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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쓰레기 매년 1만톤…사람에게 돌아오는데

제주한라병원 2017. 7. 25. 10:32

 제주 바다 쓰레기 매년 1만톤…사람에게 돌아오는데


 지난 6월 23일 서귀포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는 해상연합해상훈련차 제주에 입항한 캐나다함의 쓰레기 다량 배출에 대해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제주해군기지로 전날 입항한 캐나다 해군의 호위함 두 척이 배출한 쓰레기 양과 관계당국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한 것입니다. 
 이들은 "캐나다함의 입항이 시작되기 전부터 정화조, 청소 차량 4대, 5톤 규모의 쓰레기 하역차량 2대, 폐유 수거차량 2대 등 청소 및 오물 처리 차량이 대기 중이었다" 라며 "캐나다함 입항이 완료 되자 차량들은 속속 해군기지로 들어갔고 오물과 쓰레기를 가득 싣고 기지 밖으로 나왔다" 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도정을 향해서도 "22일, 23일 양일간 반대대책위에서 확인한 것만 정화조차 4대 분량의 오물과 약 10톤 분량의 정체불명의 생활쓰레기가 반출됐다" 라며 "제주도는 매번 외국군이 한국에 올 때마다 정화조를 청소해주고 무엇이 있는지도 모를 생활폐기물을 대신 버려주고 폐유 처리까지 해 줄 작정인가. 그 처리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라고 지적했습니다.

 요즘 제주시 대형 음식점에서는 음식물쓰레기가 수북이 쌓이면 종업원들이 별다른 처리 과정 없이 음식물쓰레기를 정문 옆에 설치한 음식물건조기에 담습니다.
 7, 8시간이 지나자 음식물쓰레기는 커피를 내리고 난 뒤 생기는 찌꺼기처럼 바짝 마른 흑갈색의 모래 형태로 나오는데 “화분이나 밭에 뿌리는 거름으로 최고”라고 합니다.
 이 음식점은 제조업체의 지원을 받아 하루 최대 99kg까지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건조기를 시범 설치했습니다.
 음식물건조기는 악취 제거와 멸균 처리는 물론 무인운전으로 가동이 가능합니다. 음식점 사장은“주방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는 악취가 나고 벌레가 많이 생기는 등 항상 골칫거리였다”며 “음식물건조기를 사용한 뒤부터 깨끗하게 처리돼 음식물쓰레기에서 해방된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앞으로 제주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업소는 이 같은 음식물쓰레기 감량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제주도는 사업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억 원을 들여‘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 보조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민부리고래는 바다 깊은 곳에 사는 심해성 고래입니다.
 미국의 한 연구소는 해저 2,992m까지 내려가기도 하는 민부리고래가 올해 초 노르웨이의 소트라섬 해변에 처참한 꼴로 나타났습니다.
 사탕 포장지, 빵 봉투 등이 위장에서 발견됐고 영양실조 상태 또한 심각했습니다. 무게가 2톤이나 되는 이 고래는 살아날 가망이 없어 결국 안락사 시켰습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을 고래만 섭취하는 게 아닙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구, 고등어 등 영국 식탁에 오르는 어류의 3분의 1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매년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게 유입된 플라스틱은 파도에 잘게 부서진다고 합니다.
 물고기가 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고 다시 그 물고기를 사람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쓰레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장난감, 칫솔, 안전모, 라이터 등이 발견됐습니다.
 요즘은 페트병이 요주의 대상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 페트병 음료 소비가 4,860억개이며 2021년에는 5,833억개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페트병 중 상당수는 수거되지 않고 바다로 유입됩니다.

 제주해안에는 매년 1만톤이 넘는 바다쓰레기가 조류를 타고 밀려옵니다. 폐스티로폼, 폐그물, 음료수병과 일회용품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관광객들이 편의점이나 커피숍 등에서 구입한 플라스틱컵과 맥주캔 등이 쌓여 있습니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멍들어 가는 제주바다가 안타까워 제주에 정착한 이들이 있습니다.
 인천, 사천, 삼척, 부산, 울산, 제주 등 고향도 제각각인 팀원 6명으로 구성된 ‘재주도 좋아’는 단지 제주바다가 좋은데 쓰레기가 점점 많아져 더 놀지 못할 것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의기투합해 제주에 눌러 앉았습니다.
 강민석(40), 최윤아(37), 김승환(35), 신화정(35), 조원희(34), 유로사(34)씨 등 6명은
직업도 유리공예작가부터 일러스트레이터, 사진작가, 디자이너, 공연기획, 회사원 등 입니다.
 뒤늦게 합류한 신화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2012년 해녀학교인 한수풀해녀학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이들은 물질(해녀가 바닷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배우다 바다 속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보고 그 심각성을 알게 됐습니다.
 해녀학교 졸업 후 서로의 재능을 살려 제주바다를 깨끗하게 만들기로 뜻을 모아 2014년‘재주도 좋아’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여섯 명의 노력만으로 바다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의무감보다는 제주바다가 좋았고, 바다에서 놀다 보니 문제점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고민하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재주도 좋아’의 주요 활동은 바다쓰레기를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것. 이들의 손을 거치면 유목(바다에서 떠 내려온 나무)은 목공예 작품으로 바뀌고, 쓸모 없던 유리병 조각들은 반지와 목걸이를 만듭니다. 
 애월읍‘반짝반짝 지구상회’는 작업장이자 바다쓰레기로 만든 작품들을 판매도 하고 전시도 하는 공간입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들은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돌고 돌아 결국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된다”며 “바다쓰레기 문제는 행정이나 단체들이 나선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개인 한명 한명 모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필자의 요청으로 ⌜천일평 홍보대사⌟ 코너를 종료합니다. 그동안 이 코너를 애독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제주한라병원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이며 꾸준히 집필해주신 천일평 홍보대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사진=재주도 좋아 멤버들-헌국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