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서랍속의 음악 -쇼팽 ‘에튀드’의 정석 '마우리치오 폴리니' op.10 no.3 '이별의 곡’
겨울의 끝에서 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감상
19세기의 접어들면서 피아노의 대중화가 시작되었고 연습곡으로 불리는 ‘에튀드’를 예술적 경지로 끌어 올린이가 바로 프레드릭 쇼팽(폴란드)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 연습곡으로 이뤄진 이 앨범은 op.10 12곡, op.25 12곡 모두 24곡으로, op.10은 12곡 모두 제목이 붙어있을 정도로 유명한 곡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중에 3번 '이별의 곡', 5번 '흑건(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나오는 곡)', 12번 '혁명'이 특히 유명하다. op.25 12곡 또한 완성도가 뛰어나고 엄청난 기교를 요하는 작품들로서, 1번 '에올리안 하프', 9번 '나비', 11번 '겨울바람', 12번 '바다'가 유명한 편이다. 어디선가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멜로디들로 채워진 수록곡 중에서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이별의 곡’이라는 부제가 붙은 3번째 트랙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별의 곡’으로 알려진 에튀드 3번은 원래 쇼팽이 조국 폴란드를 그리워하며 작곡한 곡으로 그리움의 곡이라 할 수 있는데, 애절한 연인과의 사랑에 대한 곡으로 잘못 알려졌다. 당시 쇼팽은 제자에게 “이제까지 이토록 아름다운 선율을 써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고 한다. 그래선지 곡만을 감상한다면 사랑에 대한 애절한 느낌도 있다 하겠지만, 쇼팽의 조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감상한다면 어떨까? 추운 겨울의 끝에서 싱그러운 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나의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감상한다면 그 감동의 깊이는 깊어 질 것이다.
마우리치오 폴리니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로 이미 18살 때 쇼팽 콩쿨(1960년)에서 우승할 정도로 쇼팽의 스페셜리스트였다고 한다.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유명한 피아니스트 아더 루빈스타인이 “우리 심사위원들 중에 누가 과연 폴리니만큼 쇼팽을 연주할 수 있겠는가?”라고 감탄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폴리니의 쇼팽 연주를 들어보면 그의 테크니컬함이 여러 사람들의 평가대로 잘 세공된 다이아몬드처럼 정형화되고 고정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연주자의 뛰어난 기교와 상상 이상의 정확함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최고로 인정받는다는 증거이지 싶다.
‘에튀드’는 연습곡이란 말 그대로 정확함, 세밀함이 생명이므로 그런 의미에서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쇼팽 에튀드는 작곡가와 연주자 모두에 대한 최고의 명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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