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서 탈인 세상
<2010.03.08>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라 주변의 모든 것들도 변하였다. 의식주나 레저, 문화생활 등 모든 것들이 크게 바뀌었다. 당연히 건강에 대한 기본개념도 예전과는 근본적으로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수십 년 전만 해도 한 끼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걱정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매년 봄이면 보릿고개라는 말이 많은 서민들을 걱정으로 몰아넣었다. 요즘처럼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스트레스와 같은 단어들도 생소하였다.
필자가 의대에서 공부할 때만 해도 당뇨병은 선진국의 병이고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관계가 없는 병으로 취급을 받았다. 배고프던 시절에는 뭐든지 많이 먹는 것이 바로 보약이고 잔치라도 벌어지면 한번 씩 배불리 먹어 보는 것이 가뭄의 단비였다. 이런 것들이 생소한 세대들은 이웃 북한주민들을 생각해 보면 된다. 수십 년 전 우리들의 모습이 지금의 그들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남한은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이러한 의식주문제를 단숨에 뛰어넘었을 뿐이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건강에 대한 패러다임도 크게 바뀌었다. 이제는 과거의 모자라던 시대와는 달리 모든 것이 넘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건강관리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변화이며 과거와는 다른 생각으로 건강관리에 임하여야 한다.
너도 나도 혈압이 높아서 약을 먹고 혈당도 낮추기 위하여 인슐린을 맞거나 음식조절을 한다. 체중을 줄이기 위하여 온 국민이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예전에는 서로 먹기 위한 전쟁을 하다가 이제는 서로 낮추기 위한 새로운 전쟁을 하고 있다. 새벽부터 운동장이나 오름으로 혹은 헬스장으로 쫓아다닌다. 콜레스테롤이 올라갈까봐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참아야 하고 칼로리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주말에는 땀 흘려 한라산이나 오름을 오르내리고 인기 있는 올레 코스를 찾아다닌다. 단순히 즐기기 위한 레저인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건강을 염두에 둔 활동들이다.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살을 빼어 허리띠를 한 칸이라도 줄이고 몸 안에 쌓인 스트레스를 밖으로 내쫓아야 한다.
먹어도 살찌지 않는 음식이 인기를 끌고 칼로리가 낮고 기름기가 적은 것이 좋은 음식이고 고기보다는 야채를 더 찾는 시대가 되었다. 뭐든지 모자라던 세상에서 넘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뀐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직까지 이러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종전의 개념대로 지내던 사람들은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평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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