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빅토리아 폭포의 관문
잠비아 리빙스턴
▲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국경을 가르며 인도양으로 흘러가는 잠베지 강 중류에 위치한 빅토리아 폭포.
빅토리아 폭포의 관문인 리빙스턴은 영국의 탐험가이자 선교사인 `데이비드 리빙스턴`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잠비아 남단의 도시이다. 우리에게 리빙스턴이라는 도시 이름도 낯설지만 남아프리카 중앙에 자리한 잠비아 또한 낯선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잠비아의 정식국가 명칭은 '잠비아공화국(Republic of Zambia)'이다. 북쪽으로 콩고민주공화국, 북동쪽으로 탄자니아, 동남쪽으로 모잠비크, 남쪽으로 짐바브웨·보츠와나·나미비아, 서쪽으로 앙골라와 국경을 접한다. 광물자원이 풍부하며 특히 구리의 생산액은 세계적 규모이다. 국명은 잠베지 강(Zambezi River)에서 딴 것이다.
국토의 크기는 우리나라의 7배 정도이고, 종교는 이슬람보다 기독교 신자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잠비아는 1888년부터 영국 남아프리카회사에 의해 지배되다가 1911년 남·북로디지아로 분리·통치되었다. 1923년 북(北)로디지아는 영국 보호령이 되었고, 1953년 로디지아-니아살랜드 연방을 거쳐 1964년 잠비아공화국으로 독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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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이기에서 잠시 물러나 순박함으로 무장한 원주민들의 모습. | 빅토리아 폭포의 원류인 잠베지 강에서 바라다 본 저녁 풍경. | 잠베지 강 유람선 투어에 낯선 외국인들의 모습. |
남아프리카의 여타 국가들이 서구의 영향을 받아 다소 선진화가 되어 있다면, 잠비아는 상대적으로 좀 더 아프리카적인 나라라 할 수 있다. 또한 그 중심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규모를 자랑하는 빅토리아 폭포를 끼고 있는 리빙스턴이 있다. 이 기묘한 도시의 중심인 모시 오아 투냐 거리에 들어서면 영국 빅토리아 시대 풍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식민지풍의 건물들이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의 도시처럼 여겨진다. 순수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닌 잠비아의 사람들은 이 고풍스런 건물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리빙스턴의 도시 풍경을 선사한다. 우리에게 아주 생소한 도시이지만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아프리카를 탐험할 때 이곳은 배후 도시로서 각광을 받았다. 도시는 1911년에 북 로디지아의 수도가 되었으나, 1935년에 새 수도로 지정된 루사카에 그 자리를 내준 이후 조용하고 한가로운 작은 마을이 되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10㎞ 정도 떨어진 곳에 세계적인 빅토리아 폭포가 있기 때문에 세계 전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도시는 활력으로 넘쳐난다. 최근 들어 잠비아 정부는 리빙스턴을 빅토리아 폭포 관광사업과 잠비아의 새로운 여행 산업 도시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자연유산인 빅토리아 폭포는 브라질 이과수ㆍ 미국 나이아가라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은 짐바브웨를 통해 빅토리아 폭포에 가지만, 관광 인프라의 발전에 따라 접근성이 용이한 잠비아 리빙스턴을 통해 폭포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폭포 바로 옆에 위치한 5성급 호텔에서 아침 산책코스로 거대한 폭포를 구경할 수 있고, 호텔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빅토리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처럼 빅토리아 폭포 여행은 짐바브웨보다 잠비아 리빙스턴이 훨씬 더 쉽게 여행할 수 있다.
고층빌딩은 없지만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리빙스턴. |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 본 빅토리아 폭포. |
데이비드 리빙스턴도 짐바브웨가 아닌 잠비아에서 이 폭포를 먼저 발견했다. 리빙스턴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원주민들은 이 폭포를 `모시 오아 투냐(Mosi-oa-Tunya)`라고 불렀다. 대개 원주민들이 어떤 사물에 이름을 붙일 때에는 사물이 갖고 있는 특성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인 것처럼, 빅토리아 폭포 또한 멀리서 보면 폭포 위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점점 가까이 갈수록 천둥과 벼락이 치는 듯 요란한 굉음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그래서 원주민 코로로 부족은 이 폭포를 `천둥소리가 나는 연기`라는 뜻의 `모시 오아 투냐`라고 명명한 것이다. 그런데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이곳을 발견한 뒤 아프리카 탐험을 후원한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게 감사의 뜻으로 ‘빅토리아 폭포’라고 명명하였다. 원주민의 모시 오아 투냐보다 우리에게는 빅토리아 폭포로 익숙하게 된 것이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 세계에서 가장 긴 빅토리아 폭포는 폭 1,676m, 최대 낙차 108m이다.
탐험가 리빙스턴이 이 폭포에 처음 소식을 접한 것은 1851년이었다고 한다. 그는 루안다를 탐험하고 난 뒤, 1차 탐험이 끝날 무렵인 1855년에 비로소 잠베지 강 쪽으로 내려와 거대한 폭포 앞에 당당하게 서게 된 것이다. 리빙스턴은 매일 아침 작은 카누를 타고 힘차게 쏟아지는 물과 그 위로 피어나는 멋진 무지개를 감상하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땅, 아프리카 탐험에 대한 꿈을 새록새록 키웠을 것이다. 그는 이듬해 12월 1차 탐험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 첫 번째 저서인 ‘선교여행과 남아프리카 탐험(Missionary Travels and Researches in South Africa)’이라는 책을 통해 폭포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영국의 아름다운 곳을 모두 본 사람이라도 빅토리아 폭포를 본다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것이다. 또한 빅토리아 폭포는 너무 사랑스럽고 폭포를 그냥 조용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하얀 물살을 따라 마치 천사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리빙스턴은 빅토리아 폭포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책을 통해 서양인들에게 폭포의 아름다움을 설명했다. 정말 그의 말이 맞다. 폭포를 따라 1시간 가량 걸으면 카멜레온처럼 아주 다양한 폭포의 모습들이 연출된다.
맑은 날 고운 일곱 빛깔 무지개가 파란 하늘 아래에 그려지는 빅토리아 폭포는 높이가 수백 미터에 이르고 길이만 해도 2㎞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이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가 폭포를 사이에 두고 국경이 맞닿아 있다. 특히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폭포의 웅장함을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잠베지 강과 빅토리아 폭포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배를 타고 아프리카의 붉은 노을빛을 감상하는 것이다. 수평선과 지평선이 동시에 펼쳐지는 광활한 아프리카 땅 위에 붉은빛이 조금씩 하늘과 강물을 물들이면 사람의 수정체는 이보다 붉은빛으로 변해 자연의 신비감에 더욱 놀라게 된다. 특히 리빙스턴이 카누를 타고 석양을 즐겼던 칼라이 섬에서 보는 노을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지금은 야생보호구역으로 묶여 그곳에 들어갈 수 없지만 유람선 위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바라보는 잠베지 강의 석양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대지와 강을 붉게 물들인 태양이 서산 너머로 서서히 자취를 감출 때면 하늘은 검은빛을 내뿜으며 맑고 깨끗한 은하수들을 마구 쏟아낸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위로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닿을 듯 아주 가까이에서 빛을 바라는 별들의 향연이 리빙스턴의 아름다움을 한껏 과시한다. 셀 수 없이 무수한 별들 중에서 과연 데이비드 리빙스턴의 존재를 알리는 별은 어느 별일까. 아마 일 년 내내 자리가 바뀌지 않는 북극성이 바로 그의 존재가 아닐까. 최소한 아프리카에서만은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북극성이야말로 진정한 그의 영혼이 스며 있는 별일 것이다. 아마 성스럽게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북극성은 리빙스턴의 머리 위를 비추고 있었을 것이다. 30년 동안 아프리카를 횡단한 리빙스턴의 영혼은 빅토리아 폭포 주위를 맴돌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폭포수처럼 그의 이름 석 자는 빅토리아 폭포가 마르지 않는 한 리빙스턴을 더욱더 빛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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