를 열만큼 천재 소리를 듣던 키스 자렛은 청소년기 재즈에 심취하게 되고 미국 보스턴의 재즈 명문인 버클리 음악대학에 입학한다. 하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둔다. 훗날 그에게 빌에반스, 아트블래키, 마일스데이비스등이 많은 영향을 주었고, 1971년 키스 자렛은 평생의 음악적 동지인 ECM 레이블의 ‘맨프레드 아이허’를 만나게 되면서 그의 음악은 빛을 보게된다.
☞유튜브 검색창에 ‘Koln, January 24, 1975’를 검색하시고 전곡을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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