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교통체계 마련 시급

 

제주형 교통체계 마련 시급

 

 

 

일상으로 다가온 교통문제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다. 갓 구운 식빵을 향기 좋은 커피와 곁들여 먹는 것처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한다. 주차난이 심각해진 최근에는 골목을 여러 번 돌다 주차 공간을 발견하여 느끼는 기분도 소확행의 하나로 여겨진다. 주차 공간을 비롯한 교통 문제가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인의 하나가 된 방증일 것이며, 그만큼 실효성 있는 교통정책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 성장 과정에서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교통 혼잡은 교통정책에서 다뤄지는 핵심 사안 중 하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해 동시간대에 움직이도록 사회가 조직되어 있는 한 교통 혼잡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도로를 건설할수록 새로운 교통 수요를 유발하여 교통 혼잡은 가중된다는 톰슨의 역설(Thomson’s Paradox) 논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삶의 질 향상과 편의를 위해서는 지역에 적합한 교통정책 수립과 다양한 개선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주 교통체계의 문제 제주도의 경우 제주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 교통 정책이 이루어졌고, 도시의 성장과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도시개발이 먼저 이루어진 이후 대중교통 체계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도시구조와 교통 체계 간의 부조화 문제를 발생시켰다. 도심지에 세대수 당 주차 면이 1대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빌라 등의 건축허가가 가능했던 정책을 예로 들 수 있다.

 

제주도는 심화되고 있는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거주자 우선주차제와 차고지증명제, 렌터카 총량제, 버스 준공영제 등을 추진했거나 계획하고 있고,수요응답형 버스, 광역환승센터, 버스정보시스템, 배터리매니지먼트 시스템, 수소버스 도입, 트램,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교통수단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성공보다는 시행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려 있고, 제주 교통정책이 공급 위주로 추진돼 실질적인 교통수요관리나 개인·대중·녹색교통의 균형 부분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제주 교통정책의 방향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장기 계획에 근거한 합리적 투자 △교통 수요 저감 정책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실용화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통한 능동적 대처 등이 감안된 제주형 교통 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행정적 측면인데, 기능별로 분산된 현행 교통 행정 조직을 일관된 교통행정 수행에 적합한 통합형 교통행정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교통수단이 연계된 교통정책을 통합된 부서에서 관리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창출은 물론 자동차·항공·해운·신교통수단·주차정책까지 융합된 교통행정 선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감안하여 지방정부가 대중교통을 완전히 책임지는 완전 공영제나 버스 이용 요금의 무료화와 같은 진일보 한 정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차 위반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전제로 주차 빌딩과 같은 주차시설의 획기적 확충과 이용 요금의 대폭 감면 등과 같은 서민들의 피부에 닿는 현실적 교통정책도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제주도를 신 교통 특구로 지정하여 육성할 필요가 있는데 단순한 목적 달성을 넘어서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미래 교통체계를 선도적으로 계획할 적기이기 때문이다.

 

제주형 교통체계 구축 필요 현재 제주도는 작년에 확정된 제4차 제주도 대중교통계획의 정상 추진과 제주형 수소 트램, 서귀포 경비행장 개발사업, 신항만 건설 등과 같은 굵직한 현안과 마주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통문제 해결 방안 정책은 대부분 대동소이 한데 △합리적 교통수요의 관리에 따른 교통 체계 개선 △대중교통중심 체제의 강화 △교통 기반 시설 공급 확대 △도로망 체제 정비 및 신호 운영체계 개선 △주차문제 해결과 이용자들의 교통질서 의식함양 △선진 교통문화 정착 등이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일반적인 정책방향 보다는 제주에 적합한 혁신적인 교통정책 수립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하며 안정성과 효율성이 담보된 제주형 교통 체계 구축이 필수다. 또한 급박하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해서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도민 사회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언론인 윤정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