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연재종료코너/천일평칼럼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료계 불법에 신뢰회복 노력 필요

제주한라병원 2016. 12. 27. 09:37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료계 불법에 신뢰회복 노력 필요

박근혜 정부 각계의 비리와 의혹이 드러난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는 의료계도 관련돼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차움병원의 특혜의혹 등 최순실의 손길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단순한 특혜의혹 뿐만 아니라, 기밀사항으로 여겨지는 대통령의 건강 문제도 처방전 없이 대리처방을 통하여 최순실이 받았다는 것입니다. 전문적인 의학 지식 없이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부분에서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 안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는 향정신성의약품과 의약용 마약류를 대거 구매한 것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움병원은 본래 노화 방지나 건강 관리 등을 주로 담당하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순실은 차움병원 건물의 10층에 거주하기도 했습니다. 최순실 뿐만 아니라, 최순실의 언니로 알려진 최순덕도 차움병원의 주고객이었습니다.


jtbc ‘뉴스룸’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차움병원에서 여러 차례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고 11월 17일 단독 보도했습니다. 손석희 앵커는 “차움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줄기세포 정책과 관련해 특혜를 받았다는 것으로 연결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줄기세포 치료는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습니다. jtbc는 “법적으로 논란도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차움병원 VIP는 아니었지만, 청와대 고위직이라는 이유로 병원 VIP 중에서도 가장 높은 대우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차움병원은 2010년 설립 당시부터 올해 5월까지 최순실이 비타민 주사 투약 등 각종 진료 등을 받았던 곳입니다. 이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진료받았을 때와 겹칩니다. 이에 jtbc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실세였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차움의 주요고객이었다는 사실이 차움병원의 모그룹인 차병원이 현 정부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도 관련이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 대한 의혹 또한 명확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 원장은 이른바 ‘김영재 봉합사’의 서울대병원 도입을 두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서창석 병원장이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김영재 원장을 위촉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최씨의 단골병원이었던 ‘김영재의원’을 돕는데도 나섰던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또 김영재의원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처음 연결해준 인물은 그동안 최씨 가족 진료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12월 4일 연합뉴스와 단독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서 원장은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 찾아오기 전에 이임순 교수로부터 ‘한번 만나보라’는 전화가 있었다”면서 “20년 넘게 동료 산부인과 교수로 지내온 터라 큰 의심 없이 만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교수의 추천이 최순실과의 의혹의 실마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이 최순실이 이용한 김영재의원의 봉합사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임순 교수의 역할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난치병 치료 목적이 아닌 노화방지나 피부미용에 좋다는 이유로 회당 2000~3000만원의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불법으로 줄기세포 시술을 받은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소위 ‘태반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 ‘백옥주사’ 등 양방의료계에서 시술 중인 각종 비급여 주사제에 대한 청와대 내부 시술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이 일부 비급여 주사제를 치료의 목적으로 시술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나 현재 시중에서는 이 같은 비급여 주사제가 일부 양방병의원들의 대대적인 선전 및 광고 아래 미용이나 피로회복 등 허가사항 이외의 목적으로 인기리에 시술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가능하게 한 유권해석 변경에 ‘의료계 제2의 최순실’이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이를 적극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의사협회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적한 소위 ‘의료계 제2의 최순실’ 의혹 건과 관련해 “세간의 루머일 수도 있지만 일파만파 되고 있는 만큼 의혹을 풀기 위해 명핵한 진위를 가려야 마땅하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박영선 의원은 지난 11월 30일 열린 국정조사 특위에서 “한의사 최모씨가 2013년 10월 2일 청와대 오찬회의에서 혈액검사를 하려고 해도 한의사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며 규제를 풀어달라고 건의해 규제가 풀렸다”며 “당시 규제를 풀어준 사람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의협은 “혈액검사는 혈구 수나 기능, 각종 항체, 항원의 유무를 통해 질병의 유무를 진단하는 의료행위로 국민건강의 위해 발생 우려에 따라 한의원에게 혈액검사에 따른 의료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만약 특정 한의사의 요청에 의해 보건복지부가 원칙을 거스른 유권해석을 내리게 된 것이 사실이라면 국민건강권 배반행위로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상임이사회에서 이동모 차움의원 원장, 김상만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김영재 원장 등 3인에 대해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 요청을 의결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촛불 민심’의 승리입니다.  


집회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묵묵히 땀 흘린 또 다른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서울 광화문광장 남단의 의료 지원단을 이끌고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기동훈(31) 회장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3년차 전공의입니다. 전국 인턴과 레지던트 약 1만7000명으로 구성된 대전협은 지난달 12일 3차 집회 때 서울광장에서 의료 지원단을 처음 운영하기 시작해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옆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3∼10시 촛불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켰습니다. 기 회장을 비롯한 젊은 의사와 의과대학 학생 등 10여명으로 운영됐습니다.


“3차 집회가 열리기 전 서울광장 일대에 100만명이 모일 것이란 말을 듣고 의료 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한곳에 모이면 사고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차 집회 때 갑자기 쓰러진 한 시민을 119 구급대에 인계한 것 외에 그간 위급한 상황은 다행히 없었습니다.”


기 회장은 “우리를 찾아오는 사람은 대부분 두통이나 복통, 소화불량 같은 증세를 보이거나 가벼운 외상이 있는 경우”라면서도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주의한 아이들이 촛농으로 인한 경미한 화상으로 지원단을 찾는 일이 잦았다”고 말합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의료계에서 의료 게이트라고 불릴 만큼 문제가 많은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의사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