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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 라'는 이집트 통치할 위대한 여왕을 계획하고…

제주한라병원 2018. 5. 31. 10:41

역사 속 세상만사

- 이집트 이야기 ⅩⅤ, 여인 시대① -



'아몬 라'는 이집트 통치할 위대한 여왕을 계획하고…

     

 올해에는 세계적으로도 국내적으로도 ‘미투’ 운동의 여파가 사회 전반을 크게 흔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여파는 정치, 영화, 연극, 방송, 문학 분야 등을 강타했다. 여러 경우에서 주로 가해자는 남성, 피해자는 여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피해자가 주로 여성이 되었던 데는 오랜 기간 쌓여온 남녀 차별, 남성 중심주의의 폐해가 있다. 미투 운동을 통한 사회적 반성과 재발 방지 의지를 통해 이제는 우리가 양성이 평등하고 성적인 위력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는 문명화된 시대로 나아가야 마땅할 것이다.  

 이집트 고대사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파라오가 통치했던 시대가 있어 눈에 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이집트의 여성 파라오의 기원에 대한 신화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하루는 아몬 라가 소집한 회의에 토트, 콘수, 크눔, 이시스, 오시리스, 네트티스, 호루스, 하르마키스, 아누비스 등 이집트 편에서 이름이 다뤄진 거의 모든 신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아몬 라가 신들을 향해 말했다.  

 “이집트에 지금까지 많은 파라오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몇몇은 위대한 업적을 남겨 나를 기쁘게 하였다. 오래 전 기자에 대 피라드미를 쌓아올린 쿠푸와 카프레, 멘카우라. 요즘 이집트를 다스리고 있는 아메호테프, 투트모세 등... 그들은 온 세상의 인간들이 내 발밑에 절하게 만들었지.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집트의 땅을 다스린 위대한 여왕은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서 내가 여왕을 만들려 하니 이 여왕은 이집트의 두 땅을 통일하여 평화롭게 다스리게 될 것이다. 그녀는 시리아와 누비아는 물론 저 멀리 푼트(현재의 소말리아 지방)의 땅까지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대들의 의견은 어떤가”

 이시스가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가 늘 들고 다니는 악기 시스트럼에서 나오는 소리처럼 맑고 아름다웠다. “신과 인간의 아버지시여! 지금까지 성스러운 이집트 땅을 다스린 여왕으로는 제가 유일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선한 신 오시리스가 두아트의 세계로 들어가고 호루스가 아직 어린아이였던 때, 사악한 세트가 이집트 온 땅을 휘젓고 다닐 때였습니다. 신과 인간의 아버지시여! 만약 당신께서 여왕을 만드신다면 저는 그녀를 축복하고 제가 가진 모든 지혜를 주겠습니다.”

 이어서 지혜의 신 토트가 라에게 어떤 방식으로 여왕을 만들지를 조언했다. “두 땅의 왕, 신들의 왕, 인간의 창조주, 아몬 라시여! 제 말을 들어 보소서. 크눔 신이 검붉은 흙을 범람시켜 비옥하게 만든 이집트 테베의 궁궐에 아흐메스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여자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그녀는 지금 선한 신 파라오 투트모세의 신부가 되어 있습니다. 파라오 투트모세는 시리아와 아푸라를 넘어 대정복 활동을 마치고 이제 막 테베에 귀환했으니 그녀를 통해 여왕을 만드시는 것이 어떨지요? 라께서 만들려고 하시는 이집트 땅의 여주인, 위대한 여왕의 어머니로는 아흐메스가 제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마침 그녀 혼자 파라오의 궁궐에서 쉬고 있으니 함께 보러 가시지요.”

 라는 토트 신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와 함께 따오기의 모습으로 변신해 이집트의 궁궐로 날아갔다. 테베에 있는 투트모세의 궁궐에 도착하자 토트 신은 궁궐 전체에 대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궁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잠에 빠져 들었다.

 금방 원정에서 돌아온 파라오 투트모세는 깨어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그의 영혼 바와 카(우리말의 영혼과 유사한 의미로 ‘바’는 영, ‘카’는 혼에 해당한다. ‘바’는 천국에 속한 것으로 사람이 죽으면 새가 되어 햇살을 따라 천국에 오른다 하고, ‘카’는 지상에 속한 것으로 죽음과 함께 일단 육체에서 떨어져 나갔다가 나중에 육체를 찾아 되돌아 오게 되는데 이집트 인들은 그것을 부활이라고 믿었다. 이집트 인들이 미라를 만든 이유는 카가 나중에 돌아와 부활할 수 있도록 육체를 온전히 보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와 쿠가 이미 육체와 분리된 상태였다. 따라서 실제로 투트모세처럼 보이는 육체는 ‘카’인 반면, 인간의 머리와 새의 몸을 한 ‘바’와 섬광처럼 타오르는 불길의 모습인 ‘쿠’는 육체 위를 맴돌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