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스마트폰 등 활용해 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개념
일과 생활의 조화로운 삶 추구…기업의 새로운 복지 수단으로 각광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지방소멸 막을 대안으로 부상
요즘 워케이션(Workation)이란 단어가 뜨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여가’(vacation)의 합성어다.
휴가지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를테면 제주도의 호텔에서 낮에는 일하고 퇴근 후나 공휴일에는 호텔 수영장이나 인근 관광지, 맛집 등을 찾아다니는 식이다.
2010년 전후 노트북·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공간 제약 없이 전 세계를 여행하며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등장했던 ‘디지털 노마드(digital+nomad·유목민)’와 비슷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영국 BBC방송도 중남미와 유럽 25개국에서 원격근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6개월~2년짜리 ‘디지털 노마드 비자’발급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케이션은 2015년경 유럽과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후 일본에서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유연 근무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워케이션이 트렌드가 되고 있음은 각종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기업인사담당자 대상 워케이션 인식 조사 결과, 제도 도입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63.4%에 달했다.
워케이션의 기능과 효과 중 업무의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61.5%로 나타났다. 직무 만족도 증대와 직원 삶의 질 개선, 복지 향상 등의 효과도 기대됐다.
또 지난해말 취업정보 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 9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워케이션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85.2%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복지 차원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65.5%로 가장 많았다.
호텔스닷컴이 지난해 11월 국내 직장인 1,000명과 고용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만족도가 노사 모두에게서 높게 나왔다. 이 조사 결과에 의하면 근로자 73%가 워케이션이 유익하다고 응답했고, 고용주의 86% 또한 직원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른 장점으로는 근로자는’ 정신건강 관리와 향상(45%)’, ‘영감 및 창의력 향상(42%)’ 을 꼽았다. 고용주는 영감 및 창의력 향상에 58%, 직원의 업무 효율성 및 생산성 향상에 54% 가 동의했다.
이처럼 워케이션은 이제 기업의 새로운 복지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제도로 평가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방 소멸을 막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근로자가 짧으면 2주에서 길게는 수개월 동안 관광지에 체류하면서 인근 지역과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국내 워케이션의 경제적 파급효과’ 자료에 따르면 경제적 효과 약 3500억원, 고용유발효과 약 2만7000명, 생산유발효과 약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워케이션이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얼마든지 연계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 지자체들은 워케이션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주도를 비롯한 강원도, 부산시, 전남, 경남 등이 앞다투어 다양한 체류·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기업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워케이션 성장 가능성과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도가 워케이션의 ‘성지’로 자리매김될 여건은 충분하다.
우선 제주는 청정 자연환경을 지닌 국내 최고의 관광지라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에다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제주를 워케이션 목적지로 여기고 있는 점, 민간 분야에서도 워케이션을 위한 공유 오피스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워케이션의 최적지가 될 가능성은 다른 지역을 능가한다.
워케이션은 새롭고 낯선 지역에서의 업무를 통해 효율성을 향상시킴은 물론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워케이션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더해 ‘워라벨(일과 삶의 규형)’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특성상 워케이션은 확산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제 워케이션은 신성장 관광산업의 하나로 확고한 위상을 세워가고 있다.
현재 50대 이상의 장년·고령층은 대다수가 삶과 일이 어긋난 상황에서 살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업이 생계 수단에 불과하다 보니 일터를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 여기지 않은 것은 당연시됐다.
요즘 세대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일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젊은 층의 증가가 제주도의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제 제주만의 독특한 워케이션 모델 수립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진다.
<언론인 윤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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