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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으로 선정

제주한라병원 2021. 7. 28. 13:17

유치하고 투박한듯 하지만 그로테스크한 느낌 물씬
8개의 곡이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느슨하게 이어져

 

89년생인 ‘이민휘’는 2011년 2인조 여성 인디밴드 ‘무키무키만만수’로 데뷔했다. 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했던 ‘이민휘’는 한 개인의 질문을 여덟 개의 이야기로 묶은 그의 첫 번째 솔로앨범 ‘빌린 입(2016년)’은 닫힌 입을 여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한다. 음반 전체적인 분위기는 네오포크적 성향이 강하고 진중한 느낌의 포크송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의 중장년층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겠지만 현재의 진보된 포크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최고의 명반이라 생각한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에 선정되면서 그의 음악은 빛을 발한다.

흔히들 포크 음악은 기타와 보컬만을 생각할 수가 있는데, 이 앨범을 네오포크라고 하는 데는 음악을 들어보면 이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 앨범을 보면 앨범커버 사진부터 심상치가 않다. 그가 2010년도부터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는데 과제용으로 마장동 축산시장에서 촬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육점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커다란 붉은색의 고기를 손질하는 모습은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물씬 묻어나온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말해야만 하는 것, 말해야 함에도 하지 않는 것, 말해봤자 안 하느니만 못한 것, 말이 할 수 없는 것 등의 메시지, 즉 앨범이 다루고 있는 말에 대한 두려움과 회의를 앨범커버 사진에 넣고 싶었고, 물론 유치한 듯 투박하지만, 스무 살부터 거의 7년간의 이야기를 모은 앨범이라 한번은 거쳐야 할 관문으로 이때 안하면 언제 하냐는 식으로 작업했다고 전한다.

모두 8곡으로 이루어진 앨범을 살펴보면, 첫 곡 ‘돌팔매’는 마치 막연한 두려움과 혐오에 대한 돌팔매인지 모르겠지만 마녀사냥을 연상케 한다. 이어서 ‘빌린 입’이 관조적 톤으로 무심하게 노래한다. “해소되지 않는 침묵과 발밑의 숫자들, 여기 이기고 지는 사람은 없는데~, 그대 입과 귀는 그대 것이 아니었다고.” 거울은 진실과 거짓에 대해 바라보는 거울속의 비쳐진 모습을 얘기하면서, 진실을 향해 의심하지 않고 산을 오르며 ‘부은 발’이 이어진다. 여덟 곡 모두가 하나의 이야기로 느슨하게 이어져 있고, 마치 29분간의 한곡을 듣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최근 이민휘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의 부동산 관련 부조리함을 얘기한 다큐멘터리 영화 ‘버블패밀리(2021년)’의 OST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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