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 전 단계서 외상환자 중증도 파악 중요
교통사고 중증도 분류
2018년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된 의료기관의 외상환자 내원 건수는 37,372건이었으며 그 중 중증외상환자 내원 건수는 8,299건(22.2%)이었다. 의료안전망의 구축, 수준 높은 안전예방교육의 결과 10년동안 운수사고에 의한 사망률은 크게 감소했다(인구 10만명당 연 사망자 중 -.5.6명, -38.3%). 10대 사망원인에서 2018년 처음으로 운수사고에 의한 사망이 제외되어 11위를 기록했고 9.1%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운수사고에 의한 사망은 1-9세, 20대에서 2위이고 40, 50대에서 2위이며 많은 수를 차지하는 자살 사망자중의 추락, 운수, 익사, 화상 등을 포함한다면 외상사망자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외상환자의 중증도를 파악하기 위한 결정적 단서를 병원 내원 전 단계에서 파악해야 한다.
약 1달 전 119 상황실에서 응급실로 환자 문의가 왔다. 70대 남자로 보행 중 차와 부딪혀 수상하였지만 의식은 명료하고 생체징후는 안정적이라 하여 수용가능한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처음 이야기만을 듣고는 중증도가 낮다고 판단되었다. 손상의 자세한 기전을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차량 손상은 어느 정도인지, 부딪힌 후 얼마나 날아갔는지 되물었다. 상황실 또한 현장 상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없는 상태로, 현장의 대원에게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흘렀다.
수 분 후 차량손상은 심하지 않고 환자는 차량에서 2~3미터 떨어져 날아갔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정보는 중증외상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중증외상팀을 호출했고 환자는 곧바로 본원의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었다. 환자 상태는 의식이 기면상태로 떨어져 있었고 생체징후도 불안정해지고 있었다. 적극적인 소생치료와 함께 신속한 영상검사가 진행되었다. 두개골 골절, 다발성 늑골골절, 복강 내 출혈이 발견되었고, 신속한 소생술을 실시해 수술적 치료 없이 환자는 무사히 회복되었다.
병원 내원 전의 초기정보는 환자의 치료과정 및 결과에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위의 사례처럼 중증도 분류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초기정보가 더욱 중요하다. 119 상황실에서는 구급차에 부착된 카메라 영상을 통해 현장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증도 분류에 있어 처참한 현장의 모습이나 환자의 상태, 또는 불안정한 활력징후, 의식저하 등은 중증도를 판단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단서이다.
하지만 운수사고에서 차량이 얼마나 함몰되었는지, 피해자가 얼마나 튕겨져 나갔는지, 동승자의 손상정도, 자전거와 보행자 충돌사고에서 자전거 속도는 어느 정도였는지와 같은 단서는 매우 중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정보이다. 따라서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단서를 찾아 수용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응급의료센터의 자원을 배분하는 응급의학과의 판단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핵심적인 외상진료체계 성과지표로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을 사용한다. 이는 외상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 중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돼,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사망자의 비율로 권역외상센터의 설립과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점점 좋아지는 추세다. 특히 광주•전라•제주 권역의 경우 2015년 40.7%에서 2017년 25.9%로 14.8%p 낮아져 가장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권역외상센터가 활성화된 지금이야말로 정확한 초기정보를 기반으로 한 자원의 배분과, 응급의학과와 권역외상팀의 공조를 통해 제주도 외상환자 치료의 큰 결실을 이룰 좋은 기회다.
<응급의학과 최현식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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