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이명아명,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본다

연재종료코너/약알고먹자

링거액(링게르)이 피로회복제 ?

제주한라병원 2011. 9. 28. 09:50

2011년 / 4월

 

링거액(링게르)이 피로회복제 ?

수액주사는 의사의 지도 · 감독하에 투여…불필요한 사용은 피해야

 

몸이 편치 않거나 과로를 하게 되면 병원에 가서 링거액을 놔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링거액(Ringer's solution)은 영국의 생리학자인 링거(Ringer)가 개구리 등의 양서류나 파충류로부터 떼어낸 장기(organ)를 생리적인 기능을 유지한 채 비교적 장시간 생존시킬 목적으로 만든 생리적 염류(鹽類)용액(physiological saline solution)입니다.


‘링게르’라는 일본식 표현도 여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처음, 링거액은 체액과 같은 이온조성삼투압․pH(7.2)를 갖도록 고안되었으며, 이후 많은 연구자에 의해 링거액의 조성이 다소 변경되어 그 용도에 따라서 각각의 목적에 맞는 처방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링거액은 본래 출혈이나 탈수 시, 혈액을 대신하여 각종 무기물질(전해질)이나 체액을 보충할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양보급을 목적으로 3대 영양소가 포함된 영양주사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잘 모르는 분들은 그들을 모두 광범위하게 링거액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건강상태에서는 음식과 수분공급을 통하여 체액과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격한 노동이나 운동, 일사병 또는 열사병 등으로 땀을 많이 흘렸거나 심한 설사, 과음 등으로 탈수가 일어난 경우에는 체액과 영양소의 불균형이 올 수 있으므로 링거액이나 영양주사를 맞을 필요가 있습니다. 심한 몸살이나 입덧으로 기력이 소진되었을 때에도 원기회복을 위해 주사를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소모성 질환, 당뇨병이나 간장애 등의 환자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소화불량증이나 자가 중독증, 또는 미숙아 등에 대해서도 사용합니다.


입을 통하지 않고 주사를 통하여 투여되는 이러한 주사액들을 수액(輸液 infusion solution) 이라고도 하는데, 수액제에는 수분․전해질의 보급용으로 사용되는 링거액, 생리식염액,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의 영양보급용으로 사용되는 아미노산액 ·포도당액 ·알부민액 등이, 혈액의 대용이나 보충용으로는 덱스트란이나 펜타스판 등이 있습니다. 다목적용으로는 이들을 혼용하거나 병용하기도 합니다.

 

수액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몸속의 물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 인체 내 수분의 분포

 

 

 

 

 

 

 

 

 

 

Water 전체 수분량

Intracellular 세포내액

Extracellular 세포외액

Interstitial 세포간질액

Intravascular 혈관내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것의 대부분은 물입니다. 물은 여러 종류의 생리활성물질인 영양소와 무기질들을 녹이며, 세포 내 생화학적 반응을 매개하기도 합니다. 또한, 폐나 피부로부터의 수분 증발이나 땀에 의한 체온조절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인체 내 총 수분의 양은 체중의 약 60%이며, 체내 수분을 총칭해서 체액이라고 부릅니다. 체액은 두 개의 큰 구분인 세포내액과 세포외액으로 나뉘고, 세포외액은 다시 혈장과 세포간질액으로 나뉩니다.  세포내액은 세포 내에 존재하는 물을 말하며, 통상 성인 체액의 ⅔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⅓은 세포외액 중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세포외액과 세포내액은 그 조성이 매우 다릅니다. 세포외액 중 혈장의 조성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혈액으로부터 유형성분인 혈구(적혈구, 백혈구 및 혈소판 등)를 제외한 액체성분입니다. 혈장의 91~92%는 물로써 여러 종류의 유기물과 무기물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혈장 단백은 총량 7~8g/dl이며, 기타 유기물로는 비단백성 질소화합물, 지질, 포도당 등이 있습니다. 혈장 전해질에는 Na(나트륨)과 Ca(칼슘)이 비교적 많고, K(칼륨)과 Mg(마그네슘)은 비교적 적은 특징을 나타내어 세포내액의 전해질 조성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밖에 Fe(철), Cu(구리), I(요오드) 등의 무기질이 미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혈장의 물 및 단백질 이외의 전해질들은 모세혈관 벽에서 세포간질액과 자유롭게 교환되기 때문에 세포외액인 세포간질액과 혈장의 전해질 조성은 거의 비슷합니다.

■ 세포내액과 세포외액의 구성

체중의 60%나 되는 체액 중 물이 90% 이상이고 염분, 포도당, 아미노산 등이 나머지 부분을 차지하고 있

 

으니, 체액에 손실이 왔을 때, 각종 수액을 주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체액의 손실이 없는 환자들도 입원을 하거나 응급실로 오게 되면 수액을 맞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이유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수액을 맞아야 하는 것일까요?
 (단, 아래 제시된 수치들은 인체 내의 대사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입니다)

 

1. 안정을 위해서 입니다.  수액을 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환자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피하게 되며 안정을 취하게 됩니다.

 


2. 수분과 열량 공급을 위해서 입니다.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수분은 약 1.5리터 정도입니다. 또한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도 최저 1200~1500kcal는 되어야 하는데, 대개 10% 포도당액 1리터에는 포도당이 100g 들어가 있고, 포도당 1g은 약 4kcal의 열량을 내므로 포도당 주사액 1리터 한 병이면 400kcal의 열량과 1리터의 수분을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3. 수액은 열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체온이 1℃ 상승하게 되면 체내에서 약 300cc정도의 수분이 저절로 손실됩니다. 이 경우 수액주사만 가지고도 소위 열로 인한 탈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4. 응급 처치나 다른 주사제의 투여를 쉽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미 수액을 투여 중인 환자라면 주사 라인(주사액을 주입하기 위한 line)이 확보되어 있으므로, 의료진이 신속히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해 보이는 수액은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액제는 필요한 경우에만 맞아야지 오남용을 하면,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등 예상치 않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수액제의 투여로 체액량이 증가하여 혈압이 상승되는데,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환자들에게는 주의해서 투여해야 합니다. 또 수혈 시, 수액의 과잉에 의한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기는 하지만 수액을 공급하는 관(Tube)을 공기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결할 경우 공기방울로 인해 작은 혈관이 막혀 색전증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수액주사는 여러모로 환자의 치료에 유익한 약물이지만 그만큼 부작용의 우려도 있으므로 무자격자에 의한 투여나 임의 투여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또 의사의 지도, 감독 하에 올바로 사용할 때만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약제과 주임약사 유경석>

'연재종료코너 > 약알고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의 부작용으로 병을 치료한다  (0) 2011.11.09
약의 일생(一生)  (0) 2011.09.28
약과 음식의 궁합  (0) 2011.09.28
약의 다양한 모양과 이름, 효능  (0) 2011.09.28
임산부와 약  (0) 2011.09.28