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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의 태곳적 신비감이 살아 숨쉰다

제주한라병원 2016. 3. 3. 13:05

캐나다 로키의 태곳적 신비감이 살아 숨쉰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태곳적 자연의 신비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티베트의 라싸에서 네팔의 카트만두까지 이어진 우정공로와,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중국 카슈가르까지 연결된 카라코람 하이웨이 등은 히말라야 5000m 이상의 만년설을 보며 달릴 수 있는 지상 최고의 하늘길이고, 슬로베니아 피란에서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를 거쳐 몬테네그로의 코토르까지 달리는 아드리아 해의 해안 길은 그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바닷길이다. 이처럼 지구별에는 자연의 순수함과 태곳적 신비로 가득한 자연을 감상하며 사람과 하나가 되는 길들이 여행자의 눈과 마음을 유혹하기 위해 저마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중에서 캐나다 로키를 대표하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자연과 야생 동식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로키 여행의 관문인 밴프에서 재스퍼까지 이어지는 약 300km의 고속도로를 일컫는 이 길은 하얀 눈과 어우러진 로키 산맥의 웅장함과 에메랄드빛의 호수 그리고 뾰족한 침엽수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원시적인 신비감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그 어느 길보다 독특한 이미지를 자랑한다. 특히 거대한 콜롬비아 빙원과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 낸 협곡과 폭포 등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의 힘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유네스코에서 특별히 관리하는 아사바스카 빙하, 까마귀 발을 닮은 크로우풋 빙하, 아사바스카 빙하가 만든 폭포 등과 마주치는 순간 입에서 감탄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온다.







로키 산맥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자유의 낭만. 


아사바스카 빙하의 거대함과 웅장함에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아사바스카 빙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지인들. 

그림 같은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어디서부터 여행을 시작해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밴쿠버에서 기차로 재스퍼까지 온 여행자들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되고, 밴프에 온 여행자라면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레이크 루이스 호수에서 출발해 재스퍼 국립공원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보통 여행자들은 환상적인 에메랄드빛의 호수가 많고, 캐나다 로키 산맥에서 가장 아름다운 밴프에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1960년에 개통된 이 길의 진면목은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 경계에 있는 선왑타(Sunwapta) 패스를 넘으면서 시작된다. 깎아지른 산과 산 사이에 자리한 거대한 콜롬비아 빙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로키 산맥이 숨겨놓은 자연의 비경을 하나둘씩 속내를 드러낸다. 길은 왕복 1차선으로 비교적 좁지만 차량이 그리 많지 않아 한적하게 로키 산맥의 진수를 맛볼 수 있고, 느림의 미학을 꿈꿀 수 있는 이곳에서 과속은 당연히 금물이다. 천천히 차창으로 지나치는 다양한 산과 호수들을 감상하면서 구절양장의 길을 달리다가 마음에 드는 풍광이 있으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멋진 사진 몇 장으로 자신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운이 좋은 여행자라면 자작나무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 흑곰을 만날 수도 있고, 잣나무 뒤편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사슴도 볼 수 있다.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원시적인 자연의 느낌을 그대로 보존한 로키 여행은 분명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대부분의 캐나다 국립공원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답고 빼어난 자연경관을 원시적인 형태로 보존하고 있다. 이는 웅장한 산악미와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로 로키가 가진 고유한 기능을 훼손하지 않고 세계 각처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처럼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야생 동식물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동시에 즐기며 여행할 수 있는 지구상 최대의 여행지인 셈이다. 그러나 이 길의 진정성은 산과 호수 그리고 야생 동식물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빙원과 빙하를 눈으로 보고 발로 걷기 위해서다. 로키의 보석이라 불리는 콜롬비아 빙원은 두께 100m - 370m에 이를 만큼 그 규모가 북반구에서 북극 다음으로 크다고 한다. 이 거대한 빙원은 8개의 빙하로 구성되어 있고, 이곳에서 녹아내린 물은 동쪽으로 대서양, 서쪽으로 태평양, 북쪽으로 북극해로 흘러간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이곳을 생명의 원천이라 부르며 적극적으로 자연을 보호한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리다가 가끔씩 만나게 되는 자연 호수 

마치 에메랄드 물감을 뿌려 놓은 듯 너무나 환상적인 페이토 호수의 물색깔. 

바람도 구름도 잠시 쉬었다 가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산에 쌓이는 적설량보다 녹아내린 물이 많아 점점 빙원과 빙하의 규모는 작아지고, 사람들의 왕래가 시작되면서 점점 더 빙하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하지만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여행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아사바스카 빙하 체험은 평생 잊히지 않는 추억거리다. 차량 1대에 20억이 넘는 특수 설상차를 타고 빙하를 달리는 기분을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 수 있을까? 차바퀴가 어른 키만큼 큰 설상차는 아사바스카 중간 지대인 2133m에 사람들을 내려놓는다. 거대한 빙하를 직접 발로 밟으며 푸른빛이 도는 융빙수를 만져보고 마실 수도 있다. 북극이나 남극에서 가능한 이런 체험을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 물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설상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안내자와 함께 빙하 트레킹도 해볼 만하다. 졸졸 녹아내리는 융빙수 물줄기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빙하와 안드로메다 산이 빚어내는 멋진 풍경을 감상하노라면 캐나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의 진수를 느끼게 된다.

◀ 앙리 마티스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