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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매거진/제주의 새

새끼 지키기 위해 다친 듯 행세하며 멀리 유인

제주한라병원 2016. 7. 28. 09:29

새끼 지키기 위해 다친 듯 행세하며 멀리 유인
꼬마물떼새(학명: Charadrius dubius)


꼬마물떼새는 물떼새과 조류중 작은 편이다. 그래서 물떼새라는 이름 앞에 꼬마라는 호칭이 덧붙여진 것이다. 꼬마물떼새, 흰목물떼새, 흰물떼새, 왕눈물떼새는 이름만큼이나 서로 비슷하게 생겨서 좀처럼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앙증맞은 꼬마물떼새는 암수가 똑같이 생겼다. 노란 눈테가 특징이며 산새들과 같이 둥지를 만들지 않고 자갈밭이나 모래둑에 3~4개의 알을 낳아 암수가 번갈아 품는다. 알은 둥지 주변의 자갈이나 모래와 비슷하여 쉽게 확인이 어려울 때가 많다. 위장의 천재라고 할 수 있다. 천적이 둥지 가까이로 다가오면 어미새는 다리를 다친 듯이 절뚝거리기도 하고, 날개를 다친 듯이 퍼득거리며 사람이나 천적을 알에서 멀리 유인하여 둥지를 보호 한다.


30도를 육박하는 한낮의 뜨거운 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암수가 교대로 10여일간 포란을 한다. 날씨가 너무 뜨거우면 날개를 펴서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몸에 물을 묻혀와 더위를 식히기도 하며, 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알을 굴리며 새 생명이 무사히 태어나기를 기도하며 뜨거운 태양 아래서 알을 보호한다.


산새들은 새끼가 태어나면 일정기간 어미새에게서 먹이를 받아먹으면서 깃털이 자라고 날 수 있을 때까지 둥지에서 지낸다. 하지만 꼬마물떼새는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깃털이 마르자마자 곧바로 둥지를 떠난다. 어미새를 쫒아서 주변의 풀숲이나 바위틈으로 이동하여 숨기를 시작한다. 천적이 나타나면 어미새는 소리 높여 운다. 어린새는 재빨리 주변 지형을 이용하여 숨어서는 30분이 지나도록 미동도 않은 채 천적이 멀어지기를 기다린다. 살기 위한 본능이 대단하다. 어린새들은 제 힘으로 날 때까지 위장술과 먹이 사냥 방법을 어미새들로 부터 배우고 험한 자연의 세계에서 살아가게 된다.


비를 맞아가며 알을 품는 수고를 통해서 2세를 키워나가는 생명의 소중함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