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
바다의 건강함을 빼닮은 '동복마을'
바다가 부르는 여름이다.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고, 바다에서 난 싱싱한 각종 해산물을 먹는 것은 여름에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다. 그리고 뭐니 뭐니해도 빠질 수 없는 것은 자동차를 타고 바닷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시원함. 자동차를 타고 내달리고 있기만 해도 가슴속이 '뻥' 뚫리는 쾌적함은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 작은 해안마을 제주시 동복리
제주도내에는 용담~이호 해안도로, 하귀~애월 해안도로, 신창~수월봉 해안도로, 성산~세화 해안도로가 있다. 그 중에서도 제주시에서 동쪽방향으로 함덕, 북촌을 지나 성산~세화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동복~김녕해안도로가 나오는데 이 해안도로의 시작을 알리는 동복이라는 작은 해안 마을은 국도와 해안변이 인접해 있어서 해안경관이 뛰어나고 해산물도 풍부하다.
최근에는 관광체험어장으로 유명한 마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동복에는 제주 바다의 건강함을 닮아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동복리의 가구수는 260여 가구로 700여명의 마을사람들이 모여 산다. 농사를 짓는 주민들도 많지만 지경이 넓지 못하고 농토가 자갈밭이어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반농반어'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동복해안에서는 전복이나 소라, 생선 등이 많이 잡혀서 낚시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관광체험어장도 이런 마을의 특징을 관광과 접목시킨 것으로 동복리의 '관광상품'이라면 관광상풍이다.
# 바다가 주는 '해산물', 건강의 보배
해산물이 풍부하다 보니 마을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매 식사 때마다 해산물을 충분히 먹었다는 것이 동복리의 '건강비결'이다. 동복리 마을 어귀에서 만난 이영진씨(48.여)는 "지금이야 어획량이 많이 않아서 예전만큼 많이 먹지는 못해도 어렸을 때부터 바닷가에 가서 미역이나 톳도 뜯어다가 국도 조리해 먹고 무침으로 반찬도 해먹고, 해산물을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 지역이라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제주의 해녀, 동복리에도 '물질'을 평생 '업(業)'으로 삼아 살아온 할머니들이 많다. 예전만큼 전복이나 소라의 어획량이 많지 않아서 관광체험어장 입구에 식당을 열어 직접 바다 속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재료로 해안도로를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직접 판매도 하고 있다.
# '바다밭'을 터전으로 살아온 부지런함도 '건강비결'
관광객 등을 상대로 동복 앞바다에서 올린 해산물을 소재로 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식당에는 대부분 60대 후반의 할머니들이 대부준이다. 60대 후반이라고들 말을 하지만 '할머니'라고 부리기에는 좀 송구스러운(?) 느낌이 들 정도로 정정하고 젊었다. 성게국수, 회국수 등을 판매하고 있는 이 음식점 역시 100%산 '동복 해산물'을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옥녀 할머니는(70) "16살부너 물질을 시작해 지금까지 밭일이며 물지을 하면서 바쁘게 살다보니 아플 틈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건강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지금이야 햄버거니 피자니 우리 어렸을 적에 들어보지도 못한 음식들이 많지만 옛날이야 여기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이나 밭에서 나는 것이 전부였다"면서 "그렇게 자연에서 나오는 재료들로만 음식을 마들어 먹었으니 당연히 건강할 수 밖에 없었지"라며 다시 한번 '신토불이'를 강조했다.
동복리 마을 해안가를 따라 돌담처럼 빙 둘러 쌓인 성을 볼 수 있다. 환해장성이다. 고려 원종 11년(1270년)에 삼별초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인데 조선조에 와서는 왜구를 막기 위한 성벽으로 변하여 여러 차례 증축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동복마을 사람들의 건가은 바다가 주는 건강함과 더불어 삼별초와 왜구들로부터 제주를 보호해주던 환해장성이 천기(天氣)를 이어받아 각종 질병으로부터 도복마을의 건강과 무사 안녕을 빌어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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