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연재종료코너/안대찬세상만사

여동생의 몸에는 강력한 악귀가 붙어 있어

제주한라병원 2022. 4. 12. 09:19

역사 속 세상만사- 이집트 이야기 / 위대한 라 신이 준 미녀 ② -

 

위대한 신 콘수 신이 도움으로 공주는 건강을 되찾게 돼

악귀가 물러간 날을 성스런 날로 정해 제물 바치며 기념

 

 

‘위대한 라 신이 준 미녀’라는 뜻의 ‘네페루 라’의 아버지인 베크텐 왕의 사신으로부터 왕비의 여동생인 벤트레쉬트 공주가 이상한 병에 걸렸고, 이를 치유할 마법사를 보내주길 청한다는 편지를 전해받은 파라오 람세스 2세는 현명한 서기들과 마법사를 궁으로 데려오라고 명했다. 람세스 2세는 그들 가운데 가장 현명하고 학식이 높은 대서기 테후티엠헵을 골랐다. “그대는 지금 당장 출발하여 왕비 여동생의 병을 치료하도록 하시오.”

 

파라오의 명을 받은 대서기는 곧 여장을 꾸린 후 베크텐 왕의 사신과 함께 출발했다. 몇 달간의 여행 끝에 드디어 도착해보니 공주는 여전히 병석에 누워 있었다. 대서기가 마법을 이용해 공주의 병세를 살펴보니 악귀가 공주의 몸에 들어있었다. 그러나 그 악귀는 매우 강력한데다가 완강하게 빠져나오길 거부하여 대서기의 마법으로도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없었다. 대서기는 결국 악귀 쫓아내는 것을 포기하고 베크텐의 왕에게 제안했다. “공주님 몸 안에 있는 악귀를 몸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바라옵건대 다시 한 번 사신을 이집트에 보내시어 위대한 신 콘수의 도움을 청하소서. 악마를 쫓는 콘수 신은 이집트 남부에 있는 테베의 신전에 계십니다.” 왕은 즉시 콘수 신에게 보낼 많은 선물을 준비하고 삼엄한 호위를 딸려 대서기를 이집트로 보냈다.

 

대서기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파라오는 오늘날의 룩소르인 테베의 콘수 신전으로 갔다. 신전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성소 안에 달의 신이자 악귀를 쫓는 신 콘수의 조각상이 모셔져 있었다. 파라오는 위대한 콘수의 조각상 앞에 서서 기도했다. “공명정대한 주인 콘수여. 나의 사랑하는 왕비 네페루 라의 여동생을 치료하여 달라 청하기 위해 제가 왔나이다. 당신의 영혼 카로 하여금 이 조각상에 임하게 하시어 저의 가장 강력한 마법사조차 물리치지 못하는 악귀를 공주의 몸에서 몰아내 주시옵소서.”

 

람세스 2세가 기도를 마치자 위대한 콘수 신의 조각상이 그의 기도에 답하듯이 두 차례 머리를 기울였다. 람세스 2세는 테후티엠헵에게 콘수 신의 응답을 전하고 모든 예를 갖추어 콘수의 작은 조각상을 모셔가도록 명했다. 다시 몇 달간의 긴 여행 끝에 대서기 일행은 베크텐에 도착했다. 콘수 신의 조각상을 본 베크텐의 왕은 땅에 이마를 대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콘수 신께 영광 있으소서. 악귀를 쫓는 신이시여. 나의 불쌍한 공주를 측은하게 여기시어 부디 악귀를 몰아내 주시옵소서.” 왕은 모든 예를 갖춰 공주가 있는 침실로 콘수 신의 조각상을 모시고 갔다. 콘수 신의 모습을 본 악귀가 즉시 공주의 몸을 빠져나오니 공주는 의식을 회복하고 다시 옛날처럼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공주의 몸 속에서 나온 악귀는 콘수 신에게 말했다. “이집트의 위대한 신 콘수시여. 베크텐은 이제 당신의 도시이며 그 주민은 당신의 종입니다. 나는 이제 내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 다시는 위대한 이집트 왕비의 여동생을 괴롭히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물러가기 전에 한 가지 청할 것이 있습니다. 베크텐 사람들에게 명령하시어 매년 하루는 나를 기념하는 날로 정해 주십시오.” 콘수 신은 악귀의 청을 받아들였다.

 

베크텐의 왕과 신하들, 그리고 주민들은 콘수 신과 악귀가 말하는 것을 듣고 급히 제물을 바치고 이 날을 성스러운 날로 정했다. 이윽고 악귀가 물러나자 공주의 병이 완쾌되고 베크텐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베크텐 왕은 콘수 신이 자기 나라에 남아 베크텐의 신이 되어주길 원했기 때문에 콘수 신이 가능하면 오래 머물기를 바랬다. 콘수 신의 조각상이 베크텐에 있은지 3년 4개월 5일이 지났을 때였다. 평소처럼 베크텐의 왕이 콘수 신 앞에 무릅을 꿇고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콘수 신이 말했다. “베크텐의 왕은 내 말을 들으라. 나의 거처는 이집트의 성스러운 도시 테베이니라. 이제 나는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왕이 당황하여 콘수 신을 바라본 순간 콘수 신의 영혼 카는 조각상을 떠나 황금 매의 모습으로 변해서 빛처럼 빠르게 산들과 사막을 넘어 이집트 테베로 날아갔다. 콘수 신이 떠나자 왕은 즉각 명령을 내렸다. “콘수 신이 여기를 떠나 이집트로 돌아가셨다. 서둘러 그 분의 거처를 다시 이집트로 돌려보낼 준비를 하거라.”

 

왕의 명령에 따라 콘수 신의 조각상은 마차에 실렸고 많은 선물과 함께 이집트를 향해 출발했다. 몇 달 후 테베에 도착한 콘수 신의 조각상은 성소에 무사히 안치되었다. 이후 람세스 2세는 네페루 라 왕비와 함께 행복하게 살면서 평화롭게 이집트를 다스렸다. 왕비의 여동생도 콘수 신의 축복으로 다시는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여생을 마쳤다.

 

<다음 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