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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감염병

제주한라병원 2016. 9. 28. 08:47

건강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감염병

전국적으로 대거 발생한 C형 간염이 1회용 주사기를 병원에서 재사용하기 때문에  정부 당국이 이에 대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신고센터 설치 등 갖가지 대책이 나오자 제 아내는 “왜 그러지? 그냥 일회용 주사기 수가를 주사맞는 사람한테 물리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명쾌하게 답변하더군요.


뇌염과 콜레라, C형간염, 지카 바이러스, 결핵 등 전국에서 감염병이 일시에 터져 나오며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남 거제에서는 3번째 콜레라 환자가 나와 지역 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더위가 누그러진 가운데 광주에서는 올해 첫 뇌염모기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또 C형간염 집단발병 의심사례가 또다시 전라북도 순창에서 나와 보건당국이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7~8월 이대목동병원과 서울삼성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곳에서 발생한 결핵 감염사태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매개체였습니다. 감염병에 대응하고 치료해야 할 의료진이 오히려 감염의 '숙주'가 된 것입니다.      
서울 동작구 소재 서울현대의료원에서 지난 2011~2012년 발생한 C형 간염 집단 발병 사태는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점이 의심됩니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은 이미 오래전부터 감염 우려가 있어 의료계에서도 금기시 됐지만 여전히 일부 의료 현장에서는 지키지 않는 실정입니다.  

  
주사기를 교체하지 않거나 병안에 담긴 주사제제에 바이러스가 섞일 경우 새 주사기를 사용하더라도 전파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료 편의주의에 길들여져 환자 감염 위험성은 괜찮겠거니 하고 생각한 것입니다.

     
15년만에 광주에서 발생한 콜레라 감염사태의 경우도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중이지만 환자가 여행중 갔던 음식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50대 남성 환자의 경우 부인, 자녀 등과 함께 남해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고 여행지에서 들른 음식점에서 오염된 어패류나 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1, 2, 3번째 콜레라 환자는 대계항 인근의 오염된 해수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콜레라는 한동안 구체적 감염원이 특정되지 않아 불안감이 컸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콜레라는 손 씻기, 끓여먹기, 익혀먹기 등 개인 위행수칙만 잘 지켜도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대계항에 대한 강제조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콜레라 발병 소식에 거제 부근과 부산, 제주도까지 횟집, 수산물 시장은 손님이 끊겨 경제적 타격이 큽니다.


브라질에서 시작된 지카 바이러스가 싱가포르에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발생 2주만인 9월 11일 318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지에 거주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수십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지를 방문했던 말레이시아 여성도 확진자로 판명됨에 따라 싱가포르발 지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보건 당국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백신이 없는 현재로선 모기 박멸과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에 대한 여행 자제 등 예방만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제주도 연안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돼 환자 발생이 우려된다며 어패류 섭취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8월 26일 제주항 등 11개소 연안 해수를 대상으로 비브리오 콜레라균과 패혈증균을 조사한 결과, 비브리오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3곳에서 검출됐다고 9월 1일 밝혔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바다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일반적으로 바닷물 온도가 18℃ 이상일 때 증식하기 시작해 온도가 높아지면 급격히 증식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오염된 어패류를 먹거나, 오염된 바닷물에 상처 난 피부에 닿아 감염되는 제3군 감염병으로, 치사율이 40∼50%에 달합니다. 감염되면 20∼48시간에 이르는 잠복기 이후 급성발열과 복통, 오한, 혈압저하, 구토, 설사 등의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발열이 시작된 지 36시간 후 피부병변이 주로 하체부터 나타납니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8∼9월에 집중되며, 2016년 8월 현재 전국에 27명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제주에서도 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명이 사망했습니다. 작년에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37명이 감염돼 13명이 사망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날 것의 어패류 섭취를 삼가고, 상처 난 피부가 바닷물에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질병관리본부(KCDC)는 9월 9~14일 이슬람교의 성지 순례(하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달 27일까지 메르스 환자가 모두 168명 발생했습니다. 이 중 58명이 숨져 치사율은 34.5%나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처음으로 메르스가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5월 20일, 농작물 재배 관련으로 바레인을 방문한 68세 남성이 '중동 호흡기 증후군'인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처음으로 보도됐습니다. 당시 국민들은 '메르스'가 무언지 몰라 어리둥절해 했고 보건당국과 의료진들도 메르스에 대해 제대로 몰라 확산됐습니다. 2012년부터 지난 3년간 354명의 메르스 사망자를 낸 사우디아라비아조차 이 병의 정확한 감염 경로를 밝히지 못했고 치료 백신 역시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안이한 정부 대처로 작년 7월 28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5월 20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 발병 후 69일 만에 메르스 종결 선언를 할 때까지 확진 환자는 모두 186명이었고 그중에 사망한 피해자는 모두 36명이나 됐습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는 경제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사람들은 제대로 외출도 하지 못했습니다. 재난 영화에서나 보았던 비극이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감염병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어 국내 의료진과 국민들이 빠른 시일내에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는 방안만이 해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