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 피해야
<2011.02.20>
얼마 전 인터넷에서 뭔가를 찾으려고 컴퓨터를 켜고 기다리다가 막상 뭘 찾으려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난감했던 적이 있었다. 예전에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곧잘 처리하곤 하였는데 이제는 돌아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는 것을 느끼곤 한다. 또 며칠 전엔 마눌님이 일보러 나갔다가 울상이 되어 돌아왔다. 매일처럼 쓰던 주민등록증번호가 헷갈려서 일처리를 못하고 돌아왔단다. 치매에 걸린 것 아니냐고 법석을 떨었다. 외래 환자들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며 치매가 아니냐고 방문하는 경우들을 자주 보게 된다.
40대가 지나면 개인적 차이는 있으나 뇌의 노화에 따라 정보처리능력이 점차 떨어지면서 기억력의 감퇴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건망증이 단순한 뇌의 노화 현상이 아닌 여러 가지 뇌 질환의 한가지 증상으로 나타나는 수도 있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서 심한 건망증이 발생하거나 고령자에서 증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는 원인을 찾기 위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치매와 건망증은 의학적으로 서로 구분되는 별개의 것이지만 건망증을 동반한 초기 치매의 경우는 감별이 쉽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건망증이 생기는 병리적 현상을 분석한 결과 뇌세포의 감퇴와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의 분비저하가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여성에서는 에스트로겐이란 여성 호르몬이 뇌의 기억유지에 작용하고 있다가 폐경이 되면서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기억력이 감퇴되어 주부건망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망증은 주변 환경에 의해서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 긴장과 수면부족 그리고 우울과 불안증, 흡연과 음주 혹은 불규칙적 활동이나 비타민 결핍 등이 증상을 심하게 만들 수 있다.
단순 퇴행성 건망증의 경우 근본적으로 뇌기능을 되돌리는 묘약은 없지만 보조약물을 복용하여 증상을 경감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건망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회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환경에서 탈피하여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적절한 운동과 영양섭취를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뇌를 훈련시키고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독서나 명상과 같은 방법도 효과가 좋고 매사에 집중을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기억력 감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차근차근 일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부족한 기억부분은 메모하는 습관을 통하여 보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상평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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