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열대야에 사랑받는 제주의 맛
제주도는 여름 시즌 인기 높은 관광지로 꼽힙니다. 그런데 올해는 제주 산간을 제외한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있는 가운데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 이어져 지난 7월 18일부터 무려 한달간 열대야가 계속됐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중국에서 유입되는 열기에 아열대 기온으로 변화하는 제주의 날씨에 한여름 입맛을 당기는 대표 음식은 자리돔 자리물회입니다. 자리돔은 제주의 특산품으로 5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입니다. 자리돔으로 만든 회, 자리물회, 자리젓 등은 많은 미식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값도 아주 쌉니다.
서귀포시 보목동 지역의 특산 수산물인 '자리돔'과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배경으로 한 수산 관광 축제로, 자리돔 가요제, 맨손으로 자리돔 잡기 등 다채롭고 특별한 행사가 열립니다. 푹푹 찌는 날씨에 물회로 늦더위를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회는 매콤 달콤 새콤한 맛에 각종 채소와 해물이 어우러져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찾는 데 제격입니다. 자리 물회는 여름철 제주도 대표 음식입니다.
자리 물회는 타지에 나가 있는 제주도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으로 꼽힙니다. 물회는 뱃사람들의 음식이었습니다. 뱃사람들은 고기를 잡으러 갈 때 항상 고추장과 된장을 챙겼습니다.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회를 쳐 먹기 위해섭니다.
자리돔은 손가락보다 조금 긴 10센티미터 남짓한 생선으로 붕어처럼 생겼습니다. 잔(작은) 돔이란 뜻으로 워낙 작아 뼈째 먹는 생선으로 유명합니다.
모슬포와 서귀포 보목포구가 유명합니다. 방어가 많이 잡히는 모슬포 앞바다에서 자리돔은 원래 방어의 미끼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생선은 잡으러 간다고 하지만, 자리돔은 뜨러 간다고 말합니다. 물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띨 정도여서 코가 촘촘한 그물을 던져 바닷물에서 떠내 듯 건져냅니다.
자리돔은 뼈째로 먹기 때문에 단백질뿐만 아니라 칼슘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지방은 적고 양질의 단백질이 많은 다이어트 식품입니다. 양념으로 들어가는 된장이나 고추장에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는 만큼 국물 섭취만 주의하면 자리 물회는 영양식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열대성 어종인 자리돔은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 일대에 많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전문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벵에돔낚시를 방해하는 잡어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명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 자리돔 물회는 맛이 각별합니다.
본래 제주의 여름 음식은 ‘냉국’입니다. 만들기 쉽고, 단촐 하지만 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는데 냉국은 최고입니다. 나물을 손질해서 날된장으로 버무리고 냉수를 부어 간을 맞추면 끝입니다. 불이 없이도 되는 초 간단 메뉴로 요즘은 갖가지 재료와 양념을 넉넉하게 넣으면 더 맛이 나겠죠.
들로 바다로 바깥활동이 주된 생활이었던 제주 사람들에게 냉국은 정말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은 야외음식이기도 했다. 삶은 배추, 물외, 미역이나 톳에 된장양념을 해서 갖고 다니다가 냉수를 부어 먹으면 갈증을 가셔줍니다.
물론 냉국은 제주에만 있는 음식은 아닙니다. 다른 점은 ‘날된장’을 쓴다는 겁니다. 제철인 한치오징어를 살짝 데쳐 채 썰어 한데 섞으면 오징어 냉국이 됩니다. 거기에 고명으로 부추를 송송 썰어 얹고 식성에 따라 풋고추 한 두 조각 띄웁니다. 된장은 전통 발효식품입니다. 우리가 된장을 생으로 먹을 일이 ‘쌈장’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된장냉국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식초입니다.
요즘은 설탕도 넣어 단맛에 길들였는데 단맛이 나는 파프리카나 참외 같은 재료를 섞어 쓰는 것도 좋습니다. 대파, 다시마, 무 같은 재료를 한데 끓여 채수를 우려낸 다음 식혀서 맹물대신 쓰면 감칠 맛이 납니다. 냉장고에 넣었다가 끼니때마다 써도 되고 얼음을 만들어도 됩니다. 된장과 약간의 고추장, 식초를 섞어 한꺼번에 냉국양념소스를 만들어 놓고 쓰면 편리합니다. 발효균이 살아있는 날 것으로 먹고 싶다면 살균처리 되지 않은 전통된장이나 식초를 넣는 게 좋습니다.
향긋한 냄새에 아삭하고 단맛이 일품인 참외, 여름철 과일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참외는 90%가 수분이어서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나머지 10%는 과당과 식이섬유, 비타민 등입니다. 엽산도 많이 들어있어 임신부에게 특히 좋습니다. 칼륨 함량이 풍부해 이뇨작용이 있는데요, 붓기를 빼는데 도움이 됩니다. 열량도 100그램 당 35kcal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참외 씨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 얘기가 많지만 잘못된 상식입니다. 정상적인 참외 씨는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참외 씨 주변의 과육 색깔이 변할 정도로 숙성되거나 냄새가 날 정도라면 참외 씨를 먹을 경우 배탈이 나기도 합니다. 참외는 찬 성질을 갖고 있어 장이 민감한 사람이 빈 속에 먹으면 탈이 날 수 있습니다.
참외는 우리 민족의 과일입니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에서처럼 노란 참외를 구경하기 힘듭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우리와 같은 참외는 드뭅니다. 참외는 우리나라에서 개량돼 토종으로 ‘외’는 오이의 준말입니다. ‘참외’, 말 그대로 진짜 오이라는 뜻입니다.
참외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알록달록한 개구리참외, 노란 꾀꼬리참외, 검은 먹통참외, 속이 빨간 감참외, 길쭉한 술통참외, 둥그런 수박참외 등이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땅에선 개똥참외, 쇠뿔참외, 호박참외, 수통참외, 사과참외 등 다양한 참외가 자랍니다.
참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팔리는 곳은 경북 성주입니다. 전국 생산량에 70%가 성주에서 나고 유통량에 60%가 성주 참외입니다.
참외 조수익 5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은 성주군은 참외의 중국진출에 행정력을 집중해 지난해 4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 바우젠 거리에 성주참외 홍보관을 건립했습니다. 홍보관 건립 1주년을 맞이한 지난 4월 26일 제주도 바우젠 거리에서는 산지 직송된 신선한 성주참외 시식행사를 비롯해 참외나눠주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성주군은 제주관광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주도 내 성주참외의 홍보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중국인의 경우 황금색과 숫자 8을 좋아해 8개들이 노란색의 소포장 참외는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밖에 제주도의 유명 먹거리는 한라봉, 갈치, 옥돔 등 다양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은 아무래도 흑돼지입니다.
제주도 흑돼지는 특유의 온화한 기후와 풍토에서 자라 식감과 맛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제주 흑돼지를 찾는 사람이 늘자 이를 악용하는 상인들이 늘어나 비난을 받는 사례가 많습니다.
많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흑돼지 공급량을 감당하지 못해 백돼지의 껍질을 벗겨 흑돼지라 속여 팝니다. 이 때문에 제주도 흑돼지 맛집은 믿을 만한 곳을 찾아야 합니다.
흑돼지와 백돼지를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껍질에 박혀 있는 털 자국인데 까만 털의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흑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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