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피워내는 뿌리와 줄기, 잎사귀들 농학과 재학 시절, 원예과 교수님이 ‘무슨 꽃이 제일 예쁘냐’고 물으셨을 때. 웃음꽃이라고 외쳤다가 핀잔을 들었던 소소한 기억이 난다. 물론, 번복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지천에 널린 그깟 꽃들이 제아무리 뽐내 봐야, 환하게 웃는 누군가의 얼굴에 피어난 웃음꽃만큼 아름다울 수 있을 리 만무하다고, 늘상 생각해왔다. 우리는 사실 정말 수많은 이유로 웃지만, 잃었던 건강을 되찾았을 때의 행복과 편안함에 한껏 짓게 되는 웃음만큼 환한 웃음꽃은 없을 것이다.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이곳 한라병원을 찾는 수많은 이들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분주히 움직인다. 지하와 1층, 이 거대한 공동체의 뿌리에선 꽃잎까지 보내줄 수분을 준비하느라 동분서주한다. 환자의 옷가지를 세탁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