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심장뇌혈관센터 심장수술 연간 50례 돌파에 즈음하여
2008년/4월
1. 과거의 모습
A. 가상 증례
1) 50대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왼쪽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통증을 느끼면서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은 심해져 119에 연락하여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혈액검사와 심전도 및 심초음파 등의 검사로 심근경색증이 의심되었다. 이 질환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이 막히면서 오는 질환으로 돌연심장사망의 80%를 차지하며 처음 에피소드에 환자의 3분의 1이 사망하는 무서운 병으로 응급치료를 필요로 한다. 환자는 즉시 심혈관촬영실로 옮겨져 관상동맥조영술을 하였고, 좌측관상동맥이 막힌 것이 확인되어 풍선혈관성형술을 하고 스텐트라는 그믈망같이 생긴 것으로 혈관을 넓히며 고정하던 중 혈관이 일부 찢어지는 합병증이 발생하였다. 스텐트를 한 개 더 넣어 시도했으나 환자는 혈압이 점차 떨어지며 심폐소생술을 하게 되었다. 응급으로 관상동맥우회수술을 해야만 되는데 제주도내에는 심장수술 하는 병원이 없었다. 서울로 후송을 하기에는 환자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불가능 했다. 심폐소생술 한 시간 만에 사망하였다.
2) 60대의 남자가 운동 중에 등쪽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다가 쓰러져 119로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CT 검사를 시행하여 대동맥박리로 진단되었다. 상행대동맥의 일부가 안쪽에서 찢어진게 발견되어 응급수술이 필요했다. 후송을 위해 헬리콥터를 요청했으나 기상이 안 좋아 올 수 없다고 하였다. 항공편을 이용해서 후송을 결정했고 서둘렀기 때문에 3시간만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는데 대학병원으로 후송 도중 사망하였다.
3) 정상분만 후 별 문제 없어 산후조리원에 있던 아이가 생 후 7일째 청색증이 심해져 종합병원으로 옮겨졌고 심초음파 검사에서 좌심저형성증후군이라는 선천성심장병으로 진단 받았다. 두 개의 심실이 있어야 하는데 좌심실이 없이 태어난 것이다. 즉시 수술적 치료만이 살 길이어서 특수주사로 생명을 유지하며 서울로 이송되었다. 그곳 대학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응급으로 1차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2주만에 퇴원했으며 제주로 돌아와서는 서울로 한달마다 올라가 진료 받고 투약하다가 생후 5개월에 2차 수술을 받았다. 역시 퇴원 후 1개월마다 서울로 다녔으며 3개월 지나서부터는 3개월마다 오라고 했다. 어떤 때는 기상이 좋지 않아 예약 날짜를 맞추지 못해 애를 태우기도 했다. 생 후 3년 되었을 때 3차 수술을 받았고 이것이 마지막 수술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수술 후에도 3개월마다 진료 받고 약 타러 서울까지 다녀야했다. 그간 들어간 수술비와 진료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엄마와 환아가 오가며 길에 뿌린 비용과 시간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아이 때문에 서울로 이사 가야겠다는 마음을 여러 번 먹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제주에는 왜 우리 애를 돌보아줄 심장센터가 없는가 하고 도청에 항의 편지도 여러 번 냈었다.
B. 통계
1) 2000년부터 5년간 육지로 이송된 환자(제주도 소방방재본부 통계)
- 1237명 (연평균 247명) 중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이 729명(64%)
- 한라일보 2004년 11월 25일자 보도
2) 2003년 도외로 진료 의뢰된 환자
- 3273명 중 심장뇌질환 환자 수 567명, 추정진료액 187억원
- 제민일보 2004년 11월 25일자 보도
C. 문제점
1) 제주도 내에 심장뇌혈관질환을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할 전문인력과 시설을 갖춘 병원이 없었다.
2) 60만도 안 되는 인구를 갖는 제주도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손해를 감수하며 심장뇌혈관센터를 열만한 병원이 없었다.
3) 심장뇌혈관질환을 다룰만한 전문인력은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근무하지 제주에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외국 자본과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양질의의료와 교육환경이라는 인프라가 우선 조건이다.
2. 심장뇌혈관센터 개소 이후의 변화
A. 연간 심장뇌혈관질환의 진단 및 시술 건수 변화
1) 2004년 12월 제주한라병원이 도내 처음으로 심장뇌혈관센터를 열었다.
2) 심장혈관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관상동맥조영술 및 관상동맥 시술의 건수가 2003년까지는 연간 100건 정도였는데 2004년 230건, 2005년 490건, 2006년 934건, 그리고 2007년에는 1250건을 시행했다.
3) 2007년 3월 제주도내에서 처음으로 개심수술을 성공하였고, 일년간 51건의 심장수술을 시행하였다.
4) 이것은 실제 제주도내의 심장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서울로 이송 또는 의뢰되던 환자가 제주도내에서도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지고 또한 진료의 질이 서울과 대등하다는 판단에서 점차 제주한라병원 심장뇌혈관센터를 찾아주었기 때문이다.
B. 심장질환 초기대응 우수병원 지정 및 2007년 1년간의 진료 성적
1) 2007년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심장질환 초기대응 우수병원으로 제주한라병원을 지정했다.
2) 제주한라병원은 2007년 1년간에 관상동맥조영술 및 시술 건수가 1250건으로, 일년에 1000건 이상 시행하는 병원은 서울의 웬만한 대학병원 수준이다.
3) 제주한라병원에서 2007년 3월 도내 처음으로 개시한 개심수술은 1년에 51건을 하여 이 역시 첫 일년에 시행한 심장 수술건수로는 대단한 성적이다.
C. 제주에서 개심수술이 갖는 의미
1)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2007년 이전에는 응급수술을 요하는 심장환자의 경우 기상이나 항공편 등의 문제가 있거나 혹은 수술까지의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2) 심장병의 치료 방법으로 혈관을 통해서 비수술적으로 치료를 하는 경피적시술에서 시술 도중에 발생한 합병증으로 응급 수술을 요할 때 이제는 즉시 심장수술을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되었으며, 경피적시술을 하는 경우에도 심장수술이 뒤에서 뒷받침되고 있다는 믿음에 시술자가 안정된 마음으로 시술을 하여 시술 성적도 좋아지게 되었다.
3) 제주도에서는 각종 국제적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여러 지역이 유치 경합을 벌일 때 고려 대상에서 우선 시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개심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그 지역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개심수술은 바로 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며 만일의 환자 발생에도 즉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앞으로의 계획
A. 제주도민에 대한 진료 수준의 확대
1) 2007년에는 주로 성인들의 관상동맥 병변으로 인한 허혈성심장병이나 판막질환 그리고 대동맥질환의 수술이 대부분이었으나 앞으로는 영유아의 선천성심장병 수술도 더 많이 시행해 갈 것이다.
2) 말기 심부전 환자들의 경우 심장이식만이 살 길이어서 그에 대한 준비도 해나가겠다.
3) 심장이식의 경우 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많으나 공여자 즉 뇌사 상태이면서 자신의 장기를 내어줄 수 있는 경우는 적어 말기 심부전 환자의 경우 이식수술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선진국에서는 심장보조 장치를 수술로 몸에 심어서 심장이식 수술이 가능할 때까지 도와주는 수술을 행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초보 단계이다. 제주한라병원에서는 이런 차원 높은 의료 수술을 준비하여 말기심부전으로 고생하는 도민들의 고통을 덜어드리려 하고 있다.
B. 육지 환자 및 외국환자 유치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은 특히 심장수술의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해가 갈수록 점차 많은 외국인 환자들이 높은 진료 수준에 비해 의료비가 저렴한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육지에 비해 비자 문제가 쉽게 해결되면서 지정학적으로도 중국, 일본, 한국의 중앙에 위치한 제주도는 의료허브로서의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제주한라병원은 도내 진료에 만족하지 않고 육지의 환자 및 외국의 환자 유치를 하여 제주도의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제주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김성호·심뇌혈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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