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병원매거진/제주의 새

부리 모양이 수저를 닮은 저어새

제주한라병원 2019. 1. 2. 14:39

저어새

Black-faced spoonbil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6종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에는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2종이 있으며 각각 천연기념물 제 205-1, 205-2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부리의 모양이 수저(spoon)모양이라 저어새 이다.


저어새는 생존개체수의 90% 이상이 우리나라 서해안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1999년 7월 강화군 서도면 석도, 유도, 비도에서 처음 알려졌으며 이곳을 포함하여 2000년 7월 6일 천연기념물 제419호 강화갯벌 및 저어새번식지로 지정하여 보호 하고 있다.

겨울에는 제주도의 하도리와 오조리를 비롯하여 일본, 대만, 홍콩등지에서 지낸다.

제주도 성산포와 하도리에서 26개체수가 도착하여 지내고 있다.

하도리와 오조리는 번식지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 최북단 월동지로서 의미가 있다. 매년 20~30마리가 10월 중순부터 다음해 4월까지 겨울을 지내고 번식지로 이동한다. 저어새는 철새이기도 하지만 간혹 여름에도 관찰 할 수가 있다. 제주도가 이동 경로상에 위치하고 있어 월동지에서 번식지로, 번식지에서 월동지로의 이동 중 무리에서 떨어진 1-2마리가 여름을 지내다 가는 경우가 있기도 하여 제주를 이동 중에 휴식처로도 이용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귀한 새가 제주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의외로 적다는 것이 안타깝게 생각 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저어새의 월동지인 성산포 인근 해안을 개발 한다는 얘기가 간간히 나올 때마다 조류(鳥類)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하고 있다. 개발을 무조건 반대 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이 꼭 필요하다면 시행해야 하겠지만 정확한 영향 평가를 거쳐 인간들의 삶만을 볼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특히 성산일출봉은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으며 바로 일출봉 주변 해안에서 저어새가 월동하고 먹이를 찾고 쉬는 곳이다. 이곳을 개발 한다면 자연문화유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무엇보다도 매해 겨울이면 제주를 찾고 있는 저어새의 무리가 영원히 우리 제주를 등져버리지나 않을까 안타깝다. 

 

저어새의 최대 월동지인 대만은 약 1500여마리가 겨울을 지낸다. 최대 월동지라고 해도 10월에서 내년 3월까지 겨울철에 잠깐 밖에 볼 수 없는데, 대만에서는 나라의 새로 지정 보호 되고 있다고 한다. 대만에서도 갯벌지역을 매립하여 공장부지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환경단체에서 노력한 결과 현재는 거의 완벽한 보호시설을 자랑 하고 있다.

이런 시설과 보호 덕분에 세계최대 월동지로 관광 자원화 하여 매년 겨울철이면 저어새가 수백마리가 모여 있는 모습과 군무를 보려고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우리 제주도의 저어새도 최북단 월동지를 연계하여 관광자원으로 충분히 활용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아쉬움이 많으며 대만의 새를 보호하는 시스템과 시설을 우리 제주도와 비교해서는 너무나 다른 환경이라 부러운 마음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