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병원매거진/한라병원포럼

추위에 노출될 때는 뇌졸중 조심

제주한라병원 2013. 1. 9. 11:05

추위에 노출될 때는 뇌졸중 조심

 

<2008.02.24> 

제법 겨울다운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혹자는 겨울다운 맛이 있어 좋다고 하지만 필자는 환자들에게 가급적 바깥출입을 줄이라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 실내 활동이나 운동 쪽을 권하고 혹시 밖에 나가야 할 일이 있을 때엔 좀 따뜻해진 오후에 장갑과 모자, 목도리에 마스크까지 착용하여 신체의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신신당부한다. 특히 추위에도 야외에서 반복적인 작업을 해야만 하는 농수산업 종사자나 건축종사자 등의 경우에는 갑작스레 무거운 걸 드는 것과 같이 심장에 부담을 주는 행위를 최소화하도록 권한다.

겨울이 되면 갑자기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게 되는데, 추위에 노출되는 것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초래하는 위험인자 중의 하나라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었다. 신체가 추위에 노출되면 열손실을 줄이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노출부위의 혈관이 자동적으로 수축하게 되고 이때 혈관을 수축시키는 카테콜아민이란 물질의 분비가 증가한다.

갑작스럽게 혈관이 수축되면 마치 풍선의 한 쪽을 누를 때 다른 쪽이 불거져 나오는 것 같은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풍선효과는 집값을 잡기 위해 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 쪽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것을 빗대어 말하는 시사용어이다.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의 수축과 함께 피가 내부로 쏠리고 상대적으로 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관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 풍선현상이다.

주의할 점은, 신체의 많은 부분이 추위에 노출되어야 문제가 생기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추위에 얼굴 하나라도 더 가릴 필요가 있는 좋은 이유가 된다. 젊은이야 이정도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있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환자들의 경우에서 급작스런 혈압의 상승은 곧바로 위험을 부를 수 있다.

대한(大寒)부터 추위가 맹위를 떨쳐온 가운데 오늘 입춘(立春)이지만 봄은 아직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제주는 북쪽지방보다 추위가 덜하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상평 신경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