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Fairy Pitta (Pitta nympha)
경계심 강해 관찰 어렵고 ‘신비의 새’로 알려져
무더위와 습한 날씨로 인해 열대야가 지속되고 불쾌지수가 높다. 간혹 구름사이로 일곱 빛깔의 무지개가 화려하게 모습을 나타날 때는 짜증나는 더위를 잠시 잊어버리게 하지만 요즘과 같이 습기가 많은 날씨를 좋아하는 새가 있다.
무지개보다 더 많은 여덟 가지의 색으로 치장하고 있다고 하여 팔색조라는 새이다.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지정된 보호종이며 우리 한라산이 국내 최대 번식지이다. 최근 들어 중부지방까지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주로 상록수림이나 인적이 드문 깊은 숲속에서 번식하며 부엽토, 즉 낙엽이 쌓여 썩은 땅에서 사는 지렁이를 먹이로 새끼를 키운다. 경계심이 무척 강해 관찰이 어려우며 둥지를 짓고 알을 낳은 후에도 인기척이나 어떤 위험을 느끼면 둥지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팔색조의 관찰은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팔색조의 둥지는 습한 깊은 계곡 바위틈이나 두 갈래로 갈라진 나뭇가지 사이에 비교적 큰 돔형 둥지를 틀고 5월에서 7월 중순에 3∼5개의 알을 낳는다. 암컷이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고 수컷은 주로 경계를 한다. 대부분 태어난 지 15일 정도면 둥지를 떠나 본격적인 야생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주로 단독으로 지상(地上)생활을 하고 걸어 다니면서 지렁이를 찾고 바닷가와 섬 또는 내륙 비탈면의 잡목림이나 활엽수림에 서식한다. 바로 이런 귀한 팔색조는 우리 제주 한라산 계곡이 최대의 번식지인 것이다. 팔색조는 무척 예민한 조류라서 관찰하기가 쉽지가 않아 신비한 새로도 알려져 있으며 이들의 서식 환경은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5월 중순경 대만,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제주를 찾기 시작하는데 이들이 도착할 때쯤이면 새들을 잡아먹는 맹금류인 매들도 어린 매들을 육추하게 되는데 이때가 많은 먹이가 필요하다. 워낙에 팔색조는 화려한 새라서인지 중문인근의 매 번식지에서 오전 3시간 만에 팔색조 세 마리가 어린 매들의 먹이가 되는 관경을 보기도 했다.
어렵게 제주에 도착한 팔색조는 대부분 바위 위에 둥지를 튼다. 팔색조의 보금자리는 울창한 숲속, 열대밀림 같은 습한 숲속의 바위 위다. 경사져 비스듬한 곳을 택해 둥지 밑에 물이 고이지 않는 장소를 선택한다. 둥지 밑바닥을 굵은 가지로 쌓아 밑으로 물이 흐르게 만들고 잔가지를 이용해 마무리를 하며 다른 새들에 비해 둥지를 짓는데 오래 걸리는데 약 보름에 걸쳐 튼튼하게 짓는다.
팔색조의 신비로운 색깔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마와 머리는 밤색 바탕으로 주변 둥지의 색깔과 비슷해 어미가 둥지밖에 고개를 내밀고 알을 품으면 감쪽같이 보호색을 띠며 약간 무섭게도 느껴지기도 한다. 또 빨간 바지를 입혀 놓은 듯한 가슴과 엉덩이 쪽의 선명한 붉은색은 천적들을 위협하는 데 효과적이다. 바로 팔색조의 머리는 보호색, 배는 경계색인 것이다. (계속)
'병원매거진 > 제주의 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지 환경 열악해 제주 찾았던 황새 떠나버려 (0) | 2018.10.29 |
---|---|
볼품없던 회색빛 깃털이 화려하게 변하면 이소 (0) | 2018.10.08 |
해안가 부분별한 개발로 서식지 점점 줄어들어 (0) | 2018.07.30 |
해안절벽에서 극소수 서식 … 보호대책 필요 (0) | 2018.06.28 |
국내서식 기록 없었는데 최근 확인 … 분포권 확장 추정 (0) | 2018.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