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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매거진/제주의 새

세계적 희귀종 저어새

제주한라병원 2019. 1. 24. 13:36

세계적 희귀종…겨울서식지 제주해안은 갈수록 오염

저어새 Black-faced Spoonbill (Platalea minor)

 


희귀(稀貴)하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 희귀는 '드물어서 매우 진귀하다'를 말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이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만은 특히, 자연 동.식물 중에도 조류(鳥類)를 보면 멸종으로 치닫는 많은 종류의 새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새는 크낙새다. 대형 딱따구리로 몸 전체가 검은색이며 배와 허리가 흰색으로 숫컷의 머리꼭대기와 뺨은 붉은색이고, 암컷은 머리전체가 검은색이다. 한국에만 서식했던 극히 희귀한 조류로서 과거에는 황해도, 경기도, 충청도에서 채집 기록이 있었으며 1990년대 이전에는 개성의 송악산과 경기도 광릉에서 번식 하였으나 그 이후로는 기록이 없다. 현재 북한 황해도 지역에 20여마리가 서식한다고 하나 이마저 확인이 어렵다.

크낙새는 왜 멸종 되었을까? 그낙새는 수령이 200년 정도 되는 반고사목이나 고사목에 둥지를 틀어 번식한다. 과거에는 이런 수령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으나 일제강점기부터 산림을 벌채하여 자원화 하는 바람에 숲이 사라지고 말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림(山林)중에 200년 이상의 수령을 가진 소나무나 잣나무가 거의 없어 크낙새가 멸종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어새 역시 희귀한 조류에 속한다. 지구상에 3,900여 마리 만이 생존해 있어서 이들 역시 어느 한순간에 개체수가 감소하여 크낙새와 같은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

저어새들은 겨울철에는 한 지역에 무리를 지어 생활 한다. 얕은 물가에서 먹이를 찾아 먹는 저어새들의 서식지인 습지가 오염이 될 경우 새들은 그곳의 물고기를 잡아먹게 되는 데 이들 물고기가 병원균에 오염염이 될 경우 저어새가 똑같이 병에 걸려 죽게 된다.

2003년에 저어새 최대 월동지인 대만에서 보튤리누스균에 감염되어 70여 마리의 저어새가 희생되었다. 자칫 잘못했으면 월동 저어새가 모두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저어새 보호 활동이 잘 진행되고 있는 대만 활동가들에 의해 최소한(?)의 피해만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과 2011년에 번식지인 인천 인근의 서식지에서 저어새를 비롯하여 오리류들이 보툴리누스에 감염되어 죽어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희귀한 새들이 서식지의 파괴와 각종 질병으로 개체수를 유지하기 조차 힘들어 지고 있다. 제주에서도 저어새들이 겨울을 지내는 성산포와 오조리 인근 해안을 개발한다는 뉴스가 간간히 나올때마다 조류를 아끼는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얼마 전 AI (조류인플레인자) 바이러스가 오조리와 하도리에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AI 역시 저어새를 비롯한 조류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지만 저병원성으로 밝혀져 무척 다행이다. 2017년 12월에는 저어새 한 마리가 폐사되어 발견되어 조류 관계자들을 긴장 시켰지만 다행이 AI와는 상관없이 폐사된 개체라 별 문제없이 지나가 다행이었다. 하지만 언제 다시 겨울철새의 쉼을 방해할 인자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야생의 조류들은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많은 일들을 겪으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희귀한 새들이 우리 제주를 찾고 있는데 이들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안타깝기도 하다.

저어새는 황새목(Ciconiformes) 저어새과(Threskiornithidae)에서 속하는 종으로 전 세계에 모두 6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저어새는 유독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며,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에서는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를 볼 수 있다.

전 세계에 약 3,900개체만이 생존해 있을 정도로 희귀하며, IUCN(국제자연보존연맹)의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에 종 자체를 천연기념물(제205-1호)로 지정하였으며, 동시에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물 Ⅰ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저어새는 암수 모두 깃털이 흰색이다. 부리, 다리 그리고 눈 밑에서 부리로 이어지는 부분이 검은색이며, 북한에서는 ‘검은뺨저어새’라고 부른다.

저어새의 눈 밑에는 반달 모양의 노란색 부분이 있는데, 나이에 따라 개체마다 모양과 크기가 달라서 개체 식별에 도움이 된다. 부리는 밥주걱같이 생겨서 이 부리를 물에 담근 채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저어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남준 조류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